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오는 얼굴이 굳어 있었다.괜히 입 가벼운 진호영한테 말해 줬다 싶어 눈빛으로라도 당장 진호영의 입을 막아 버리고 싶었다.원래 진호영의 입이 가벼운 건 알았지만 아까는 진짜 말해 주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구이현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아니거든... 오빠, 괜히 이상한 말 지어내지 마.”구준오는 달래듯 구이현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알았어. 근데 이 테이블에 있는 남자들하고는 다 좀 거리를 둬. 오빠 말 좀 들어. 이 자식 중에 멀쩡한 놈은 단 하나도 없어.”민하윤은 휴대폰을 뒤집어 테이블에 놓았다.배가 고파 어지러울 지경이었지만 잠깐 당황한 얼굴의 어린 구이현을 흘끗 한 번 바라봤다.민하윤은 주머니에서 초콜릿 하나를 꺼내 포장을 뜯어 허기를 달래려 했다.그런데 다음 순간, 누군가가 그걸 가로채가 버렸다.하도진의 손은 참 곱게도 생겼다.하도진은 친구들과 웃으며 대화를 이어 가면서도 자연스럽게 포장을 대신 벗겨 줬다.“배고파?”하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창백해진 민하윤의 얼굴이 영 마음에 걸렸다.민하윤은 고개를 저었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아니요. 그냥 저혈당이 온 것 같아서 그래요. 괜찮아요.”그러자 하도진은 바로 손을 들어 직원을 불렀고 미리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갈비찜, 생선탕...”하도진은 메뉴판을 빠르게 넘기며 줄줄이 메뉴를 불렀다.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한번 쭉 둘러봤다.“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각자 시켜.”진호영은 손을 번쩍 들어 직원을 자기 쪽으로 부르더니 메뉴판 사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이거, 이거, 이거, 그리고 이것도... 전부 빼고 나머지는 다 하나씩 주세요.”직원은 잠깐 멍해졌다가 방금 적어 놓은 메뉴 몇 개를 다시 줄줄이 지워 버렸다.“너 미쳤어? 그렇게 시켜서 다 먹기나 하겠어?”구준오는 진호영을 한 번 노려본 뒤,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맵지 않은 메뉴 몇 가지를 더 추가했다.그런데 직원이 의아하다는 듯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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