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한은 공을 찰 때마다 몇 번씩 소파 쪽을 무심결에 바라보았다.이메일을 다 처리한 뒤 위층으로 올라간 소예지는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내려왔다.양희순은 요리 실력이 훌륭했기에 고하슬은 양희순이 만들어 주는 모든 음식을 좋아했다. 그래서 아이의 두 볼이 더욱 점점 더 통통해졌다.저녁을 먹은 후, 윤혁이 소예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실험실에서 발표할 논문에 관한 토론한 윤혁은 소예지에게 그 작성 작업을 맡겼다. 이 논문은 학술회의에 제출되어 실험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선배, 맡겨만 주세요! 금요일까지 꼭 완성하겠습니다.”소예지는 자신 있게 말했다.“네 이름 이미 의대 2학년 재학생 명단에 넣었어. 이 박사 휘하에도 올려놨으니 앞으로 누구도 네 학력을 문제 삼지 못할 거야.”소예지가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 선배.”“고맙긴. 그럼 논문 기다릴게. 모레 있는 설립 대회도 일찍 오도록 해. 우리 실험팀 전체가 참여해야 하니까.”“알겠어요.”미소를 지은 소예지는 딸을 찾기 위해 고이한의 방으로 내려갔다. 그때 문득 전화벨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방 안에서 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빠, 이모에게서 전화 왔어요.”소예지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문 앞에 다다른 순간 전화를 받은 고이한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말했다.“무슨 일이야? 아직도 아파? 병원에 가서 약 좀 바를까?”“다음엔 조심할게. 내 탓이야.”소예지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대화의 의미는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9시 30분, 소예지는 딸을 불러 목욕을 시켰다. 목욕을 마친 후 소예지는 한글 그림책을 꺼내어 딸에게 간단한 글자를 가르치기 시작했다.“엄마, 오늘 학교에서 피아노 쳤는데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셨어요.”“엄마도 피아노 칠 줄 아는데 집에 한 대 사다 놓을까?”딸에게 한마디 한 소예지는 심유빈이 딸의 피아노를 가르친 것임도 알고 있었다.“정말요? 엄마도 피아노 칠 줄 알아요?”고하슬이 놀라며 묻자 소예지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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