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도의 손등이 향불에 데고 말았다. 그런데 그 불이 손이 아니라 그의 심장을 태우는 것처럼 뜨겁고 쓰라렸다.주영도가 강루인을 보며 말했다.“그냥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싶었을 뿐이야.”요즘 야위어 더 커진 강루인의 눈이 까맣게 빛났다. 그녀가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당신은 그럴 자격 없어.”강루인이 왜 이러는지 알 리가 없었던 강규덕이 호통쳤다.“강루인, 뭐 하는 거야? 비켜.”‘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 시끄럽게 굴면 어떡해? 창피해서 원.’강규덕이 새 향을 꺼내 주영도에게 건네려 했다. 그런데 주영도가 받기도 전에 강루인이 향을 바닥으로 내던지고 그를 노려보았다.“꺼져!”강루인은 할머니가 조용히 떠나길 바랐다. 마지막 가는 길마저 소란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주영도의 손등이 붉어진 걸 본 강규덕이 눈살을 찌푸리며 못마땅한 기색을 내비쳤다.“강루인, 미쳤어? 제발 인간답게 굴어. 네 할머니 장례식에서 이게 무슨 짓이야? 이러면 할머니가 편히 가실 수 있겠어?”‘사적인 자리라면 몰라도 사람들이 가득한 자리에서는 체면 좀 차릴 수 없는 거야? 네 체면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강씨 가문이 망신을 당하게 내버려 둘 순 없어.’양딸에 대한 강규덕의 불만이 점점 더 커졌다.강루인의 새까만 눈동자가 서늘하게 번뜩였다.“당신 어머니,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가 저 사람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살인범이 할머니께 인사를 드린다고요? 할머니 편히 가시지 못하게 만들 작정이에요?”강규덕이 무슨 속셈인지 강루인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그녀의 말에 강규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이수희의 죽음이 너무 큰 충격이라 강루인이 정신이 나간 건 아닌지 의심했다.“무슨 헛소리야, 그게?”‘영도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왜? 이유가 없는데.’강루인이 이어 말했다.“난 이미 주영도랑 이혼했어요. 그러니까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미련을 갖지 말아요. 이 사람 지금 당신 어머니를 죽인 원수예요. 조금이라도 자존심이 있다면 비겁하게 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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