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Chapter 471 - Chapter 480

523 Chapters

제471화

쾅 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밤을 뒤흔들었고 처참한 비명이 어둠을 갈랐다.유씨 가문 사람들의 차가 절벽으로 떨어지기 직전 다른 차 한 대가 어둠을 헤치고 달려오더니 지광혁의 검은 차를 향해 돌진했다.또 한 번의 쾅 하는 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SUV 한 대가 지광혁이 탄 차의 조수석을 들이박고 차량을 원래 궤도에서 이탈시켰다.SUV를 몰고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강루인이었다.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차 헤드라이트를 사이에 두고 빤히 쳐다봤다. 무서운 살기가 폭발함과 동시에 양측 모두 상대방을 죽여버리고 싶어 했다.강루인이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바퀴가 마찰하면서 불꽃이 튀었고 차 두 대가 힘겨루기를 벌였다. 결국 강루인이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지광혁의 차가 바위 절벽에 처박혔다.칠흑 같은 밤, 달려온 구조대의 불빛이 하늘을 훤히 밝혔다.지광혁은 그제야 발각되었음을 깨달았다.구조가 두 곳에서 이루어졌다. 한쪽은 유씨 가문 사람들이었고 다른 한쪽은 강루인 쪽이었다.차성열이 창백한 얼굴로 멀리서 달려왔다. 말투가 평소와 달리 무척이나 엄숙했다.“너 미쳤어? 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아?”아드레날린이 폭발하여 지금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강루인은 흥분만 느껴질 뿐 두려움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강루인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선배, 저 사람이에요. 저 사람이 우리 할머니를 죽였어요.”차성열은 그녀를 부축해 차에서 내렸다.“알아. 나머지는 경찰이 알아서 처리할 거야.”그의 심장도 강루인만큼 빨리 뛰었다.‘방금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긴 아는 거야?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고.’경찰들이 몰려왔다.“움직이지 마!”지광혁이 경찰에게 잡힌 채 차에서 끌려 나왔다. 충격으로 다리를 다친 듯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강루인을 노려봤다.하지만 강루인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할머니를 죽인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차성열이 강루인을 데리고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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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초인종 소리가 계속 울렸다. 문 앞으로 다가간 구아정은 바로 문을 열지 않고 문구멍을 통해 밖을 확인했다.그 순간 구아정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오빠, 이 늦은 시간에 웬일이야?”말하면서 주영도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돌렸다.주영도가 집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구아정이 문을 닫으려 하자 주영도가 단호하게 말했다.“문 열어둬.”그 말에 구아정이 잠시 멈칫했지만 그래도 시키는 대로 했다.“오빠, 뭐 마실래? 내가 가져다줄게.”주영도가 무표정한 얼굴로 눈도 깜빡이지 않고 구아정을 쳐다봤다.“나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구아정의 입가에 걸렸던 미소가 굳어지더니 대답 대신 되물었다.“그건 갑자기 왜 물어?”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네 뱃속에 있었던 아이 진짜 내 아이 맞아?”구아정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겉으로는 그의 추궁과 심문을 견뎌내며 억울한 척했다.“오빠, 그 아이 이제 이 세상에 없어. 그런데도 날 의심하는 거야? 오빠가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건 아는데 그건 엄연한 사실이야. 아이가 잘못되긴 해도 우리 사이에 사이가 존재했었다는 건 변하지 않아.”주영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언니도 널 잘 몰랐고 나 역시 널 잘못 봤어.”늘 남을 이용해왔던 그였는데 그가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데리고 들어와.”주영도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몰골이 엉망이 된 남자가 노윤환에게 질질 끌려 들어왔다.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구아정의 두 눈이 급격히 흔들렸다.“이 사람 알아?”거실에 주영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차분한 말투였다.구아정이 주먹을 꽉 쥐고 평소처럼 태연하게 대꾸했다.“오빠, 이 남자 누구야? 난 모르는 사람인데. 왜 이 사람을 데려온 거야?”“모른다고?”주영도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직접 아정이한테 말해. 서로 아는 사이 맞는지.”이 말은 그 남자에게 던진 것이었다.붙잡힌 남자가 바로 얼마 전 병원에서 강루인에게 들켰던 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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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구아정은 이 남자와의 관계를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이미 아이를 잃어 물증도 없기에 끝까지 잡아뗄 생각이었다.“오빠, 어떻게 날 이렇게 모욕할 수가 있어?”구아정의 눈시울을 붉어지더니 억울함을 호소했다.“아이를 유산해서 이미 한 번 큰 상처를 받았어. 대체 뭘 더 원하는 거야? 내가 미쳐버리길 바라는 거야?”주영도의 대체품이었던 남자가 구아정이 가련한 척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나랑 있을 땐 엄청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었는데. 심지어 잠자리할 때 내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때리기까지 했으면서.’주영도가 말이 없자 업소 남자가 나서서 말했다.“날 모른다는 한마디로 발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업소 남자도 ‘공을 세워 죄를 갚겠다’는 심산이었다. 그가 사실대로 말하면 주영도가 조금이라도 봐주길 바랐다.어쨌거나 그도 ‘억울한’ 사람이었고 그런 일을 직접 계획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업소 남자가 구아정의 퇴로를 막아버렸다.“저한테 증거가 있어요.”그러고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주영도에게 공손하게 바친 다음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 이 안에 제가 저 여자랑 잔 증거가 있어요. 시간 기록도 있어서 임신 시기와 맞춰보면 딱 맞을 겁니다.”영상의 내용에 관해 관심이 없었던 주영도는 화면만 힐끗 본 후 휴대폰을 구아정의 몸에 던졌다.영상을 본 순간 구아정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녀가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소리쳤다.“가짜야. 다 조작된 거라고. 오빠, 이 영상은 이 사람이 조작한 거야. 분명 누군가 날 모함하려고 일부러 이런 게 틀림없어.”구아정이 앞으로 다가와 주영도의 팔을 잡았다.“오빠, 제발 나 좀 믿어줘.”주영도가 그녀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내가 바보로 보여?”구아정이 업소 남자와 잠자리를 가진 시점과 그들의 ‘불륜 현장’이 들켰던 시점이 고작 이틀 차이였다.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사람을 구한 걸 보면 그날 밤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이었다.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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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구연정의 소식이 주영도를 흔들기에는 충분했지만 강루인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역부족이었다.강루인은 구연정이 살았든 죽었든 관심이 없었다. 만약 구연정의 존재가 구아정을 잡아넣는 데 방해가 된다면 차라리 다시 죽어주길 바랐다.그냥 곱게 죽어 있을 것이지, 굳이 살아서 나타나 대체 뭘 어쩌겠다는 건가?주영도는 구아정이 던진 폭탄 같은 소식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옆에 있던 강루인이 입을 열었다.“경찰관님, 이 형사 사건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거 아시죠?”나중에 어떻게 처리하든 지금은 일단 구아정을 체포해야 했다.“이거 놔. 난 아무 잘못 없어.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사람 잘못 잡았어.”구아정이 기대 어린 눈빛으로 주영도를 쳐다봤다.“오빠, 나랑 약속했잖아. 우리 언니 대신 날 잘 보살펴주겠다고. 오빠...”구아정의 절규가 복도에 처참하게 울려 퍼졌다.강루인이 경찰을 따라 현장을 떠났다.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주영도에게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여보...”주영도의 시선이 그녀를 애타게 쫓았다. 그가 강루인을 따르려던 그때 차성열이 앞을 가로막았다.“낯선 여성을 따라다니는 건 범죄 행위입니다. 신고당하고 싶지 않으시면 이쯤 하시죠.”주영도가 적의를 가득 담아 차성열을 노려보았다.“루인이는 내 와이프야.”차성열이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올해 서른한 살이죠? 아직 젊은데 벌써 기억력에 문제가 생겼어요? 루인이랑 이미 이혼했잖아요. 설마 잊었어요? 정 기억이 안 나면 집에 있는 이혼 증명서라도 다시 꺼내서 보세요. 다음에도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하면 안 되니까.”강루인과 차성열이 함께 자리를 떠났다.주영도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내려가는 숫자를 쳐다봤다. 표정이 험악하기 그지없었다.주변 사람들 모두 그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눈치채고 괜히 불똥이 튈까 봐 눈치 있게 물러났다.업소 남자 역시 존재감을 지우려 애썼지만 가끔은 지우려 할수록 더 쉽게 들켰다. 주영도의 날카로운 눈빛에 업소 남자가 화들짝 놀라 몸을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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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심문실.경찰이 탁자를 두드렸다.“순순히 부는 게 좋을 거야.”구아정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초조하게 말했다.“말했잖아요, 저 아니라고.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자백하긴 뭘 자백해요?”지광혁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엔 걱정했지만 이내 침착해졌다. 그가 죽어도 구아정을 불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확실한 증거가 나온다면 죄를 뒤집어쓸지언정 절대 구아정을 끌어들이지 않을 것이다.구아정이 강한 멘탈로 버티고 있긴 했지만 심문실의 눈부신 조명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다. 덥고 숨이 막혔다.경찰이 말했다.“아니라고 계속 잡아떼면 아무 일 없을 줄 알아요? 불법 폭탄으로 사람을 죽인 것만으로도 사형을 받기에 충분해요. 사실대로 얘기하고 순순히 협조하면 감형해줄 수도 있어요...”그가 뭐라 말하는지 구아정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조명 때문에 등에 땀이 흥건해졌고 입안도 바짝 말랐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그때 심문실 문이 열리고 공무원 한 명이 들어와 구아정의 맞은편에 앉은 경찰관의 귓가에 무언가 속삭였다.경찰이 구아정을 힐끗 보더니 기록부를 챙기고 사무적인 말투로 말했다.“따라와요.”구아정은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몰랐다. 그저 이곳을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다.면회실.구아정이 수갑을 찬 채 들어왔다.주영도를 보자마자 초췌했던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흥분하면서 달려들려 했다.“오빠...”그 모습에 경찰이 그녀를 제압하며 윽박질렀다.“얌전히 앉아요!”구아정이 앉은 뒤 수갑을 의자에 채웠다.이런 초라한 몰골로 주영도를 만나는 게 분하고 억울했다.“나 데리고 나가려고 온 거지?”구아정이 다급하게 외쳤다.“오빠, 나 여기 있기 싫어. 사람들이 다 나를 괴롭혀. 밥도 안 주고 물도 안 주고 잠도 못 자게 해. 너무 힘들어. 오빠가 날 가장 아끼잖아. 제발 빨리 데리고 나가줘.”범인을 심문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구아정처럼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이런 심문을 겪어봤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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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주영도가 말했다.“지광혁이 네가 시킨 거라고 다 불었어.”“그럴 리가 없어.”구아정이 무의식적으로 부정했다.‘지광혁이 날 배신할 리가 없어.’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깨달았다. 주영도가 그녀를 떠보려고 한 말이라는 것을.주영도의 배신에 구아정이 눈을 부릅뜨며 악을 썼다.“거짓말이지? 어떻게 강루인 때문에 나한테 거짓말할 수가 있어?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내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이렇게 잔인하게 대하면 안 되지.”주영도가 차갑게 말했다.“난 단 한 번도 널 좋아한 적 없어.”흥분한 나머지 구아정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좋아한 적이 없다고? 그런데 왜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어? 내가 전화 한 통만 해도 강루인을 버리고 달려와서 날 걱정해주고 챙겨줬잖아.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뭔데? 오빠 친구들조차 우리가 연인이라고 생각했고 오빠도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었어. 이게 사실상 우리 관계를 인정한 게 아니야?”“오빠, 나한테 희망을 준 건 오빠야. 그런데 이제 와서 버리겠다고? 그럼 그동안 내가 쏟아부은 노력은 다 뭐야? 오빠랑 함께하려고 그렇게 했던 건데.”주영도의 태도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내 호의가 네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명분이 될 수 없어.”“호의?”구아정이 실소를 터뜨렸다.“하하. 오빠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핏빛으로 물든 눈동자에 지독한 원망만 서려 있었다.“제일 잔인한 건 오빠야.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내가 가까이하는 걸 허락했고 내가 강루인을 괴롭히는 걸 알면서도 못 본 척 외면했어.”구아정이 미친 사람처럼 몰아붙였다.“나한테 잘해준 게 언니 부탁 때문이었다는 따위의 개소리는 집어치워. 그건 강루인 같은 멍청이나 속일 수 있는 핑계니까. 오빠도 그냥 사람들이 떠받드는 걸 즐긴 거야. 사람들이 오빠 주위를 맴도는 건 즐기지만 정작 오빠는 관심이 없는 척했지.”“강루인이 오빠를 좋아할 땐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마음을 정리하니까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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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감정 호소가 통하지 않자 구아정은 전략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주영도가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낮게 말했다.“내가 너를 어떻게 믿어?”구아정이 생각을 거침없이 내뱉었다.“믿음 따위는 필요 없어. 오빠가 구연정의 생사를 신경 쓰고 있다고 난 확신하거든.”말이 끝나기 무섭게 면회실에 정적이 감돌았다.이 무거운 침묵이 구아정에게도 확신을 주었다. 이 카드가 그녀의 생명줄이라는 것을. 그러나 주영도가 구연정을 신경 쓰고 소중히 여길수록 구아정의 가슴 속에 원망과 분노가 불길처럼 치솟았다.‘구연정 그 망할 년은 팔자도 좋지. 사라진 지 몇 년인데 아직도 주영도의 마음을 붙들고 있다니. 내가 잘 보이려고 그렇게 애를 써도 결국에는 거절당했는데. 이 지경이 된 건 전부 너희들 때문이야.’주영도의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 드리워졌고 기운도 무서울 정도로 가라앉았다. 그는 다른 사람이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했다.오랜 시간 함께 지낸 터라 구아정도 주영도의 성격을 나름 알고 있었다. 그는 늘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상황을 통제하길 즐기는 자였다. 지금 누가 봐도 구아정이 주영도를 도발하고 있었다.하지만 그게 뭐?여자가 더 이상 집착하지 않으면 누구보다도 이성적으로 변하게 된다.구아정이 확실한 카드를 쥐고 주도권을 행사했다.“이만 들어갈게요.”이 말은 뒤에 서 있는 경찰에게 한 말이었다.주영도가 아무 말이 없자 경찰이 수갑을 풀어 구아정을 데리고 나갔다.“내가 여기 오래 있을수록 구연정한테 좋지 않다는 것만 알아둬.”구아정은 이 말을 남기고 경찰을 따라 나갔다.마침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온 강루인이 밖으로 나오던 주영도와 딱 마주쳤다. 주영도의 눈빛이 반짝였다.“여보...”강루인의 두 눈에 경계심이 가득했다.“여긴 왜 왔어? 설마 구아정을 빼내려고?”그 순간 강루인이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하더니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다.주영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강루인은 잘 알고 있었다. 정말로 그가 뒤에서 움직인다면 구아정을 빼내지 못할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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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주영도가 어두운 얼굴로 차성열과 함께 떠나는 강루인을 쳐다봤다. 그들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선을 거두었다.“구신원한테 연락해서 날 찾아오라고 해.”그 말에 노윤환이 눈썹을 치켜세웠다.‘구아정이랑 사이가 안 좋아지니까 구아정의 아버지를 이젠 아저씨라 부르지도 않네.’구신원이 전화를 받고 지체 없이 주영도를 만나러 왔다. 만나자마자 주영도에게 물었다.“영도야, 아정이 괜찮아? 언제 아정이를 만날 수 있어?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옆에 있던 채정화 역시 기대에 찬 얼굴로 주영도를 쳐다봤다.일이 터진 이후로 구아정을 쭉 만나지 못해 애가 탔다.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무슨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되었다.주영도는 그들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그들을 부른 목적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아정이한테 가서 연정이 지금 어디 있는지 말하라고 해요. 말하지 않는다면 온 가족이 감옥에서 상봉하게 될 거라고 전하고요.”그 말에 구씨네 부부가 말을 잇지 못했다. 다 알만한 단어들이었지만 합쳐지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구신원이 말했다.“연정이 묘가 어디 있는지 너도 알잖아.”“연정이 아직 살아있다고 아정이가 직접 말했어요.”주영도가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들에게 압박을 가했다.“당신들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이제 구아정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어요.”주선 그룹에서 나온 후에도 구씨네 부부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구연정이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채정화가 구신원의 팔을 잡고 다급하게 말했다.“여보, 영도 말이 대체 무슨 뜻이야?”구신원 역시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다.‘이미 죽은 사람이 살아있다니. 이게 말이 돼?’그래도 넋이 나간 채정화보다 구신원이 그나마 빨리 정신을 차렸다. 그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자. 아정이 만나러.”이해가 안 되는 건 구아정을 만나면 알게 될 것이다. 주영도가 힘을 써준 덕분에 이번에는 수월하게 구아정을 만날 수 있었다.누군가 면회 왔다는 소식에 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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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구신원이 물었다.“네 언니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그는 큰딸 구연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뛰어난 아이였고 그에게 명예를 가져다줄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구연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구신원은 진심으로 한동안 슬퍼했었다.구아정이 말했다.“아빠, 내가 지금 무사히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주영도한테 달렸어요. 여기서 내보내 주기만 한다면 구연정한테 아무 일이 없게 할게요.”구신원이 뭔가 떠오른 듯 눈빛이 반짝였다.“연정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줘. 내가 가서 영도랑 협상할게.”같이 산 세월이 얼마인데 서로의 속셈을 모를 리가 없었다.구아정이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구연정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주영도가 날 구해주지 않는다면 구연정이랑 함께 죽을 거니까 큰딸을 이용해서 주씨 가문과 사돈을 맺을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날 버리고 구연정을 되찾아 두 사람을 다시 붙여놓으려 한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꿈도 꾸지 마. 나 외에는 아무도 내 카드를 이용하지 못한다고.’구아정에게 속마음을 들킨 구신원이 겉으로 태연한 척하며 계속 설득했다.“난 네 아빠야. 네가 죽어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 널 빼낼 방법을 아빠가 생각해볼 테니까 일단 연정이가 어디 있는지 알려줘. 만약 말하지 않으면 주영도가 우리까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온 가족이 함께 죽어가는 걸 보고 싶어?”“아빠는 날 구할 능력이 없어요.”구아정은 구신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수십 년을 부녀로 살았는데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찌 모르겠는가? 다들 이익만 좇는 사람이라 누가 이용 가치가 있으면 누구를 중요하게 여겼다.그녀는 어리석지 않았다. 하여 구신원의 거짓된 약속 같은 건 믿지 않았다. 구연정의 위치를 얘기한 순간 바로 버려질 것이고 내년 이맘때면 그녀의 기일이 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구아정이 말했다.“돌아가서 주영도한테 내 태도를 전해요.”“나랑 네 엄마가 너 때문에 죽어가는 걸 보고 싶어?”“아빠도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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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구아정네 가족의 대화가 결국 불쾌하게 끝이 났고 구씨네 부부 사이에도 그로 인해 균열이 생겼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구씨 가문의 가훈이었다. 세 식구는 이제 두 진영으로 완전히 나뉘었다.그 소식이 주영도에게도 전해졌다. 주영도가 미간을 찌푸렸고 눈빛도 어두워졌다.그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이미 위태로운 구신원의 사업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기회를 줬건만 그들은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사업에 타격을 입은 구신원이 발을 동동 구르며 격분했다. 작은 이득을 취하려다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고 말았다.주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배경에 의지하려 했으나 구아정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구신원이 분노하며 감옥으로 달려갔다. 구아정은 구연정의 위치를 끝까지 얘기하지 않았다.“뭘 그렇게 서둘러요? 지금은 주영도가 우리한테 빌어야 하는 처지라고요. 아빠가 조급해할수록 주영도한테 더 쉽게 휘둘릴 뿐이에요. 내가 무사히 나가기만 하면 구연정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알려줄게요. 그때 가서 좋은 장인어른 노릇을 하도록 하세요.”구신원 역시 속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아정이 말이 일리가 있어. 협상이 원래 그런 게 아니겠어? 영도가 연정이를 많이 신경 쓰니까 나중에 가족이 다 모이게 되면 영도도 미래 장인을 용서하고 조사하지 않을 거야. 그때 가서 아정이를 구할 수 있으면 구하고. 어쨌거나 아정이도 내 딸인데 내버려 둘 수는 없지.’그런데 구신원이 망설인 사이 주영도가 그를 파산시켜버렸고 그의 해외 자산까지 모두 압류되었다.구신원이 결국 화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그제야 주영도가 그들에게 조금도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구씨 가문이 파산하고 밀수 혐의로 구금되었다는 소식을 주영도가 구아정에게 흘렸다.하지만 구아정은 강루인과 달랐다. 어릴 적부터 이기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라 오직 그녀만 생각했다.본인의 코가 석 자인데 부모가 어떻게 되든 신경 쓸 리가 있겠는가?구아정의 반응을 들은 순간 주영도의 두 눈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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