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가 얼떨떨해하는 사이 고하슬이 엄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엄마도 아빠한테 잘 자라고 해야죠!”그제야 소예지는 딸이 조금 전 고이한에게 무슨 귓속말을 했는지 알아차렸다.딸의 손을 잡은 소예지는 옆에 선 고이한을 보지 않은 채 나지막이 말했다.“잘 자.”그러고는 고하슬을 데리고 돌아섰다.소예지의 집으로 돌아오자 고하슬이 고개를 들어 엄마를 바라봤다.“엄마, 나 기억나요. 예전에는 아빠가 매일 우리한테 잘 자라고 해주고 뽀뽀도 해줬잖아요.”딸이 예전 일을 떠올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소예지는 조용히 대답했다.“응, 그랬지.”고하슬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폴짝폴짝 뛰더니 2층으로 올라가 양치를 하고 잘 준비를 했다.밤이 깊어지고, 고하슬은 소예지의 품에 누워 커다란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엄마를 꼭 끌어안으며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이제는 엄마랑 아빠가 다시는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갑작스러운 딸의 한마디가 소예지의 가장 여린 곳을 건드렸다. 숨이 잠시 멎는 듯했다.소예지는 품 안의 딸을 조금 더 꼭 끌어안았다. 고하슬은 더 말하지 않고 엄마 품을 파고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소예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잠이 달아난 건 소예지였다.이어폰을 끼고 휴대폰 앨범을 열어 오래된 사진들까지 거슬러 올라가던 손가락이 사진 한 장에서 멈췄다.눈으로 뒤덮인 풍경 속에서 고이한이 패딩을 벌려 소예지를 품 안에 꼭 감싸고 있는 사진이었다. 지나가던 사람에게 부탁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사진 속 소예지는 털모자 아래로 두 눈을 초승달처럼 휘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고이한은 그런 소예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옆얼굴은 여전히 선이 뚜렷하고 차가운 인상이었지만 소예지를 바라보는 눈만큼은 놀랄 만큼 밝았다.감출 생각조차 없어 보이는 애정이 눈빛에 가득했고 입가에 걸린 미소는 주변의 눈마저 녹일 만큼 다정했다.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두 사람은 눈을 보러 겨울 풍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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