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이한이 손을 잡도록 내버려뒀다.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굳이 이 순간의 평온함을 깨고 싶지 않았다.맞잡은 손을 타고 고이한의 체온이 전해졌다. 뜨겁다 싶을 만큼 따뜻한 온기였다. 시간마저 멈춘 듯 고요했다.그렇게 2분쯤 지났을 때, 소예지가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하슬이 씻겨야 해.”그제야 고이한이 천천히 손을 놓았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은 듯 손끝으로 소예지의 매끈한 손등을 가볍게 쓸고 지나가며 낮게 웃었다.“그래.”두 사람은 앞뒤로 거실에 돌아왔다. 고하슬도 시간이 늦었다는 걸 아는지 더 놀겠다고 조르지 않고 고이한에게 손을 흔들었다.“아빠, 그럼 나 엄마랑 올라갈게요!”“그래, 올라가.”고이한은 다정한 미소로 딸을 바라봤다. 자신은 거실에 조금 더 머물 생각이었다.소예지는 고하슬을 씻겨준 뒤 자신도 샤워를 하고 나왔다. 침대로 돌아와 보니 고하슬은 어느새 혼자 잠들어 있었고 소예지도 그 옆에 누워 딸을 품에 안은 채 함께 잠들었다.다음 날 아침, 소예지는 고하슬에게 편한 옷을 입혀줬다.긴 바지에 자외선을 막아줄 긴소매 상의를 입히고 머리를 앙증맞게 하나로 묶어주자 고하슬은 할머니를 찾겠다며 거실을 나섰다.소예지는 정원에 서서 딸이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고수경이 밖으로 나와 고하슬을 맞아주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거실로 돌아왔다.아침 식사는 숙소로 가져다주기로 되어 있었다. 소예지가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마침 2층 객실 문이 열리며 고이한이 나왔다.회색 운동복 차림에 머리도 아직 조금 헝클어져 있어 평소와는 달리 편안하고 활동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하슬이는 할머니한테 갔어.”소예지는 그렇게 말하고 지나가려 했다.고이한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산책할래?”사실 방으로 돌아가 봐야 휴대폰을 확인하고 메일 몇 통을 처리하는 정도였다. 급한 일도 아니었다. 이런 산속에서 여유롭게 걸어볼 기회도 흔치 않았기에 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잠깐만 기다려.”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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