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도가 말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강루인이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당연히 알지. 두 사람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라고 축복하는 거잖아.”‘이번 생은 물론이고 다음 생, 그다음 생까지 딱 붙어 지내길 빌어줄게. 진심으로.’주영도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솟구치는 짜증을 억눌렀다.“제발 그놈의 억지 좀 그만 부려. 연정이와의 일은 이미 다 끝난 과거야. 다시 함께할 일 절대 없어. 내가 연정이를 구하려는 건 어디까지나 지난 정을 생각해서야.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엮으면서 사람 몰아세우지 마.”“그래서?”주영도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래서라니? 뭐가?”강루인의 목소리가 서릿발처럼 차갑게 내려앉았다.“당신의 그 구질구질한 과거에 대한 대가를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한다는 거야? 구아정이 범인이긴 하지만 영도 씨랑 구연정이 결백하다고 장담할 수 있어?”강루인이 주영도의 치부를 가차 없이 들춰냈다.“구연정이 아니었으면 구아정이 당신한테 달라붙었을까? 구연정의 심장이 아니었더라면 당신이 구아정을 그렇게 오냐오냐 봐줬겠냐고. 영도 씨가 계속 용납한 바람에 우리 할머니가 처참하게 죽었어. 그런데 이제 와서 구연정을 안 좋아한다고? 그저 옛정일 뿐이라고?”마음 같아서는 주영도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영도 씨가 상스럽다고 한 게 오히려 과분한 칭찬이었네. 당신은 곱게 죽는 것도 사치야.”천 번을 베어 죽여도 이 증오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강루인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 때문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녀가 떨고 있다는 걸 알아챈 주영도가 다가가 안아주려 했지만 강루인이 가차 없이 거절했다. 그러고는 들고 있던 가방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꺼져!”주영도가 고개를 뒤로 젖혀 간신히 공격을 피한 뒤 호흡을 가다듬으며 애써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많이 힘든 거 알아. 이해해. 내 마음도 편치 않아. 하지만 제발 애먼 데 화풀이하지 마. 잘못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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