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Chapter 521 - Chapter 523

523 Chapters

제521화

“역겨워.”주영도가 강루인에게 얻어맞아 돌아갔던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눈빛이 흔들리더니 이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럼 누가 안 역겨운데? 차성열?”주영도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혹시 그놈이랑 잤어? 그놈이 잘해주든?”주영도가 강루인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대답해!”강루인이 그의 손을 쳐내려 팔을 올린 그때 주영도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차 지붕 위로 눌러버렸다.“묻잖아. 그놈이랑 잤냐고.”싸늘한 한기를 내뿜는 그의 얼굴이 어둡기 그지없었다. 강루인이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맞받아쳤다.“당신이 뭔데? 내가 누구랑 자든 무슨 상관이야? 다른 남자랑 자도 당신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주영도가 먹구름이 낀 얼굴로 말했다.“너 원래 이렇게 상스러운 여자였어?”강루인이 억지로 고개를 뒤로 젖히긴 했지만 눈빛만큼은 경멸과 비웃음으로 가득했다.“상스러운 거로 치면 영도 씨를 따라올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가장 상스러운 건 영도 씨야. 우린 이미 이혼했어. 난 더 이상 당신 사람이 아니고 당신도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자격 없다고.”“지금 나한테 배신이라도 당한 표정을 짓는 건 무슨 뜻인데? 내가 떠나니까 이제야 아쉬워? 아니면 영도 씨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었던 장난감이 제멋대로 구니까 불쾌한 거야?”한때는 죽고 못 살 만큼 사랑했지만 이제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싶은 남자의 얼굴을 응시하며 강루인이 또박또박 말했다.“추태 부릴 거면 혼자 부려. 날 끌어들이지 말고.”강루인은 이미 겪을 만큼 겪고 정신을 차렸으니 다시는 늪에 빠질 생각이 없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단호하게 선을 긋는 강루인의 모습에 주영도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팽팽하게 긴장했던 근육이 풀리며 그녀의 턱을 쥐고 있던 손에도 힘이 빠져나갔다.주영도가 허리를 살짝 굽힌 채 마른침을 삼켰다. 목소리도 무척이나 무기력했고 그녀에게 달리 방법이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우리 예전처럼 제대로 대화 좀 하면
Read more

제522화

주영도가 말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강루인이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당연히 알지. 두 사람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라고 축복하는 거잖아.”‘이번 생은 물론이고 다음 생, 그다음 생까지 딱 붙어 지내길 빌어줄게. 진심으로.’주영도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솟구치는 짜증을 억눌렀다.“제발 그놈의 억지 좀 그만 부려. 연정이와의 일은 이미 다 끝난 과거야. 다시 함께할 일 절대 없어. 내가 연정이를 구하려는 건 어디까지나 지난 정을 생각해서야.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엮으면서 사람 몰아세우지 마.”“그래서?”주영도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래서라니? 뭐가?”강루인의 목소리가 서릿발처럼 차갑게 내려앉았다.“당신의 그 구질구질한 과거에 대한 대가를 내가 목숨으로 치러야 한다는 거야? 구아정이 범인이긴 하지만 영도 씨랑 구연정이 결백하다고 장담할 수 있어?”강루인이 주영도의 치부를 가차 없이 들춰냈다.“구연정이 아니었으면 구아정이 당신한테 달라붙었을까? 구연정의 심장이 아니었더라면 당신이 구아정을 그렇게 오냐오냐 봐줬겠냐고. 영도 씨가 계속 용납한 바람에 우리 할머니가 처참하게 죽었어. 그런데 이제 와서 구연정을 안 좋아한다고? 그저 옛정일 뿐이라고?”마음 같아서는 주영도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영도 씨가 상스럽다고 한 게 오히려 과분한 칭찬이었네. 당신은 곱게 죽는 것도 사치야.”천 번을 베어 죽여도 이 증오가 풀리지 않을 것이다.강루인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 때문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녀가 떨고 있다는 걸 알아챈 주영도가 다가가 안아주려 했지만 강루인이 가차 없이 거절했다. 그러고는 들고 있던 가방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꺼져!”주영도가 고개를 뒤로 젖혀 간신히 공격을 피한 뒤 호흡을 가다듬으며 애써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할머니가 돌아가셔서 많이 힘든 거 알아. 이해해. 내 마음도 편치 않아. 하지만 제발 애먼 데 화풀이하지 마. 잘못한 건
Read more

제523화

노윤환의 말을 듣고도 주영도는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누가 봐도 몹시 불쾌한 상태였다.노윤환이 백미러로 입술이 터진 상사의 얼굴을 살피며 속으로 생각했다.‘강루인 씨를 만나러 와서 상처 하나 안 남기면 섭섭하지. 이것도 일종의 방문 인증이라고 할 수 있겠어.’그가 미리 준비해둔 구급상자를 뒤로 건넸다. 이런 상황이 올 줄 알고 미리 챙겨둔 자신을 감탄하면서....구아정과 시간을 끌 생각이 없었던 주영도는 다음 날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그런데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경호원으로부터 구아정이 투신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주영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노윤환에게 더 빨리 달리라고 했다.병원에 도착한 그때 창가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당장이라도 뛰어내릴 듯한 구아정의 모습이 보였다.노윤환의 시선이 잘려나간 구아정의 다리로 향했다. 몸은 망가졌어도 독기는 여전했다.‘저 지경이 됐는데도 가만히 있지 않다니.’주영도가 험악한 얼굴로 입원 병동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양동운과 마주쳤다.“영도야.”양동운을 본 순간 주영도가 흠칫 놀랐다. 하지만 대꾸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병실.경호원들이 기회를 엿보며 대기 중이었고 채정화가 친어머니라도 죽은 것처럼 대성통곡하고 있었다.“아정아, 제발 내려와. 엄마 놀라게 하지 말고.”그 광경을 본 양동운 역시 안색이 창백해진 채로 채정화와 함께 구아정을 달래기 시작했다.주영도는 눈앞의 소란을 덤덤하게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들어온 순간부터 구아정의 시선이 오로지 그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부딪혔다. 구아정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던 주영도가 천천히 물었다.“어떻게 협상하고 싶은데?”구아정의 두 눈에 광기가 서려 있었다. 몸이 채 회복되기도 전에 무리를 한 탓에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했고 붕대 위로 피가 배어 나왔다.그 모습에 노윤환이 혀를 내둘렀다.‘정말 독한 여자야. 남한테 잔인한 건 그렇다 쳐도 본인한테
Read more
PREV
1
...
48495051525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