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가정부가 과일이 내왔다.소예지는 최현숙과 함께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최현숙은 최근 경매장을 몇 번 다녀왔는데 그때마다 값비싼 골동품을 하나씩 들여왔다며 흐뭇해했다.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밤 9시가 되었다.그때 고수경이 집으로 돌아왔다.고하슬이 오늘도 저택에서 잔다는 말을 듣자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좋지! 고모 씻고 금방 내려올게. 우리 공룡 블록 오늘 꼭 다 완성하자.”소예지는 시간을 확인했다.내일도 실험 일정이 여러 개 잡혀 있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현숙에게 인사했다.“할머니,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최현숙이 자연스럽게 말했다.“마침 잘됐네. 이한이도 같이 태워다 주렴.”고이한은 마치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소예지를 바라봤다.“괜찮을까?”소예지가 대답하기도 전에 최현숙이 손자를 흘겨봤다.“예지가 피곤하잖아. 오늘은 네가 운전해.”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따로 태워 줄 사람도 없는 상황이었다.소예지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그럼 가자.”그녀가 먼저 말했다.고이한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한쪽에 놓여 있던 작은 선물 가방을 집어 든 뒤 최현숙에게 인사했다.“할머니, 다녀오겠습니다.”진가영도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이한아, 운전 조심하고.”고이한은 고개를 끄덕인 뒤 소예지를 따라 거실을 나섰다.저택 밖으로 나오자 정갈하게 손질된 정원이 여름밤의 고요함을 더하고 있었다.소예지는 곧장 자신의 차 앞으로 걸어갔다.그런데 고이한이 천천히 다가오더니 말했다.“오늘은 내가 운전할게.”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운전석으로 향했다.소예지가 차 문을 열자 그는 먼저 운전석에 앉았고 소예지도 조수석에 자리를 잡았다.그때 고이한이 들고 있던 작은 선물 가방을 그녀에게 건넸다.“여기. 당신 선물이야.”소예지는 선물 가방을 받아 들었다.“고마워.”하지만 바로 열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이한은 차를 출발시켰다.차는 조용히 도로 위를 달려갔다.차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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