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율은 차갑게 웃으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울먹이던 여자의 눈에 살기가 맴돌았다.“도진아, 내가 너를 배신했다고 하지 마. 네가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야. 나보다 네 이익이 더 먼저였고 나한테 상처를 주었잖아.”하도진은 고개를 들고 눈앞의 청순한 여자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두 눈은 더 이상 반짝이지 않았고 독기가 서려 있었다.“늦었으니 일찍 쉬어. 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면 알겠지.”그는 외투를 집어 들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적당히 하고 자.”고은율은 하도진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그녀는 온몸을 덜덜 떨면서 굳게 닫힌 문을 쳐다보았다.“도진아,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어. 네가 그 벙어리를 이토록 사랑할 줄 몰랐거든.”다음 날 아침, 따스한 햇살이 병실에 내려앉았다. 잠에서 깬 민하윤은 창밖을 내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명원의 겨울은 늘 추웠는데 오늘따라 날씨가 유난히 좋았다.나지혜는 분주히 움직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을 만들어서 식탁에 올려놓았다.“사모님, 외투를 걸치세요.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으니 조금만 기다려줘요.”민하윤은 넋을 잃은 채 높게 늘어선 건물과 길을 가득 채운 차량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 쪽으로 걸어가면서 미소를 지었다.[맛있어 보여요. 아주머니, 잘 먹을게요.]“사모님, 많이 드세요. 고양이는 며칠 사이에 살이 올라서 더 귀여워졌어요. 퇴원한 후에 고양이를 별장에 데리고 갈게요.”그 말에 민하윤은 환하게 웃더니 수어로 고마움을 전했다.[정말 감사해요.]“사모님, 대표님께서 좋은 병실을 마련해주었네요. 병실이 아니라 집인 줄 알았어요.”나지혜는 따뜻한 죽을 그릇에 담아서 가지고 왔다. 향긋한 냄새가 방 안에 퍼졌고 저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민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죽을 먹었다. 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나지혜는 미소를 지은 채 밥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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