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내가 술에 너무 취했나봐. 너한테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나 때문에 놀랐다면 정말 미안해.”하도진은 비웃듯 눈을 내리깔며 일부러 몸을 숙여 민하윤의 목덜미와 쇄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민하윤은 이를 악문 채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하도진이 더 선을 넘을까 봐 긴장한 탓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묘하게 굳어 버렸다.“하윤아, 듣고 있어? 나 아직 할 말이 있는데...”그러자 하도진은 갑자기 동작을 멈췄다.이마에 내려온 잔머리 끝에서 땀방울이 뚝 떨어졌고 까맣게 가라앉은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음침했다.그 시선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할 정도였다.“저는... 선배, 저는 선배한테 화난 거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그냥 여기까지만 할게요...”민하윤은 다급히 임형섭의 말을 끊고 휴대폰을 빼앗아 전화를 끊어 버렸다.“민하윤, 넌 지금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거야?”하도진은 민하윤의 두 무릎 바깥에 몸을 둔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싸늘한 얼굴에는 비웃는 기색이 옅게 번져 있었다.“도진 씨,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왜 남의 전화를 마음대로 받아요?”민하윤은 몸을 가린 채 고개를 들며 물었다.그러더니 하도진의 목덜미를 노려보다가 홧김에 입을 벌려 한입 물어 버리려 했다.그런데 마침 하도진이 움직이는 바람에 그대로 하도진의 목울대를 세게 깨물고 말았다.하도진은 낮게 신음을 삼켰다.그러더니 큰 손으로 민하윤을 받쳐 올리며 낮게 말했다.“하윤아, 늦었어. 이 불은 네가 붙인 거잖아.”민하윤은 깜짝 놀라 입을 떼었다.그러자 하도진의 목울대 위에 선명하게 남은 붉은 이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그걸 확인한 순간, 민하윤은 괜히 불을 질렀다가 자기가 먼저 타 버린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몸소 깨달았다.‘이걸 두고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거구나. 내가 괜히 도진 씨를 건드렸다가 제대로 화를 자초한 거라고...’낡은 집에 불나는 게 괜히 무서운 게 아니었다.민하윤은 정신이 흐릿한데도 또렷했고 또렷한데도 자꾸만 아득해졌고 머릿속에는 이상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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