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하윤은 겨우 마음을 놓았지만 그 순간 남자가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어 백누리의 긴 머리채를 움켜잡았다.“고상한 척은 왜 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내 눈에 든 걸 영광인 줄 알아야지. 얌전히 모셔. 내 기분만 잘 맞춰 주면...”백누리는 어금니가 부서질 만큼 이를 악물었다.다급해진 백누리는 손에 든 술병을 옆 테이블에 내리쳤다.“쨍그랑!”그 순간, 남자의 얼굴빛이 확 달라졌다.백누리가 이렇게까지 거칠게 나올 줄은 몰랐는지 말까지 더듬었다.“너... 너 함부로 움직이지 마!”민하윤은 누구보다 백누리를 잘 알았다.백누리는 정말 화가 나면 못 할 짓이 없는 사람이었다.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민하윤은 자기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앞으로 뛰어들어 백누리의 손에서 깨진 술병을 빼앗았다.“진정해. 이런 인간 때문에 네 앞날까지 망치면 안 돼.”백누리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가슴이 크게 들썩였고 분노는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남자는 그동안 백누리가 들고 있던 깨진 병을 경계하고 있었다.하지만 위험한 물건이 사라지자 다시 기세등등해졌다.음흉한 눈빛으로 민하윤을 위아래로 훑었다.“이야, 오늘 운이 제대로 터졌네. 하룻밤에 미녀를 셋이나 만났는데 하나같이 예쁘네.”남자는 갑자기 다가와 희롱하듯 손가락으로 민하윤의 턱을 쓸었다.그 순간, 백누리는 완전히 폭발했다.욕설을 내뱉으며 거추장스러운 가발을 확 벗어 던지고 곧장 달려들어 남자의 뺨을 두 차례 후려쳤다.“오늘 네 그 더러운 입을 찢어 버릴 거야!”“이 미친년이 좋게 대해 주니까 지랄하네.”하지만 남자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남자가 손짓하자 사람들 사이에서 덩치 큰 남자 서너 명이 나타나 세 여자의 퇴로를 빙 둘러막았다.민하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본능적으로 손으로 배를 감싸며 주위를 살폈다.현장은 이미 엉망이었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어디에도 없었다.덩치 큰 사내들이 진작 다른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쫓아낸 뒤였다.“여행 온 외지인들이지? 내가 누군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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