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려는 게 아니라... 사실은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쪽이지.’소현성의 머릿속에서는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이혜림의 경험과 분석을 빌려 자신이 부족한 정보 채널을 메우려는 것이 전부였다.“좋죠. 같이 얘기하면 당연히 효율이 더 높을 거예요.”이혜림은 그 의도를 오해했지만, 오히려 신이 난 듯 고개를 끄덕였다.“자, 한번 보세요. 최근에 골드 테마주가 크게 조정받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안전자산 수요까지 겹쳐서... 게다가 기술적 조정도 어느 정도 끝났으니, 다시 반등 여력이 있을 것 같아요.”“혜림 누나, 만약 제가 금 관련 주식을 산다면... 말씀하신 대로 공매도나 헤지는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그건 간단해요. 금 테마주를 매수한 다음, 적절한 구간에서 비율을 맞춰서 골드 선물 공매도를 잡거나, 풋옵션을 매수하면 되죠.”말을 하며 이혜림은 직접 골드 선물 차트를 불러와 화면에 띄우고 구체적인 설정 방법까지 차근차근 짚어주었다.소현성은 무심결에 마우스를 잡았다.그런데 손끝이 선물 창에서 옵션 화면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웅’ 하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강렬한 전율이 손끝에서 폭발하듯 온몸을 타고 번져나갔다.사지가 전부 저릿하더니 머리까지 어지러웠고 피부의 모공 하나하나까지 전율을 느꼈다.“현성 씨?”이혜림은 그가 순간 굳어버린 걸 눈치챘다.“저... 이 골드 선물을 매수하려고 합니다.”소현성이 화면을 가리키며 단호하게 말했다.“어머, 그건 선물이에요. 기초자산을 미래 시점에 거래하기로 한 계약인데, 증거금만 내고 거래해서 레버리지가 엄청 크게 걸리는 파생상품이죠.”이혜림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현물은 손실 제한이 있지만, 선물은 하루 만에 원금을 통째로 날릴 수 있습니다.”“조금만 진입할 겁니다. 느낌이 어긋나면 곧장 청산하죠.”담담한 목소리와 달리, 소현성의 가슴속에서는 전례 없는 직감이 폭발하듯 울부짖고 있었다.‘맞아, 지금이야. 지금 바로 들어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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