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리고 더 있어요. 새해 연휴 끝나고 돌아왔을 때 도진 씨가 카페에서 젊은 여자랑 맞선 보는 것도 봤어요. 그 뒤에는 같이 도심까지 쇼핑하러 가서 친절하게 가방도 들어 줬잖아요. 하 대표님은 기억 못 하실 테니 제가 옛날 일까지 들춰 드리는 거예요.”하도진은 어이가 없어 웃으며 손가락으로 민하윤의 콧등을 살짝 긁으며 말했다.“내가 한마디하면 넌 열 마디로 갚아 줘야 직성이 풀려?”그러자 민하윤은 메이크업 브러시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대답했다.“먼저 억지 부린 건 도진 씨잖아요.”“네 선배가 지난번에 나한테 녹음 내용을 보낸 일은? 나 그거 듣고 화나 죽는 줄 알았는데 그 얘긴 왜 빼?”하도진은 생각난 김에 하나 더 따졌다.“그리고 어제부터 파리처럼 네 주변을 맴돌던 그 남자는 누구야? 어디서 본 얼굴 같긴 한데 도무지 기억이 안 나.”민하윤은 하도진을 힐끗 바라봤다.한 번 본 사람도 어렴풋이 기억하는 걸 보니 기억력 하나는 제법 좋았다.“서용우 씨요. 2년 전 서북 지역에서 한밤중에 저를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이에요. 도진 씨가 그 사람한테 주먹도 날렸잖아요. 이제 기억나요?”그 말을 듣자 하도진의 기억이 단번에 되살아났다.“아, 걔였어?”하도진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말했다.“그 자식은 아직도 미련 못 버렸네? 네가 인정하든 말든 난 2년 전부터 그 녀석이 널 보는 눈빛이 수상하다고 생각했어.”“도진 씨랑 말이 안 통하니까 더는 상대 안 할래요.”민하윤은 캐리어에서 갈아입을 옷을 골랐다.“우리 애 엄마, 그 녀석이랑 거리를 좀 둬. 정 안 되면 내가 직접 만나서 얘기할게.”‘애 엄마라니?’민하윤은 곧장 고개를 돌렸다.“절대 찾아가지 마세요!”하도진은 여유롭게 두 팔을 끼고 민하윤을 바라봤다.“왜 가면 안 되는데? 내 아이까지 가졌으면서 날 인정 안 해 줄 거야?”하도진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우리 사모님, 나한테 남편 자리도 안 줄 생각이야?”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민하윤은 그 안에 담긴 하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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