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한은 뒤돌아서 고집스럽게 등을 돌린 소예지의 뒷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이내 이 회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예지는 윤혁이 아직 바쁜 걸 보고는 더 이상 방해하지 않기로 하고 먼저 연회장을 나왔다. 잠시 후, 고이한과 심유빈이 이 회장을 배웅하며 그녀 뒤쪽으로 함께 걸어왔다.소예지는 자연스럽게 한 발짝 옆으로 비켜섰고 그 순간 이 회장이 말했다.“이한아, 실험실은 국가가 밀어주는 핵심 프로젝트라 걱정했었는데 너한테 맡기니 마음이 놓이는구나.”“염려하지 마세요, 회장님. 실험실은 제가 잘 챙기겠습니다.”고이한이 겸손하게 대답했다.심유빈은 소예지가 이 상황을 함께 보고 있다는 걸 알자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엘리베이터 문이 ‘띠링’ 소리를 내며 열리자 고이한은 이 회장을 먼저 안으로 안내했다. 소예지는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물러섰지만 고이한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게 손을 대고 그녀를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타.”소예지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무표정하게 안으로 발을 들였다.1층에 도착하자 심유빈이 잽싸게 이 회장을 부축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고 곧 이 회장의 비서가 다가와 말했다.“회장님, 차는 저쪽에 있습니다.”고이한과 심유빈은 함께 이 회장을 차에 태워 보냈고 소예지는 그 옆에서 휴대폰을 꺼내 택시 부르는 앱을 켜 차를 호출했다.그런데 그 순간 심유빈이 갑자기 ‘아야’ 하고 소리를 내며 고이한 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고이한은 반사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팔로 감싸며 물었다.“괜찮아?”“발목을 살짝 삐끗했어. 괜찮아.”심유빈은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고 그러다 마치 그제야 소예지를 발견한 듯 말했다.“예지 씨, 아직 시간이 이른데 올라가서 한 잔 더 할래요?”소예지는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며 대답 대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기사님 도착하셨어요? 네, 금방 나갈게요.”통화를 끝낸 소예지는 휴대폰을 들고 발길을 옮기려 했는데 그 순간 고이한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도착하면 문자해.”소예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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