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연은 하준을 낳았지만, 처음부터 어머니가 될 마음으로 임신한 건 아니었다.계획에도 없었고, 준비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이를 지울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이후 강운국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거의 동시에 아버지의 죽음이 겹쳤다. 감당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서주연에게는 하준을 돌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결국 하준은 강수철 회장에게 맡겨졌다.권력을 손에 쥐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걸 지키기 위해 그녀는 더 바빠졌다. 쉴 틈이 없었다.어차피 하준은 강수철 회장 곁에서 지내고 있었고, 본가에 있는 한 안전했다. 1년에 한 번 얼굴을 보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몇 해가 지나 하준은 다시 서 씨 가문으로 돌아왔다. 일곱, 여덟 살에 불과했지만 이미 자기 성향이 분명했다.서주연 역시 아이 없이 지내는 삶에 익숙해져 있었고, 하준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여전히 그녀는 바빴다.서씨 가문 사람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권력을 두고 다투는 형제자매들, 이해관계로 엮인 혼맥들.진짜로 가문의 중심에 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하준이 어린 나이에도 자신을 챙길 줄 안다고 판단한 순간, 서주연은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았다.젊음의 기세는 남자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다.서주연 역시 그러했다.그녀의 인생은 늘 거칠고 치열했고, 모든 에너지는 일에 쏟아부어졌다.그 대가로, 하준의 성장 과정을 거의 놓쳐버렸다.이렇게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함께 보낸 생일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나이가 들면서 서주연은 하준이 확실히 잘 자랐다는 사실을 체감했다.사회적으로도, 능력 면에서도 인정받는, 엄마의 체면을 세워주는 아들이었다.관계를 조금씩이라도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랐다.경험은 쌓였지만, 아들과 함께 사는 삶에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하준이 집에 일주일만 머문다고 해도, 먼저 지쳐 나가떨어질 건 자신이었다.그래서 관계를 바꾸는 첫걸음조차 오래 고민해야 했다.다행히도 그녀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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