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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사랑한다고 말해줘: Kabanata 631 - Kabanata 640

663 Kabanata

제631화

하도진은 조금 마음이 흔들렸지만 일부러 민하윤을 놀렸다.“날 혼자 호텔에 두고 가도 괜찮겠어? 적어도 성의는 좀 보여 줘야 하는 거 아니야?”민하윤은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자기는 애교를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도진은 꽤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민하윤은 마음을 굳히고 먼저 다가가 하도진의 입꼬리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됐죠?”민하윤은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이 점점 더 붉어졌다.하도진은 입맞춤의 여운을 즐기면서도 여전히 부족한 듯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부족해. 우리 민하윤 씨는 별로 성의가 없는 것 같네. 조건을 좀 더 올려 볼 생각은 없어?”민하윤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그러더니 두 팔로 하도진의 목을 단단히 감고 긴장한 채 눈을 감았다.조심스럽게 입술을 맞대고 조금씩 깊게 파고들었지만 금세 떨어졌다.민하윤의 입맞춤은 사실상 몹시 서툴렀다.“이 정도면요?”하도진이 낮게 웃었다.“더는 없어?”민하윤은 부끄러움에 화가 나서 하도진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너무하잖아요! 적당히 좀 해요.”하도진은 허리를 펴지 못할 만큼 웃었다.“알았어. 너무 욕심내지는 않을게. 그러면 내가 조금 손해 보지 뭐...”하도진은 능청스럽게 덧붙였다.“넌 내 와이프인 데다가... 내 손에 인질까지 잡혀 있으니까.”민하윤은 얼른 하도진의 품에서 빠져나왔다.그런데 저도 모르게 시선이 하도진의 얇은 입술로 향했다.하도진의 입가에 묻은 선명한 붉은 립스틱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민하윤은 얼굴을 붉히며 립스틱을 다시 바르러 가려 했다.“회의는 끝났어요?”하도진은 고개를 저으며 난감한 듯 대답했다.“아직이야. 제누오 쪽은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너무 느려. 두 시간 뒤에도 안 끝날지 몰라.”민하윤은 하도진이 마이크를 꺼 둔 걸 알고 있었기에 화상회의 참석자들에게는 이쪽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민하윤은 한 걸음 다가가 다정하게 하도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알았어요. 그럼 일 열심히 해요. 저 다녀올게요.”하도진은 못내 아쉬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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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봤다.골목 끝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작고 아담한 수공예품 가게 하나가 민하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에어컨의 서늘한 바람이 정면으로 밀려왔다.매장은 별로 크지 않았다.입구부터 유리 진열장 두 줄이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은으로 만든 수공예품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앞치마를 두른 가게 주인은 구석에 앉아 진지하게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가게 주인은 손님이 들어오자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편하게 둘러보세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저를 불러 주시고요.”이남주는 옆에 놓인 빈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쇼핑백을 발아래 잔뜩 내려놓고 손으로 부채질하며 말했다.“하윤 언니는 이런 걸 좋아하네요. 천천히 구경해요. 저는 좀 쉴게요.”민하윤은 가게 안을 한 바퀴 둘러봤다.순은으로 만든 귀걸이와 팔찌, 반지 하나하나가 무척 섬세하고 아름다웠다.가게 주인 뒤쪽 벽에는 압정으로 고정한 디자인 도면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민하윤은 한동안 그 앞에서 넋을 놓고 바라봤다.“혹시 제가 직접 반지 한 쌍을 만들 수 있게 가르쳐 주실 수 있을까요?”가게 주인은 마흔쯤 되어 보이는 여자였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수수한 데님 롱스커트와 줄무늬 반팔 티셔츠를 입었고 햇볕에 살짝 탄 피부는 건강미를 더했다.가게 주인의 귓불에는 커다란 은귀걸이가 달려 있었다.무척 아름답게 생긴 가게 주인은 고개를 들어 민하윤을 가만히 살펴봤다.“물론이죠. 다만 완전 초보라면 완성품이 그렇게 정교하지는 않을 거예요. 원하는 디자인이 따로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도면을 그려서 대신 만들어 드릴 수도 있고요.”민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아주 단순하고 소박한 반지 한 쌍이면 돼요.”“민자 반지를 원하시는군요. 디자인이 단순해서 만드는 사람의 기술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아요.”가게 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따로 넣고 싶은 아이디어나 디자인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직접 만들 수 있게 제가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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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민하윤은 다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은행 임원들에게 배정된 객실은 모두 같은 층에 있었다.민하윤은 자기 방에 커플링을 가져다 놓은 뒤 복도 끝까지 곧장 걸어갔다.민하윤이 손가락을 살짝 굽혀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그래서 민하윤은 휴대폰 잠금을 풀고 임형섭에게 전화를 걸었다.문 너머로 희미하게 벨 소리가 들렸다.민하윤은 잠시 기다리다가 손에 힘을 더해 계속 문을 두드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살짝 열렸고 임형섭이 틈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얼굴은 열이 오른 듯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민하윤을 발견하자 목소리에 반가움이 묻어났다.“하윤아, 네가 왔네.”“선배, 술 마셨어요?”민하윤은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봤다.향긋한 섬유유연제 냄새만 날 뿐, 독한 술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안 마셨어.”민하윤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살펴보다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살짝 벌어진 셔츠 깃 사이로 하얀 피부 위에 붉은 발진이 군데군데 돋아 있었다.손으로 긁은 듯 핏자국까지 남아 있었고 넓게 번진 발진은 보기만 해도 심각해 보였다.임형섭은 가볍게 기침하더니 힘없이 문틀에 기대었다.“무슨 일로 왔어?”그제야 민하윤은 임형섭이 아프다는 걸 알아차렸다.이 증상은 아무래도 알레르기 같았다.“저 들어가도 돼요?”임형섭은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응.”임형섭은 말하면서 옆으로 비켜 길을 내줬다.방 안은 커튼이 굳게 닫혀 있었고 불도 켜져 있지 않았다.에어컨은 세게 돌아가고 있어 실내 온도가 몹시 낮았다.민하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며 소파 구석에 앉았다.임형섭은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현관에 서 있었다.민하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지만 밀폐된 공간에 단둘이 있으니 두 사람 모두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혹시...”“너...”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입을 열자 임형섭은 힘없이 웃었다.“네가 먼저 말해.”민하윤은 연달아 물었다.“알레르기 맞죠? 방금 뭘 먹었어요? 알레르기약은 있어요?”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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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알고 지낸 지 거의 10년이었고 민하윤은 당연히 임형섭의 인성을 믿었다.민하윤은 소파에 앉아 틈틈이 약 배송 상황을 확인했다.임형섭이 컴퓨터를 끄는 순간, 다시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그사이 몸에 난 발진은 더 심해졌고 참기 힘들 만큼 가려워졌다.문손잡이에는 약봉지가 걸려 있었다.임형섭은 포장을 뜯어 미지근한 물과 함께 알약 두 개를 삼켰다.민하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푹 쉬어요. 저는 이만 돌아갈게요.”“하윤아.”임형섭이 갑자기 뒤에서 민하윤을 불렀다.“고마워.”민하윤은 차마 돌아보지 못했다.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참느라 목소리가 살짝 잠겼다.“별일도 아닌데요.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몸 잘 챙겨요.”임형섭은 목이 메어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최근 임형섭은 리조트에 묵는 S급 고객들의 일정을 챙기느라 바빴다.그러던 어느 날 오후, 로비에서 동료 몇 명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무슨 일인지 다가가 묻고 나서야 그날 e스포츠 빌딩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걸 알게 되었다.사람들은 좁은 계단에 줄지어 18층까지 올라갔지만 협력 일정이 갑자기 미뤄지는 바람에 다시 계단을 통해 1층 로비까지 내려와야 했다.임형섭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냈다.민하윤에게 전화해 몸은 괜찮은지, 뱃속의 아기는 아무 문제 없는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임형섭은 이내 힘없이 손을 내렸다.자기가 무슨 자격으로 민하윤 뱃속의 아이를 걱정할 수 있겠는가.민하윤은 코끝을 훌쩍이며 끝내 임형섭에게 등을 돌린 채 말했다.“네. 선배도요.”그 순간, 방문이 조용히 닫혔고 임형섭의 마음은 갑자기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다.로라타딘은 빠르게 효과를 나타냈다.몸의 발진은 더 이상 가렵지 않았지만 대신 긁어 상처 난 피부가 따끔거리기 시작했다.민하윤은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테이블 위에 놓인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민하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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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안 봐. 치워!”하도진은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며 대놓고 거부했다.그러자 민하윤은 한숨을 내쉬었고 순간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휴대폰을 거두려던 찰나, 하도진이 다시 손을 뻗어 빼앗아 갔다.민하윤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안 본다면서요?”하도진은 가장 최근의 통화 기록 두 개를 확인하고서야 굳어 있던 미간을 조금 풀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을 품에 끌어안았다.두 팔로 허리를 감싸 들어 올린 뒤 대리석 세면대 위에 앉히면서 말했다.“업무 때문에 말만 전하면 되는 걸 굳이 그 자식 방에서 15분이나 있었어야 해?”하도진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남녀가 단둘이 한 방에 있는 것도 조심해야지. 임형섭이 너한테 무슨 마음인지 정말 몰라?”민하윤은 난감한 듯 한숨을 쉬었다.그러더니 두 손으로 하도진의 얼굴을 감싸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이상하네요. 욕실에서 왜 이렇게 질투하는 냄새가 나죠?”하도진은 눈을 들어 민하윤을 바라봤다.그러다가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그래? 그럼 그 냄새를 직접 제대로 맛볼래?”“네?”민하윤이 얼굴을 들고 하도진을 바라본 순간,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뜨겁고 깊은 입맞춤이 민하윤의 의문을 그대로 막아 버렸다.한참 뒤 민하윤은 힘없이 하도진의 품에 기대었다.“좀 안고 나가 줘요.”“왜?”하도진이 싫어하는 줄 안 민하윤은 하도진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부탁했다.“다리가 저려요. 안아서 데리고 나가 줘요.”하도진은 아직 아쉬움이 남은 듯 웃으면서 일부러 민하윤을 놀렸다.“뭐가 그렇게 급해? 조금만 더 있다 나가자.”민하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하도진은 한 손으로 민하윤의 목덜미를 감싸안으며 다시 입을 맞췄다.이번 입맞춤은 길고 집요했다.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 밀고 당겼다.하도진의 다른 한 손도 얌전히 있지 못한 채 민하윤의 치맛자락 안으로 파고들었다....창밖에 남아 있던 마지막 빛까지 사라지고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방 안에는 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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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신랑 신부가 반지를 교환할 차례예요. 이제 도진 씨가 제 손에 반지를 끼워 줘요.”그제야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민하윤은 두 팔로 하도진의 목을 감쌌다.민하윤은 하도진의 몸을 눌러 넘어뜨리듯 다가가 턱을 세게 깨물었다.그런 모습에 하도진은 손으로 눈을 가린 채 웃음을 터뜨렸다.“좋아요. 그럼 지금부터 신랑이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 드리겠습니다.”“딴딴따단... 딴딴따단...”민하윤은 갑자기 ‘꿈속의 결혼식’을 흥얼거렸다.두 사람은 마주 앉아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서로의 손에 반지를 끼워 줬다.하도진은 민하윤을 품에 끌어안고 귓가에 조용히 물었다.“그런데 갑자기 왜 반지를 선물한 거야? 전에 준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가 마음에 안 들었어?”“도진 씨, 그 반지는 정말 마음에 들어요.”민하윤은 천천히 진심을 털어놓았다.“도진 씨는 저한테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어서 순도도 높고 커팅도 뛰어난 큰 컬러 다이아몬드를 골랐다는 것도 알아요. 아주 비싼 반지라는 것도 알고요. 그런데 제 반지는 조금 너무 화려하고 눈에 띄었어요. 도진 씨가 준 반지는 제가 소중하게 잘 간직할게요.”민하윤은 하도진의 손에 끼워진 은반지를 바라봤다.“제 형편은 도진 씨와 비교도 안 되잖아요. 이 반지는 길가의 작은 수공예 가게에서 재료를 사서 만든 거예요. 제가 직접 조금씩 갈고 닦고 모양을 잡고 글자도 새겼어요. 정교하게 만들지도 못했고 가격도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와는 비교할 수 없어요.”민하윤의 목소리가 조금 작아졌다.“그래도 싫어하지 말아요. 제가 결혼반지를 끼지 않았던 건 도진 씨가 생각한 것처럼 결혼한 사실을 숨기려던 게 아니에요. 그 반지가 너무 비싸고 화려해서 부담스러웠을 뿐이에요.”민하윤은 조용히 하도진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우리 결혼을 도진 씨 혼자만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하도진은 고개를 들어 한동안 천장만 바라봤다.눈도 깜빡이지 못한 채 눈가에 물기가 반짝였다.하도진은 민하윤을 더욱 세게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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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민하윤은 고개를 들어 모니터를 바라봤다.정말 의사의 말대로 포도알만 한 아기 둘이 보였다.아직 작은 손발까지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그 순간, 민하윤은 기쁨의 눈물을 닦았다.기쁘면서도 지난 일이 떠올라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반면 하도진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이었고 크게 기뻐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검사실을 나온 뒤 하도진은 민하윤의 허리를 받쳐 주며 천천히 걸었다.민하윤은 궁금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기쁘지 않아요?”하도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썹 사이에는 오히려 옅은 근심이 어려 있었다.“쌍둥이면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높잖아. 그런데 넌 마취가 잘 안 듣는 체질이니까... 네가 아플까 봐 걱정돼.”그제야 민하윤의 마음이 놓였다.“괜찮아요.”잠시 후 민하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전에 떠난 아기가 다시 우리한테 찾아온 걸까요?”하도진은 눈을 내리깔았다.다정하게 손을 들어 민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한참이 지나서야 낮게 대답했다.“그런가 봐.”두 사람은 다시 진료실로 돌아갔다.창밖으로 가을 햇살이 비쳐 온 세상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임신 12주 차고 이융모막 이양막 쌍둥이입니다. 현재 검사 수치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습니다.”의사는 진료 기록을 확인하며 말했다.“기록을 보니 전에 유산한 적이 있으시네요. 충분히 쉬셔야 합니다. 임산부에게 빈혈이 있으니 영양 섭취를 늘리고 철분도 보충하세요.”의사는 차분하게 주의 사항을 설명했다.“음식은 특별히 가릴 필요는 없지만 냉장고에 넣어 둔 하룻밤 지난 음식은 드시지 마세요. 생고기는 다른 식품과 분리해서 보관하시고요.”그러다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다소 완곡하게 덧붙였다.“안전을 위해 두 분이 같은 침대에서 주무시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겠습니다.”하도진의 입가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왜 같이 자면 안 된다는 거죠?”“같은 방에서 단순히 잠만 자는 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의사는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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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하도진은 진도에서 사 온 코코넛 과자 두 상자를 거실의 찻상 위에 올려놓았다.김옥자는 부엌에서 고개를 내밀었다가 두 사람을 발견하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김옥자는 민하윤의 손을 꼭 잡은 채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다.김옥자와 민하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간은 금세 흘러갔다.김옥자는 무척 즐거워했다.나이가 들수록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외로웠는데 늘 적막하던 넓은 저택에 오랜만에 밝은 웃음소리가 퍼졌다.민하윤은 온순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소파 한쪽에 단정히 앉아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했고 입가에는 내내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민하윤이 살갑게 말을 받아 줄 때마다 김옥자는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환하게 웃었다.하도진은 부엌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집안 도우미에게 인삼 오골계탕과 생강을 넣은 돼지고기찜을 준비하라고 일렀다.두 가지 모두 자극적이지 않는 보양식이었다.평소 하도진이 좋아하던 메뉴와는 전혀 달랐지만 도우미는 굳이 이유를 묻지 않고 곧바로 재료를 준비했다.하도진은 식탁 위에 놓인 청포도가 싱싱해 보이자 직접 씻어 접시에 담았다.거실로 가져온 하도진은 아무렇지 않게 민하윤 앞으로 내밀었다.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았다.그럼에도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들처럼 자연스러운 호흡과 친밀함이 느껴졌다.김옥자는 흐뭇한 마음으로 민하윤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이 포도는 네 할아버지가 오늘 마당에서 직접 딴 거야. 힘들게 포도 선반까지 만들어서 여름 내내 길렀어. 너희 오면 먹이겠다고 얼마나 아꼈는지 몰라.”하도진은 찻잔을 든 채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하진석이 석류나무 두 그루를 심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의아한 듯 물었다.“할머니, 할아버지가 마당 가득 채소랑 꽃을 심어 놓으시더니 갑자기 나무는 왜 심으시는 거예요?”“궁금하면 네가 직접 물어보면 되잖니?”김옥자는 귀찮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했다.모처럼 손주며느리와 재미있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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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네?”민하윤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김옥자는 포도가 너무 시어 이가 다 시릴 지경이었고 다급하게 민하윤을 말렸다.“너무 시어. 얼른 뱉어!”“그래요? 저는... 괜찮은데요.”민하윤은 눈을 반짝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고 진심으로 말했다.그럴수록 김옥자는 오히려 민하윤이 더 기특하게 느껴졌다.하진석이 정성껏 기른 포도라 민하윤이 일부러 맛있게 먹어 주는 거라고 생각했다.식사 중 하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하윤에게 삼계탕을 한 그릇 떠 줬다.하도진은 표면에 뜬 기름까지 일부러 말끔히 걷어 냈다.민하윤은 작게 고맙다고 말하고는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었다.간도 알맞고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났다.작은 그릇 하나를 깨끗이 비우자 하도진은 곧바로 일어나 두 번째 그릇을 민하윤 앞에 내려놓았다.민하윤은 빈 그릇을 내려놓기만 하면 새 국물이 끝없이 채워질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결국 정말 더는 먹지 못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하도진도 멈췄다.두 사람의 사이가 이렇게 좋아진 모습을 보니 김옥자는 더없이 기뻤다.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2층 침실로 올라갔다.하도진은 온몸에 땀이 난 탓에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민하윤은 할 일 없이 침대에 누워 트위터를 했다.그때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문자가 십여 개나 연달아 올라왔다.‘무슨 단톡방이지?’업무 단톡방은 분명 알림을 꺼 둔 상태였다.민하윤이 앱을 열어 보니 세 명이 있는 새로운 단체 채팅방이 하나 생겨 있었다.방 이름은 ‘선녀 대사관’이었다.백누리가 불과 3분 전에 만든 방이었다.[구이현: 이게 무슨 단톡방이죠? 제가 동의는 했나요? 마음대로 초대했네요.][백누리: 어머, 손이 미끄러져서 잘못 초대했네요?][백누리: 그럼 그냥 나가세요.][구이현: 왜요? 전 안 나갈 건데요!][백누리: 아가씨, 그렇게 새침하게 굴지 않으면 죽기라도 해요? 속으로는 엄청나게 좋아하면서 꼭 관심 없는 척하더라고요. 안 피곤해요?][구이현: 그건 제 마음이에요!]민하윤은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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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백누리: 흥, 연애 초보 티가 확 나네요. 하 대표님 같은 남자는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모든 게 남자 중 최상급인데... 멀쩡한 남자가 어떻게 금욕이랑 어울리겠어요?][백누리: 겉으로 차가운 남자일수록 사석에서는 반전이 더 크다니까요. 그래도 이 문제의 최종 답변권은 하윤한테 있겠죠.][백누리: 하윤아, 우리한테 공유해 줘.][구이현: 의자를 가져와 앉아서 기다리는 중...]두 사람은 싸우지도 서로 비꼬지도 않았고 유례없이 한마음이 되어 민하윤에게 화살을 돌렸다.두 사람은 성적인 이야기만 나오면 앞뒤도 가리지 않고 신이 나서 떠들었다.[민하윤: 이러다가 단톡방 정지당하는 거 아니야?][백누리: 금지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뭘?][구이현: 맞아요. 슬쩍 화제를 돌리지 마세요. 저희를 남 취급하는 거예요?][백누리: 그런데 이현 씨는 요즘 송지훈 씨랑 어떻게 돼 가는 거죠? 둘이 사귀는 거예요?][구이현: 헛소리하지 마세요. 저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백누리: 귀신도 안 믿겠네요. 진도에서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거든요? 송지훈 씨가 아주 이현 씨를 허리춤에 묶어 다니고 싶어 하던데요? 지금도 이현 씨를 쫓아다니는 거 맞죠?][구이현: 아직 생각 중이에요. 오빠한테 가서 일러바치지는 마요.][백누리: 흥, 걱정도 팔자네요. 저는 이현 씨 오빠랑 별로 안 친해요. 그런데 구준오 씨가... 고은율을 좋아하는 건 알아요?]구이현은 깜짝 놀라 얼굴에 붙인 팩을 확 떼고 몸을 일으켰다.자기가 백누리를 너무 얕잡아 봤다.‘이 여자는 어떻게 모르는 게 없지?’[구이현: 그걸 어떻게 알아요? 무슨 점쟁이예요?]칭찬에 우쭐해진 백누리는 채팅방에 고개를 젖히고 웃는 이모티콘을 여러 개 올렸다.두 사람은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신나게 떠들었다.덕분에 하도진이 정말 금욕적인 남자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완전히 묻혔다.민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드디어 화제가 다른 데로 넘어갔다.하얀 손끝을 키보드 위에 올려놓았지만 민하윤은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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