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한은 고하슬과 고수경을 고씨 저택에 데려다준 뒤, 소예지의 연구실로 향하려던 참이었다. 그때 스미스 박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고이한은 차량 블루투스를 연결해 전화를 받았다.“박사님.”스미스 박사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대표님, 꼭 알려드려야 할 일이 있습니다. 조금 전 심유빈 씨가 연구실에 와서 채혈을 진행했는데 혈액 샘플 검사 결과 감염성 질환이 확인됐습니다. 매독 항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고이한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최근 심유빈과 관련된 여러 상황은 이미 보고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 소식을 들어도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그는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박사님, 심유빈 씨와 관련된 모든 혈액 실험은 즉시 중단해 주세요. 계약도 바로 해지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심유빈의 혈액을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스미스 박사는 신중하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연구실 전체에 대한 생물학적 안전 점검도 즉시 실시하겠습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고이한은 전화를 끊자마자 김경환에게 전화를 걸었다.김경환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네, 대표님.”“심유빈 씨 계약은 해지 처리해. 본인에게도 직접 전달하도록 해.”김경환은 의아한 듯 물었다.“대표님, 무슨 문제가 생긴 겁니까?”“박사님께 직접 연락해 봐. 자세한 이유는 박사님이 설명해 줄 거야.”“알겠습니다.”김경환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한편 스미스 박사의 연구실에서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심유빈이 휴대전화를 보며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다시 자신을 챙겨 줄 개인 비서를 구할 생각이었다.지난 10년 동안 누군가가 자신의 식사와 일정, 생활을 관리해 주는 환경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그때 휴게실 문이 열리고 스미스 박사의 연구 보조원이 들어왔다.심유빈은 자세를 바로잡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죠?”연구 보조원이 말했다.“심유빈 씨, 잠시만 더 기다려 주세요. 곧 김 비서님이 오실 예정입니다.”심유빈은 눈썹을 살짝 치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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