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에 있던 고하슬도 깜짝 놀라 당황했다.“엄마, 괜찮아요?”어린아이는 튜브를 움직여 소예지 쪽으로 다가가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고수경의 손이 재빨리 고하슬을 붙잡았다.“괜찮아, 아빠가 엄마 지켜주고 있잖아.”고수경은 조심스럽게 고하슬을 막았다. 지금 이 순간 아이가 다가가면 오히려 두 사람을 더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소예지는 얼굴에 묻은 물방울을 닦아내며 딸을 안심시켰다.“하슬아, 엄마 괜찮아. 걱정하지 마.”소예지가 눈가의 물기를 닦아내고 눈을 뜬 순간, 눈앞에 고이한의 젖은 몸이 들어왔다.그녀의 몸이 순간 굳었다.고이한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이 너무나 선명했다.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마치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웠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그때 소예지의 시선이 그의 심장 부근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Y.H’검은색의 단순한 알파벳 두 글자였다.그녀의 시선이 순간 멈췄다.그녀는 이 문신을 4년 전에 이미 본 적이 있었다.소예지의 숨이 살짝 멎었다.4년 전, 이 두 글자는 그녀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그때는 언뜻 스치듯 ‘Y’ 한 글자만 보였을 뿐이었다.그녀는 줄곧 그 문신이 심유빈의 이름 이니셜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마주한 문신은 그녀의 마음을 복잡하게 흔들었다.‘Y.H’‘설마... 예지와 하슬이, 나와 우리 딸의 이름을 뜻하는 건가?’그 깨달음이 찾아오는 순간, 소예지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이한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가슴에 있는 문신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눈빛에는 숨겨왔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미안해. 계속 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어.”고이한의 목소리는 낮고 잠겨 있었다. 그의 시선은 한순간도 소예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4년 전에 새긴 거야.”소예지의 가슴 깊은 곳이 뜨겁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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