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Chapter 311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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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도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건, 아버지 정홍도 회장의 재촉 때문이었다.며칠 전, 예씨 가문의 자선 만찬에서 정홍도 회장은 굳이 도규에게 메시지까지 보내, ‘요즘 아주 잘 나가는 기술 회사를 알아보라’라고 했고, 도규는 집안의 IT 계열을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오늘 이 자리도 업무의 연장이라 여기고 나왔다.출발 직전에야 그 기술 회사의 이름이 루센티스라는 걸 알게 됐다.그리고 딱 그 순간부터 도규의 표정은 굳어졌다.도규는 루센티스 대표가 하유리를 모욕한 일을 알고 있었다.유리는 도규가 보기엔 찾기 힘든 인재였고, 그런 유리에게 함부로 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도규는 ‘그 회사와는 절대 협력 안 한다’라고 선언했다.그러니 사실 오늘 이 자리도 오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정홍도 회장이 말한 한 줄이 상황을 바꿨다.“루센티스 뒤에는 SY그룹의 서하준이 있다.”그 말을 들은 이상 도규는 오지 않을 수 없었다.더구나 루센티스의 핵심 기술 Lugi-X는 수많은 회사가 노리는 기술이었다.업계 최전선에서 일하는 도규로서는 무시하기 어려웠다.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온 것이다.루센티스의 수장이 진민서라는 것도 자선 만찬에서 이미 본 적 있었다.유리 건으로 살짝 불쾌했던 것 빼면 그다지 감정은 없었다.하지만 이 방에 들어와 민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조이람이라는 걸 본 순간, 도규의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그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그러니까... 진민서가 뜬금없이 유리한테 시비를 건 게...’‘조이람 질투 때문에 대신 나섰다는 거냐?’도규의 눈빛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이건 단순한 불쾌가 아니었다.아예 노골적인 적대였다.민서는 이마에 주름을 깊게 잡았다.지금 민서는 수천억 자산을 굴리는 대표였고, 특정 레벨 아래 사람들은 민서 앞에서 쉽게 함부로 못 한다.하지만 사업 판에서 위로 올라가려면 자기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사람들과 얽힐 수밖에 없다.민서는 배짱도 있고 배경도 있지만, 선을 지킬 줄 아는 스타일이었다.그리고 무엇보다 도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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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도규는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며 멍하니 굳어 있었다.머리가 살짝 어지러워지자 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고개를 들자 도규의 눈빛은 완전히 싸늘하게 변해 있었다.“진 대표님, 이렇게까지 하시면... 저한테 찍힐까 봐 두렵지도 않으십니까?”민서가 뭐라 더 말하려던 찰나, 이람이 벌떡 일어나 민서의 팔을 잡았다.기억 속에서, 이람은 제헌 주의변 사람만 나오면 절대 나서지 않았다.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이람은 다른 잔을 그대로 집어 들더니 도규에게 쏟아버렸다.잔에 남아 있던 액체가 도규의 옷을 죄다 적셨다.민서는 충격에 숨도 못 쉬었다.이람의 눈에는 살기까지 어려 있었고, 그 기세는 평소의 민서보다 훨씬 날카로웠다.민서는 늘 유하게 굴어 사람을 살리고, 이람은 뭐든 지나칠 만큼 진지하게 하는 타입이라 이람이 화가 날 때는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도규는 흠씬 젖은 옷차림을 내려다보다가 벌떡 일어나 이람을 노려보았다.“내가 제헌이와의 정 때문에 너랑 얘길 안 하는 거지, 이제 둘이 이혼도 했는데... 조이람, 네가 감히 날 건드려?”이람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건드린 정도로 끝나는 줄 아나? 나랑 민서한테 사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도규는 놀람과 분노로 눈을 크게 떴다.그가 놀란 건... 제헌 뒤에 가려 늘 얌전하던 이람이 감히 자기에게 대들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조이람... 그냥 명문가에 들어가 보려고 줄을 대던 여자 주제에, 뭔 배짱이지?’그리고 그를 분노케 한 건... 이람의 그 근거 있는 듯한, 태생적인 기세가 사람을 더 얄밉게 만드는 탓이었다.“헛소리하지 마!”도규는 옷에서 물기를 탁 털어내며 쏘아붙였다.“진 대표님, 우리 더 할 말 없군요.”그는 차갑게 말만 던지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쾅!문이 닫혔다.문이 닫히자마자 민서는 이를 꽉 물었다.“아오, 미치겠네! 진짜 정 도규 저 인간 뺨을 두 대쯤 후려갈기면 속이 다 시원하겠다! 정홍도 회장이 회사 물려주는 데 저런 바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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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도규는 선 채로 끊긴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고 서 있었다.얼굴은 굳어 있었고,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있었다.최근 들어 그는 집안의 테크놀로지 회사인 디코어테크를 사실상 떠맡다시피 하고 있었다.그래서 제헌과 유리에게 자주 연락해 정보도 교환하고, 자원도 맞바꾸며 거의 살다시피 일에 매달렸다.일로는 정말 적극적이었다.딱 하나 아쉬운 점은... Lugi-X의 진짜 개발자를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것.하필이면 어제는 집에서 칭찬까지 들었다.심지어 까다로운 큰누나조차도 도규가 요즘 제법 한다고 했었다.그런데 자신이 무슨 큰 사고를 쳤다고?도무지 납득이 안 갔다.도규는 기분이 바닥까지 떨어진 채 온갖 상황을 떠올려 봤지만 전혀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설마... 진민서?’이건 그가 가장 먼저 부정했던 가능성이었다.‘협력 논의를 먼저 제안한 건 아버지였지만, 진민서가 우리 집안이랑 비교가 되나?’‘진민서가 무슨 힘으로 아버지를 움직여?’‘게다가 SY그룹? 그건 솔직히 반은 허세일 가능성이 크지.’‘요즘 사업가 중에 일부러 화려한 배경 붙여서 사람들 속이는 놈들 많잖아. 효과도 제법 있고.’‘진민서도 비슷하겠지. 진짜 SY그룹 백이면 XS그룹이랑 협상하려 하지도 않을걸.’도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때 정홍도 회장의 비서에게서 주소가 도착했다.‘와... 진짜 오라고?’도규는 제헌 일행에게 급하게 자리를 비운다고 말한 뒤 혼자 차를 몰고 나섰다.정홍도 회장은 신중하지만 동시에 개방적이기도 했다.자식이 큰 잘못만 안 하면 화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고, 웬만하면 격려하고 도와주는 스타일이었다.그래서 이번 호출은 더 불안했다.도규는 결국 참지 못하고 큰누나 정운란에게 전화를 걸었다.“누나, 아버지 쪽에 무슨 일 생겼어?”[와 보면 알아.]운란의 목소리는 딱 잘라 끊었다.“누나, 지금 장난칠 때 아니라고. 나 진짜 불안하다고.”운란은 속으로 잘 됐다 싶었지만 입으로는 더 차갑게 말했다.[불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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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전화받은 하준은 마침 한 술자리에 있었다.그러나 전화가 울리자마자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룸을 벗어났다.문이 닫히자 하준이 말했다.[당연히 그렇죠. 관계는 가짜지만... 여자친구에게 제가 지켜야 할 기준은 진짜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 눈을 못 속이니까요.]서하준의 여자친구가 밖에서 누군가에게 무시당한다?그 자체가 말이 안 됐다. 불가능한 일이다.공개 연인이 아니더라도 하준은 절대 이람이 누군가에게 모욕받도록 두지 않는다.최소한 조이람은 서하준이 보호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모두가 알게 해야 했다.그 외에 관계가 뭔지, 왜 그런지, 어떤 감정이 오가는지...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남들이 알아서 추측하면 되는 일이다.“네, 알겠습니다.”이람은 전화를 쥔 채 민서를 돌아봤다.민서는 ‘지금 너 서하준이랑 무슨 연애 얘기하냐’ 하는 표정으로 눈이 휘둥그레졌다.“나 오늘 모욕당했거든. 우리 서 대표님이 도와주셨으면 해서요.”그리고 이람은 오늘 있었던 정도규의 사건을 빠짐없이 하준에게 말했다.하준은 끼어들지 않았다.끝까지 듣고, 단 한 마디자만 남겼다.[제가 처리하죠.]뚝-전화가 끊기자, 이람은 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폰을 내려놓았다.민서는 멍했다.“너... 지금 서하준이랑 무슨 대화를 한 거야?”“우리 둘을 대신해 서하준이 나서주기로 했어.”“아니, 서하준이 너한테 왜 그래주는데?”민서는 이해한 듯하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얼굴이었다.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듯, 완전히 충격 받은 표정으로 물었다.“잠깐만... 너 설마... 서하준이 네 남친이야!?”“응, 맞아.”이람은 태연하게 고개까지 끄덕였다.민서는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말도 안 되는데?”그러더니 조심스레 손을 뻗어 이람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표정은 걱정과 의심이 반반.“야... 너 너무 똑똑해서 이상해진 거 아니지? 내 친구... 괜찮지?”완전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빛이었다.“정신 차려. 나 지금 좀 무섭거든.”이람은 어이없다는 듯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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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민서는 사실 하준을 잘 아는 편이 아니었다.몇 번 마주친 적은 있지만, 말을 제대로 주고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이람이 훨씬 뛰어났기 때문에, 하준이 이람을 눈여겨보는 건 당연했다.하지만 눈여겨본다고 해서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었다.그냥 인정하거나, 특별히 대우하는 정도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하준 같은 사람은 사회적 위치와 성격 자체가 워낙 고고해서 붙으려는 사람은 수백 명이었지만, 실제로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민서는 그런 하준의 기세를 조금만 빌렸을 뿐인데도 자신의 사업 기반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체감하고 있었다.그러니 그런 하준에게 맘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그 수는... 거의 0에 수렴할 것이었다.하지만 하준의 이람에 대한 우대와 이중잣대, 그건 이미 한두 번 수준이 아니었다.그리고 이번엔 아예 여자친구 역할을 맡겨버렸다.민서의 처지에서 보면 이건 그냥 미친 설정이었고,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니까 설령 ‘가짜 연애’라지만, 하준이 그걸 빌미로 뭔가 노리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민서는 오래전부터 하준을 고귀한 도련님이지만 어딘가 음습한 면도 있다고 봤다.예를 들어,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자기 동생의 아내가 이혼하자마자 그 여자를 데려온다든지...그런 계산, 그런 인내력... 하준 같은 자제심 강한 인간에게서 나오면 오히려 좀 섬뜩하게 매력 있었다.물론 민서는 이 말을 입 밖에 꺼내진 않았다.그런데 이람이 갑자기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응. 서하준이 나 좋아하는 거 맞는 것 같아.”“어?”민서는 완전히 숨이 멎었다.눈이 번쩍 뜨이며, 온 얼굴이 ‘이건 대형 스캔들이다’라고 말하고 있었다.“둘이... 어디까지 갔어?”말을 던지고 나서도 스스로 긴장하는 표정이었다.이람은 그런 민서의 뒤통수를 툭 치듯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다.“뭐 상상하는데?”“아, 아파! 왜 때려!”이람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좋아하지 않는다면 나 보고 질색할걸? 근데 같이 일할 생각을 했다는 건... 그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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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민서는 정홍도 회장의 태도에서 그의 진심을 뚜렷하게 보았다.차에서 내리고 몇 걸음 걷기도 전데, 정홍도 회장이 직접 밖으로 마중 나왔다.“진 대표님, 조 비서님.”정홍도 회장은 서둘러 다가와 반갑게 인사했다.“두 분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태도는 지나칠 만큼 공손하고 따뜻했다.며칠 전 경기장에서 봤던 차갑고 권위적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민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 작은 신호 하나에도 정홍도 회장은 바로 안도한 듯 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이번엔 이람을 바라보았다.이람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정홍도 회장의 어깨가 진짜로 풀렸다.오늘의 자리는 명목상 민서에게 사과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아들이 바깥에서 실수한 일이라면, 민서뿐 아니라 이람에게도 결례가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모습이었다.특히 이람의 분위기는 차갑게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섬세하고 예리한 칼날 같았고, 말이 적은 대신 존재감이 강해 함부로 다가가 쉽게 말을 걸 수 없었다.그래서인지 민서와 이람 둘을 놓고 보면, 오늘 자리의 실제 주인공은 이람처럼 보였다.정홍도 회장 역시 당연히 손님 접대에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룸에는 이미 근사한 코스 음식이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었고, 5000만 원 상당의 와인까지 한 병 준비되어 있었다. 넓은 룸 안에는 정운란만 자리하고 있었다.XS그룹의 부회장,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차분하고 유연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지금은 와인병을 들고 잔을 세팅하며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었다.이람과 민서가 들어오자 운란은 바로 병을 내려놓고 다가왔다.“진 대표님, 조 비서님, 어서 오세요. 오늘은 그냥 편하게 식사하시는 자리입니다. 일 얘기는 하지 마시고요.”여성끼리라 그런지 운란의 응대는 훨씬 자연스러웠고, 특유의 따뜻함이 사람을 금방 편안하게 만들었다.정홍도 회장은 H시 최고 재벌, 운란 또한 거의 그룹을 총괄하는 위치인데, 민서와는 레벨 차이가 큰 게 사실이었다.하지만 오늘의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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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이람이 답했다.[네, 대표님.]말을 마치자마자, 이람은 자연스럽게 일어나 하준을 마중 나가려 했다. 비서로서 이미 몸에 밴 습관이었다.하지만 이람이 움직이기도 전에, 마치 마음을 읽은 듯 하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굳이 안 나와도 돼요.]하준은 그렇게 말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람이 그대로 따를 리가 없었다.그때, 정홍도 회장의 휴대폰이 날카롭게 울렸다.정홍도 회장은 발신자를 확인하는 순간 벌떡 일어났다.바로 옆에 앉아 있던 도규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화들짝 놀랐다.‘설마... 우리 아버지가 내가 술을 안 마신다고, 대신 나서서 진민서한테 사과라도 하려는 거야?’그런 가능성이 스친 순간, 도규의 가슴속에서 억울함과 분노가 함께 치솟았다.‘아버지가 나서서 신경 써야 할 만큼 진민서 배경이 대단해?’‘그러면 진민서가 지금 이 정도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게 오히려 웃기는 거 아니야?’‘그런 사람한테 아버지랑 누나가 이렇게까지 예우하고, 심지어 술자리에 끼어든 조이람까지 공손하게 대한다고? 이게 말이 돼?’도규의 머릿속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감정들만 뒤엉켰다.‘세상이 도대체 왜 이 모양이야?’특히 이람의 바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도규에게 겉으로 태연하고 차갑게 행동하는 이람의 모습은 더 거슬렸다.‘아 진짜... 오지 말 걸!’도규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막으려 했다.“아버지...”하지만 정홍도 회장은 도규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전화를 쥔 채 빠르게 걸어 밖으로 나가며, 표정에서는 드문 긴장감까지 비쳐 있었다.도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도규는 자리에서 돌아서 운란을 바라봤다.“무슨 일이야?”운란은 문 쪽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게 손을 꽉 쥐었다.민서와 이람만 잘 대접하면 도규가 벌인 사고는 정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 느낌이었다.‘설마 이런 사소한 일 가지고... 서하준이 아버지한테 직접 전화해서 경고라도 한 거야?’‘만약 그렇다면 진민서와 조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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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도규는 여전히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누나가 지금은 나를 못마땅해하지만, 화내면 내라지...’‘나중에 뭐라 해도 난 할 말 있다. 어차피 난 잘못한 거 없으니까.’‘별 상관도 없어.’민서는 급할 것 없었다.‘난 그저 구경하러 온 사람이고, 무대 위에서 춤추는 건 정도규지. 나는 관객이다.’‘광대는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내가 왜 먼저 나서겠어?’‘그러면 내가 더 속 좁아 보이지.’민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고, 이런 무반응이 오히려 압박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적어도 지금 운란은 아까처럼 여유롭지는 않았다.민서는 슬쩍 이람을 보고 싶어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바로 속으로 탄식했다.‘와... 나는 지금 스스로 마음 다잡고, 들뜨지 말자 침착하자 난리인데...’‘이람이는 진짜 산처럼 미동도 없네.’‘어쩐지 아까 정홍도 회장이랑 정운란이 계속 이람이 표정을 훔쳐본 이유가 다 있었어.’‘이람이는 완전히 포커페이스야.’민서는 속으로 이람의 강철 멘탈을 감탄하면서도, 동시에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내 절친 이람이는 이혼하고 나서 더 반짝반짝 빛난다니까.’‘역시 복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잘 풀리게 돼 있어.’‘강제헌이랑은 급이 안 맞았던 거지.’‘그 인간은 이람이랑 어울릴 자격이 없었다니까!’하지만 도규가 운란의 체면을 구겨버린 순간, 자리 분위기가 확 식어버렸다.그러자 민서가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받았다.“부회장님, 말 안 듣는 남동생이 다 그렇죠. 저도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 동생도 하루에 한 번은 누나 속 뒤집어 놔야 마음이 편하대요.”여유롭게 있던 이람이 고개를 살짝 돌려 민서를 보았다.민서는 이어서 말하려던 순간, 말이 순간 헛나올 뻔했다.‘아니, 아직 본격적으로 뭐라 한 것도 아닌데...’‘왜 이람이 표정이 친누나처럼 굳어져?’‘맨날 자기 동생이 얼마나 말 안 듣는지 나한테 하소연하는 사람이 누군데?’‘밖에서는 이건이 욕 한 마디도 못 하게 하는 거야?’‘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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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운란이 폭발했다.“정도규,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도규가 돌아보며 험한 얼굴로 말했다.“누나, 진 대표님이 나를 욕했어.”“욕먹을 짓을 했으니까 그렇지! 너는 지금 그렇게 상황 파악이 안 돼?”민서가 급히 운란을 붙잡았다.“부회장님, 동생분 때문에 화내실 필요 없어요. 동생분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게... 제 말뜻은 그래도 알아들으시잖아요? 안 그랬으면 부회장님은 더 화나셨을걸요?”운란은 민서의 입담에 기가 막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는 말을 멈추길 바랐다.하지만 민서 말 한 줄 한 줄이 이미 운란의 속을 정확히 찔러대고 있었다.“진 대표님, 더 말리지 마세요!”도규는 완전히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됐어요. 두 분이 그렇게 케미가 잘 맞으면 같이 더 얘기하시고요. 전 먼저 가겠습니다!”운란의 얼굴이 철처럼 굳었다.하지만 도규는 누나의 표정도 무시하고, 냉랭하게 돌아서서는 그대로 문을 향해 걸었다.이람은 그런 운란을 한 번 돌아보았다.둘 다 누나인 사람끼리, 지금 운란 마음이 어떤지 너무 잘 느껴졌다.‘정운란 부회장, 지금 속에서 피꺼솟 하고 있겠네.’‘그러니까 이건이는 달라. 억울해도, 내 체면을 생각해서 최소한의 선은 지켜.’‘정도규처럼 이렇게 누나를 아예 신경도 안 쓰는 건...’‘그건 싸우는 성향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누나를 얼마나 존중하느냐의 문제야.’도규가 문을 확 열고 나가려던 순간, 문밖에 있던 정홍도 회장과 정면으로 부딪쳤다.도규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정홍도 회장은 도규의 표정을 보는 즉시, 이 녀석이 지금 도망치려는 것임을 단번에 눈치챘다.정홍도 회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썰렁해졌다.“너 뭐 하는 짓이야?”도규는 당황해서 더듬거렸다.“아버지, 그게...”“입 다물고. 당장 들어가.”정홍도 회장은 한 치의 여지도 없었다.도규는 인상까지 구기며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어쩔 수 없었다.운란은 몰라도 정홍도 회장에게는 절대 대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결국 도규는 거의 끌려오듯 다시 룸 안으로 들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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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정홍도 회장의 얼굴이 굳어졌고, 눈에는 믿기지 않는 기색까지 스쳤다.평소 수많은 자리를 다녀본 정홍도 회장이지만, 이런 상황은 흔치 않았다.이람이 하준의 비서인 건 맞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일을 끌어올리는 행동이 정당화되지는 않았다.오늘은 맞다. 도규가 민서를 무례하게 대했고, 그에 대한 사과가 필요했다.그러나 하준조차 조용히 있는 상황에서, 이람이 갑자기 분위기를 끊고 발언했다.정홍도 회장 눈에는 그것이 ‘괜한 시비 걸기’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조 비서님, 주찬산 원장님과 서 대표님도 오신 자리니, 일단 식사부터...”이람은 고개를 들었다.말투는 가벼운데, 태도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제가 알기론, 회장님께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신 이유가 진 대표님께 사과드리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습니다.”“주 원장님을 제가 얼마나 존경하는지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일 처리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죠. 밀린 일부터 먼저 해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정홍도 회장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운란은 오히려 놀라지 않았다.아까 민서가 말한 것들은 그냥 입씨름일 뿐이며 마주치지 않으면 그저 농담이다.그러나 이람은 정확히 급소를 찔렀다.그리고 운란은 느꼈다.이람은 절대 확신 없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이 순간 입을 열었다는 건... 이미 모든 상황을 계산했다는 뜻이었다.운란은 속으로 인정했다.‘진민서는... 결국 조이람의 기세를 등에 업고 있었구나.’운란은 그 생각이 들자 슬쩍 도규를 보았다.도규의 얼굴은 굳어 있고 눈에는 억눌린 분노가 잔뜩 차올라 있었다.그 장소만 아니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것이다.아버지라도 못 말릴 정도로.그래서 운란은 더 이상 도규 때문에 같이 창피당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그냥 지켜보기로 했다.불구경하듯.정홍도 회장이 뭐라도 말하려던 순간, 도규가 갑자기 아버지의 팔을 세게 잡아챘다.정홍도 회장은 그 손을 가차 없이 뿌리쳤다.그리고 먼저 이람을 보았다.‘차갑고 예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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