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내 팔자는 네 팔자만도 못해.”예연숙이 한숨을 섞어 말했다.“너는 아들이라도 있잖아. 나는 딸 하나뿐이야. 나중에 내가 누구를 믿고 살겠어. 결국 사위밖에 더 있어? 근데 얘는 결혼도 안 하겠다고 하니, 내가 속이 안 타겠냐.”예심애는 웃으며 바로 받아쳤다.“언니가 왜 그렇게 생각해? 내가 언니 동생이잖아. 그럼 우리 창만이도 언니 아들이지. 나중에 효도는 똑같이 할 거야.”옆에 앉아 있던 송창만도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모, 나중에 나이 드시면 우리 집으로 오세요. 엄마랑 같이 제가 잘 모실게요.”예연숙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그래, 역시 아들 있는 집은 다르네.”지설은 그 장면이 우습게 느껴졌다. 병원비를 누가 냈는지, 간병인을 누가 붙여 놓았는지, 생활비를 누가 대고 있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예심애 모자의 달콤한 몇 마디 말이, 지설이 해온 모든 것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었다.‘정말 허탈하네.’예심애와 송창만이 병실을 나간 뒤, 지설이 어머니에게 말했다.“엄마, 이모네한테 그렇게 마음 다 주지 마. 십수 년 동안 한 번도 안 찾아왔잖아. 갑자기 나타난 게 이상하지 않아?”예연숙은 딸이 예민하다는 듯 말했다.“네가 괜히 사람을 나쁘게 보는 거야. 네 이모는 나보다 여덟 살이나 어리고, 어릴 때 내가 키우다시피 했어. 무슨 꿍꿍이가 있겠어?”예연숙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그동안 못 온 것도 사정이 있었겠지. 남편 챙기고, 애 키우느라 얼마나 바빴겠어. 한가하게 병문안 다닐 처지가 아니었을 거야.”“그리고 지금이라도 찾아왔잖아. 너 결혼 상대도 소개해 주겠다고 하고. 그게 다 너 걱정해서 그런 거 아니겠어? 너 말이야, 이모를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마. 친척끼리 서로 의지하면 좋은 거지.”지설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모네가 사업도 잘된다면서 병문안 오면서 과일 하나 안 들고 온 건 왜일까? 그리고 창만이를 나한테 붙이겠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내 학원 아직 자리도 못 잡았는데...”예연숙은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