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통유리창 너머로 도시 풍경이 한눈에 펼쳐졌다.강준석의 상처는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었다.편안한 홈웨어 차림의 강준석은 여느 때처럼 느긋해 보였고 눈빛에는 특유의 온화함이 여전히 묻어났다.지난 3년이라는 시간이 그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든 듯했다.“편하게 앉아. 마실 건 뭐 줄까? 차, 커피, 아니면 주스?”“됐어. 내가 할게.”더는 강준석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던 소예지는 직접 따뜻한 물 두 잔을 가져와 한 잔을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그러고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상태를 살폈다.“어때? 아직 아파?”“많이 좋아졌어. 이제 좀 가려운 정도야. 상처가 아물고 있다는 뜻이겠지.”강준석이 잔을 들며 웃었다.“걱정 마. 의사도 회복이 아주 빠르다고 했어.”그 말을 듣고서야 소예지도 마음을 놓았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변호사에게 걸려 온 전화였다.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강준석이 말했다.“안채린 판결, 빠르면 다음 달에 나온대.”소예지는 잔을 쥔 채 잠시 말이 없었다. 강준석은 흔들림 없는 눈으로 소예지를 바라봤다.“예지야, 이제 그 일은 그만 마음에 담아둬. 안채린도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거니까, 우리도 더 이상 마음 쓰지 말자.”“응.”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소예지는 집 안을 둘러봤다.“정말 예쁘다. 전망도 좋고.”“그렇지? 처음 여기로 정한 것도 전망이 탁 트여 있어서였어.”강준석이 웃으며 창밖을 바라봤다.“일하다 힘들 때 이렇게 멀리 보고 있으면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그럼 이제 이 집에 같이 살 사람만 있으면 되겠네?”농담처럼 던진 말에 강준석도 웃었다.“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이제 익숙해.”소예지는 더 묻지 않았다.인연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붙잡는다고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놓는다고 쉽게 끊어지는 것도 아니니 누구에게 강요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구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강준석은 소예지가 잡은 연구 방향에 확신을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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