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으로 돌아온 뒤 유빈은 한껏 자신감에 차서 정오 무렵 다시 몇 가지 음식을 직접 만들어 황제께 보냈다.맛은 그저 그랬지만, 그 요리의 장점은 분명했다. 뜨겁다는 것! 젓가락을 하나 들면 뜨거운 요리, 그다음 젓가락을 옮겨도 뜨거운 요리였다. 하림은 젓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우아하게 식사를 이어갔다.뜨거운 걸 먹어야 제맛이지. 그는 천하의 주인이자 구오지존, 차가운 밥은 죄수들이나 먹는 법이었다.유빈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폐하, 마음에 드신다면 오늘 밤 빈이 친히 저녁상을 준비해도 되겠사옵니까?”하림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혹시 자신이 좀처럼 유빈을 부르지 않으니 유빈이 일부러 실력을 아껴두며 애태우는 것일까?하림은 그날 강윤지가 만든 경단이 떠올랐다. 그녀에게서 솜씨를 전수했다는 유빈, 과연 얼마나 나은 손맛을 가졌는지 한번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환관이 건네는 손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오늘 밤, 양심전으로 오거라.”유빈의 가슴은 환희로 뛰었으나 여전히 기품을 유지한 채 고개를 숙였다.“예, 폐하.”곧 해가 지고 궁에 어둠이 내려앉았다.유빈은 화려한 궁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치맛자락에는 정교하고 복잡한 자수가 흐드러져 있었고 옷감은 얇아 속살이 은근히 비쳤다. 그녀는 동경 앞에서 거듭 빗질하며 오늘 밤 황제에게 가장 완벽한 자태를 보이려 했다.“마마, 정말 절세미인이시옵니다. 황상께서 틀림없이 마음에 들어 하실 것이옵니다.”취영이 연신 찬사를 늘어놓자 유빈은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취영, 그 탕수갈비를 가져오너라.”취영이 곧바로 붉은 윤기가 흐르는 탕수갈비 한 접시를 들고 왔다. 이는 유빈이 황제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요리였다. 최고급 갈비를 고르고 비밀스러운 양념을 더해 황제의 입맛을 사로잡으려 했다.모든 준비를 마치자 내무부의 환관이 와서 유빈을 어전에 부른다는 전갈을 전했다. 유빈은 취영에게서 도포를 받아 어깨에 걸쳐 은근히 드러나는 속살을 가리고는 음식 상자를 들고 환관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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