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는 딸을 데리러 고씨 저택에 도착했다. 가정부가 그녀를 거실로 안내하려 했지만 소예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사양했다. 잠시 후, 진가영이 고하슬의 손을 잡고 현관으로 함께 나왔다.소예지는 딸을 품에 안은 채 진가영을 향해 말했다.“그럼 저희는 먼저 가볼게요.”“예지야, 늘 고생이 많지.”진가영은 이전과 달리 진심이 묻어나는 말투였지만 소예지는 지금까지 그녀가 이런 말을 건넨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순간 당황했다.“괜찮아요. 전혀 힘들지 않아요.”그녀는 짧게 대답한 뒤, 딸을 안고 차에 올랐다.“와! 엄마, 이거 내 선물이에요?”고하슬이 기쁨에 찬 얼굴로 새 선물을 끌어안은 채 물었다.“응, 아빠가 너 주려고 보내주신 거래.”소예지는 사실 그대로 대답했다. 고하슬은 뒷좌석의 등을 눌러 조명을 켜고 그 아래에서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뜯기 시작했다.집에 도착했을 때도 고하슬은 아직 다 뜯지 못한 선물을 꼭 안은 채 안으로 들어갔고 소예지는 뒤따라 계단을 올라가려다 전화벨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낯선 번호였지만 국내 번호였다.의아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은 그녀가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소예지 씨인가요? 임현욱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낮고도 위엄 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소예지는 놀라 숨을 잠시 멈췄다.“네, 안녕하세요. 장관님. 무슨 일로 전화 주셨나요?”“현욱이가 혹시 오늘 소예지 씨를 찾아가지 않았습니까?”그 질문 앞에서 소예지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네, 맞아요. 오늘 저녁 여덟 시 반쯤 찾아왔어요.”“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순간 마음이 조여들었지만 소예지는 숨기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잠깐 이야기했어요. 현욱 씨가 출국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고, 어떤 임무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야 한다는 결심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제가 밥을 사겠다고 했어요.”전화기 너머에서 다시 조용한 질문이 이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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