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별장.민하윤은 커다란 침대에 누워 빗소리를 들으면서 깊은 잠에 빠졌다. 하늘에 어둠이 내려앉을 때쯤, 나지혜가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사모님, 몸에 좋은 죽을 준비했어요. 일어나서 몇 숟가락이라도 드세요.”탁상용 전등이 방 안을 희미하게 비추었다. 따뜻한 방에서 자고 있던 민하윤은 눈을 뜨고 침대맡에 기대앉았다.“잘 드셔야 빨리 나아요. 끼니를 거르시지 말고 꼭 드세요.”민하윤은 한 입도 먹고 싶지 않았지만 나지혜가 정성 들여 만든 걸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었다.갑자기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민하윤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대표님이 돌아오신 것 같네요.”나지혜는 더 먹기를 바랐지만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발견했다.[아주머니, 이만 나가보세요. 제가 자고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고 전하세요.]민하윤은 겁에 질린 채 수어로 뜻을 전하고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그러자 나지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릇을 치웠다.그녀가 방에서 나가기도 전에 하도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대표님, 사모님께서 약을 드시고 잠에 들었어요.”나지혜는 술 냄새를 풍기면서 들어온 그를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나가세요.”그는 차가운 어조로 명령하고는 죽그릇을 힐끗 쳐다보았다. 마음이 답답하고 불쾌해서 넥타이를 풀어 침대에 던졌다.나지혜가 방에서 나간 뒤, 방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창밖에 비가 쏟아져 내리고 우렛소리가 울려 퍼졌다.이때 침대 한편이 움푹 파이더니 짙은 술 냄새가 났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에 민하윤은 잔뜩 겁먹었고 눈을 질끈 감았다.너무 긴장한 탓에 호흡이 가빠지면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하도진은 피식 웃었다.“민하윤, 왜 잠든 척하는 거야? 내가 무서워서 그래?”그가 두꺼운 이불을 거두어내자 민하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두 눈을 크게 뜬 채 가까이 다가온 하도진을 쳐다보았다.셔츠가 살짝 벌어져 있었고 빨개진 눈으로 민하윤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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