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졌다.소현성은 이제는 오롯이 자신만의 공간이 된 팀장실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 있었다.팀장이 되었다는 희열이나 흥분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대신 그의 마음을 채운 건 긴장과 책임이 주는 무게, 그리고 막연한 당혹스러움이었다.앞으로 어떤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지 모른다는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이 서서히 옥죄어왔다.주위를 둘러보자, 아홉 대의 커다란 모니터가 침묵 속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장 시작 전에 리서치본부에서 넘겨준 자료를 먼저 분석해야 하고... 그다음에는 팀원들을 모아 짧게라도 회의를 열어 오늘의 트레이딩 전략을 정해야 해.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정식으로 인사도 못 드렸네...”소현성은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떠올라 눈앞이 어지러워졌다.‘오늘 갑작스러운 발령을 받고 내 밑으로 편성된 팀원들도 지금쯤은 나만큼이나 혼란스럽고 막막할 거야.’정식으로 인사 발령이 내려오기 전, 그는 이미 팀 구성원 명단을 받아 본 적이 있었다.대부분은 처음 보는 이름들이었다.그러나 낯선 이름들 사이에서 양건우, 그리고 또 하나의 반가운 이름이 눈에 들어왔었다....‘똑똑...’바로 그때, 짧은 노크가 들리더니 팀장실 문이 살며시 열렸다.“소 팀장님, 들어가도 될까요?”맑고 청아하면서도 살짝 들뜬 기운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조금 전 머릿속에 스쳐 간 그 이름의 주인공이었다.“그럼요, 들어오세요.”소현성이 곧장 대답했다.문이 열리자, 환한 미소를 머금은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바로 이혜림이었다.“소현성 팀장님, 좋은 아침이에요.”이혜림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방 안에 들어서며 해맑게 인사했다.“어...”그녀의 입에서 ‘팀장님’이라는 호칭이 나오자, 소현성은 왠지 모르게 어색해졌다.“혜림 누나가 그렇게 부르니까 좀 낯설게 느껴지네요.”이혜림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가볍게 웃었다.“어머, 저도 사실 조금 어색하긴 해요. 그런데 막상 불러 보니까 ‘팀장님’이란 호칭이 금방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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