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집안도, 배경도, 내세울 만한 조건도 없었다.채영희는 그 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자신은 모든 것을 갖추었고, 남들보다 못할 게 없다고 믿어왔는데, 그럼에도 강운국은 외도를 했고,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못하다고 여겨지는 이람이 아들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았다.그래서 이람이 강씨 집안에 시집온 첫날부터, 채영희의 눈에는 거슬리지 않는 순간이 없었다.다만 오늘 같은 자리에서 채영희도 함부로 화를 내며 이람을 들볶을 수는 없었다.‘조이람은 강씨 집안으로 시집왔으니, 이제 이 집안 사람이야.’‘평소야 그렇다 쳐도, 아버님 생신인데 얼굴도 안 비치다니, 분수를 모르는 거지.’‘나중에라도 오기만 해 봐, 제대로 훈계해야지.’그 사이 손님들이 하나둘 도착했고, 강운국은 손님들을 맞아 차를 내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대부분은 강씨 집안과 가까운 친척들이었고, 인원은 많지 않았다. 대다수의 손님은 아예 리조트 쪽으로 바로 이동한 상황이었다.김영남은 이를 확인하고 강수철 회장에게 알리러 들어갔다.서주연은 이 본가에 와본 적이 없었다. 뒤뜰에 정원이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나서 하준에게 길을 안내하게 했다. 잠시 둘러본 뒤 강수철 회장과 함께 응접실로 나갈 생각이었다.강운국은 서주연과 하준을 보았다.두 사람은 여전히 강운국에게 단 한 번의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강운국의 앞을 지나 뒤뜰로 향했다.강씨 집안 친척들 사이에 미묘한 침묵이 흘렀다.‘설마... 예전에 운국이를 반쯤 폐인 만들 뻔했다는 그 여자 아니야?’‘세상에 운국이 본처도 여기 있는데? 이게 무슨 막장이야. 거기다 아들 제헌이까지... 전부 다 모였잖아.’‘운국이네는 안 불편한가? 왜 우리가 더 불편하지?’‘...’사정을 아는 친척들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속사정을 아는 이상 편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다행히 강수철 회장이 중심을 잡고 있었고, 본격적으로 축하 인사가 오가자 분위기는 조금씩 가라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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