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루인이 온 힘을 다해 몸을 날렸으나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순간 할머니의 머리밖에 받쳐 들지 못했고 몸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그녀는 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눈물을 쏟았다.“할머니...”이수희는 손녀를 안심시키려 애써 목소리를 쥐어짜려 했다. 그런데 입을 열자마자 피를 토해냈다. 피가 강루인의 얼굴을 적셨고 두 눈이 더욱 붉게 물들여졌다.구아정이 뒤에서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그녀의 걸작을 감상하면서 관대한 척했다.“강루인, 난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야. 받긴 받았으니까 풀어줄게. 이제 남은 시간 할머니랑 오붓하게 잘 보내.”구아정은 그 말을 남기고 사람들과 함께 유유히 사라졌다.구아정이 무슨 말을 했는지 강루인은 하나도 듣지 못했다. 두 눈에 할머니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 피를 흘리는 할머니를 보면서 강루인은 하염없이 울었다.“병원 가요, 할머니. 의사한테 치료해달라고 할게요. 빨리 가요.”이수희가 먼지와 피로 엉망이 된 손으로 강루인의 눈물을 닦아줬다. 두 눈에 손녀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그녀가 피를 흘리면서 갈라진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울지 마... 할머니 괜찮아...”강루인이 이수희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다. 그런데 일으키기도 전에 강루인이 먼저 다리에 힘이 풀린 바람에 비틀거리다가 주저앉았다. 이수희도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그녀는 황급히 일어나 자책했다.“죄송해요, 할머니. 제가 너무 쓸모없어서...”간신히 이수희를 부축해 문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이수희가 말했다.“루인아, 할머니는 이제 살 만큼 살았어. 그동안 고생 많았지? 네 잘못이 아니니까 자책하지 말고 울지도 마. 이제부턴 혼자서도 잘 살아가야 해. 쿨럭쿨럭... 할머니는 더는 네 옆에 있어 주지 못할 것 같구나...”“아니에요. 괜찮아질 거예요. 병원 가면 다 나을 수 있어요... 할머니, 저 두고 가지 말아요. 제 옆에 계속 있어 주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약속 어기시면 안 돼요.”“약속 안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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