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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361 - チャプター 1370

1458 チャプター

제1361화

연승재도 체념한 듯했다.“그렇게 하자, 그럼.”황축복이 굽혔던 허리를 펴자마자 연승재의 말에 다시 한번 허리를 숙였다.“고마워요, 삼촌. 고마워요, 이모.”연채린은 그 꼴이 보기 싫다는 듯 탁자 위에 놓인 차 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빨리 나와. 시간 없어.”황축복이 가방끈을 꼭 쥐고 신난 얼굴로 연채린의 뒤를 따랐다.어린이집으로 향하는 내내 차 안에 침묵만 감돌았다. 연채린이 차갑게 굳은 얼굴로 가속 페달을 거칠게 밟았다. 평소라면 족히 30분은 걸릴 거리를 단 15분 만에 주파했다.차가 어린이집 정문 앞에 멈춰 선 후 황축복이 옆자리에 두었던 책가방을 멨다. 나지막하게 감사 인사를 하고 차 문을 열려던 찰나 연채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잠깐만.”황축복이 고개를 돌렸다. 백미러로 아이를 보는 연채린의 두 눈에 짜증과 차가움이 가득했다.“편지 한 통 써. 네가 스스로 원해서 떠나는 거라고,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고. 네 아빠한테 보여줄 거니까 지금 당장 써.”황축복이 군말 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그 안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다. 그리고 차 시트에 엎드려 조용히 글씨를 써 내려갔다.몇 분 뒤 황축복이 편지를 연채린에게 건넸다.연채린이 내용을 훑어보았다. 글씨가 삐뚤빼뚤하고 문장도 서툴렀지만 내용은 알아볼 수 있었다. 삼촌과 이모가 잘 돌봐줬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그녀가 편지를 수납함에 대충 쑤셔 넣었다.“됐어. 내려. 경비 아저씨더러 선생님께 전화해서 데리러 나오시라고 해.”황축복이 알겠다고 답한 뒤 차 문을 열고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 문을 닫기 전 황축복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삼촌이랑 이모 모두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빌게요.”연채린과 연승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황축복도 그들이 대답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차 문을 닫아버렸다.차 문이 닫히기 무섭게 연채린이 가속 페달을 밟고 홱 가버렸다.황축복은 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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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황태민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탓이 아니야. 서현주가 워낙 교활해서 그래.”연채린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축복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오빠한테 물어보려고 왔어요.”황태민이 일그러진 얼굴로 손에 쥔 황축복의 편지를 묵묵히 내려다보다가 한숨을 내뱉었다.“아이가 어린이집에 있고 싶다면 일단 그냥 내버려 둬. 나중에 가끔 들러서 누가 괴롭히진 않는지만 살펴봐 줘.”“네, 알겠어요.”그가 또다시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건 축복이가 서현주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거야.”황태민의 미간에 짙은 무력감이 서려 있었다.“지금 여기에 갇혀 있어서 축복이한테 직접 설명할 수도 없고 면회하러 오라고 할 수도 없어.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네가 나 대신 좋은 말 좀 해줘. 축복이가 나를 미워하지 않게 말이야.”“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다만 축복이가 서현주를 엄청 신뢰하고 있어서요. 오빠가 말한 말들 다 해봤지만 들으려 하질 않아요. 일단 다음에 또 한 번 말해볼게요.”황태민이 침울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고마워.”연채린이 시선을 늘어뜨리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옆에 서 있는 경찰을 쳐다보았다. 망설임 끝에 결국 유이영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그럼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돌아가는 길에 연승재가 연채린에게 황태민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물었다. 연채린이 그 내용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연승재가 물었다.“그럼 우리 앞으로도 축복이 보러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거야?”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지금은 먼저 찾아가서 달래고 싶지 않아요. 자존심이 있지. 그러니까 오빠도 몰래 찾아가지 말아요.”연승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밖에 살을 에는 찬바람과 함께 눈발이 흩날렸지만 실내는 훈훈한 온기가 감돌았고 찻잔 위로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연동욱이 연유준의 어깨를 감싸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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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할아버지, 아빠네 집에도 갑자기 다른 아이가 나타나는 건 아니겠죠?”연유준이 큰일이라도 난 듯 벌떡 일어나 앉았다. 잔뜩 골이 난 표정 뒤로 서러움이 배어 있었다.“그건 안 돼요. 절대 안 된다고요.”연동욱이 흐릿한 눈동자로 아이를 가만히 응시했다.“아이 같은 건 없으니 일단 진정해.”연유준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럼 다행이고요.”그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만약 네 아빠가 네 친동생을 낳아준다면? 그건 어떻게 생각해?”연유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나한테 동생이 생겼어요?”연동욱이 미처 설명하기도 전에 연유준이 눈을 반짝이며 달려와 그의 팔을 잡았다.“정말요? 어디 있는데요? 지금 볼 수 있어요?”그가 아이를 힐끗 쳐다봤다.“그렇게 좋아? 방금 다른 아이는 싫다더니.”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거랑 다르죠. 친동생은 좋아요. 다른 애들하고는 다르거든요.”그러고는 연동욱의 팔을 세게 흔들었다.“할아버지, 진짜예요? 나한테 정말 동생이 생긴 거예요?”연동욱이 그제야 안심했다.“아니. 그냥 네 생각이 어떤지 물어본 것뿐이야.”연유준의 눈에 순식간에 아쉬움이 가득 차더니 붙잡았던 손을 천천히 놓았다. 연동욱이 아이에게 물었다.“동생이 정말 그렇게 좋아?”아이가 고개를 끄덕인 뒤 턱을 치켜들며 오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내가 대장 노릇을 할 거거든요.”연동욱은 아이의 속내를 파악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다.”연유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할아버지, 저 진짜 동생이 없는 거예요?”그가 고개를 저었다.“없어.”연유준의 어깨가 축 처졌고 표정도 시무룩해졌다.연동욱이 연지훈의 거처에서 밤까지 머물렀다. 여덟 시가 넘어서야 연지훈이 집에 들어왔다.그는 연유준을 방으로 들여보낸 뒤 연지훈에게 거실에서 얘기 좀 하자고 했다.연지훈이 1인용 소파에 앉았다. 정장 차림에 머리카락이 한 올도 흐트러진 게 없이 뒤로 넘겼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한 가닥이 이마로 흘러내려 날카로운 눈매를 살짝 가렸다.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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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연동욱이 흐릿한 눈으로 연지훈을 쏘아보았다.“모르는 척하지 마. 유이영과 이혼한 지도 꽤 지났어. 평생 그렇게 혼자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미래를 계획해야지. 여기 있는 여자들은 내가 꼼꼼히 골라둔 애들이니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봐. 설쯤에 선 자리를 마련할게.”연지훈의 말투가 한층 더 차가워졌다.“저 이제 막 이혼했어요. 이혼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선을 보러 다닌다면 다른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을까요? 그러길 바라세요?”“가기 싫은 거야, 아니면 그걸 핑계로 삼는 거야? 네가 다른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걸 두려워한다고?”“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아무튼 선 볼 생각 없으니까 자료들 다시 가져가세요. 보고 싶지 않아요.”연동욱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너 진짜 남은 평생 혼자 살 작정이야?”연지훈이 입을 꾹 다물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하늘에 초승달이 걸려 있었고 눈꽃이 흩날리고 있었다.설이 다가오자 거리의 가게들이 일찌감치 명절 장식을 내걸고 명절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도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였다.연동욱이 연지훈의 표정을 살피며 눈을 가늘게 떴다.“혹시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라도 있어?”연지훈이 고개를 돌려 그를 응시했다. 연지훈의 예상을 빗나간 질문이었다.연씨 가문의 실권이 수년 전 연지훈에게 넘어왔고 연지훈이 완전한 권력을 쥐게 된 날이 연동욱의 통제에서 벗어난 날과 다름없었다.예전에는 연동욱이 연지훈의 혼사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했다.연지훈이 의아했던 건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연동욱이 아직도 이런 식으로 그의 혼사를 강요하려 한다는 점이었다.그가 말했다.“있든 없든 그건 저의 일이에요.”다시 말해 연동욱이 관여할 바가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는 뜻이었다.연동욱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도 기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그래도 난 너의 할아버지야. 부모의 명과 중매인의 말이 곧 법이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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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연지훈이 거실로 돌아왔다.연유준이 방에 들어가 있었고 연지훈이 외부인을 집에서 자게 두지 않는 성격이라 도우미도 이미 퇴근한 상태였다. 내일 아침 일찍 또 올 것이다.거실이 텅 비어 있었다. 평소 잘 머물지 않는 곳이라 가구며 물건들이 단출했고 사람이 산 흔적조차 거의 없었다.거기에 미니멀한 현대식 인테리어까지 더해지니 집 안 전체가 차갑고 쓸쓸해 보였다.연지훈이 시선을 늘어뜨렸다. 그러다 연동욱이 챙겨가지 않은 맞선 상대의 자료들이 탁자 위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동욱이 했던 말이 자연스레 귓가를 맴돌았다.“서현주도... 괜찮긴 해. 그 아이가 그렇게 좋다면 데리고 와. 유준이한테만 잘해주면 나도 동의할게.”하지만 이 허락이 너무 늦게 떨어졌다. 연지훈도 늦게 정신을 차린 거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다만 지금 이 순간 서현주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하여 망설임 없이 휴대폰을 꺼내 보고 싶은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이제 열흘 정도만 있으면 설인데 무슨 계획 있어?”연말연시가 되면 어느 회사나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하유 그룹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밤 여덟 시가 넘은 시각에도 사무실의 불빛이 대낮처럼 환했다.강혜인이 바쁜 와중에 잠시 짬을 내어 서현주의 사무실로 올라갔다. 잠시 수다라도 떨며 머리를 식힐 생각이었다. 이따가 직원들과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을 다시 조율하러 가야 했다.서현주가 컴퓨터 화면에서 눈도 떼지 않고 말했다.“아직 시간이 좀 남았잖아. 그때 가서 생각하려고.”강혜인이 서류를 들고 천천히 다가가 서현주의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려다봤다. 그러고는 혀를 내두르며 책상을 똑똑 두드렸다.“요한 씨가 준 반지까지 꼈잖아. 당연히 미리 계획을 세워야지. 지금 당장 생각해.”서현주가 일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정신이 없어 보였다. 강혜인 쪽으로 얼굴을 살짝 돌리긴 했지만 눈은 여전히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다.“뭘 생각해?”강혜인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설이잖아. 요한 씨의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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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아니.”연지훈이 갑자기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그저 네가 남자친구랑 데이트라도 하고 있나 궁금해서. 네 말을 들으니까 안심이 되네.”서현주가 미간을 찌푸린 그때 연지훈이 말을 이었다.“어쨌든 일도 적당히 하면서...”연지훈이 말을 채 마치기 전에 서현주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애초에 연지훈의 전화를 받는 게 아니었다. 아까운 몇 분을 허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휴대폰을 쥐고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마침 휴대폰 알림음이 울리며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확인해 보니 또 연지훈이었다. 메시지에 사진 한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야경이 비치는 통유리창을 배경으로 뼈마디가 도드라진 연지훈의 손에 검은 벨벳 상자가 들려 있었다. 손가락 관절이 건강한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창문에 비친 그림자를 자세히 보니 연지훈이 편안한 홈웨어를 입은 듯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다음 메시지가 날아들었다.[새 반지야.][언제 시간 돼? 가져다줄게.]...역시 연지훈의 입에서 제대로 된 말이 나올 리 없었고 중요한 일이 있어서 전화한 게 아니었다.서현주는 사진을 보자마자 휴대폰을 꺼버리고는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려 업무에 집중했다.하유 그룹이 설 전날까지 바쁘게 돌아갔다.명절이 임박하자 웬만한 업무는 마무리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하며 출시를 기다리면 되었다.그룹 내에 명절을 앞둔 기대감과 느긋함이 가득했다. 오후 6시, 공식적인 연휴가 시작되었다. 직장인들이 1년을 버티게 하는 재충전의 시간이었다.회사가 미리 나눠준 명절 선물 세트에 간식 꾸러미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집에 가져가지 않은 몇몇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먹으며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눴다.“난 원래 가족들이랑 여행 가려고 했는데 어딜 가나 사람이 많을까 봐 그냥 포기했어요...”“난 어디 안 가고 그냥 집에서 충전이나 하려고요. 나가기도 귀찮고 너무 피곤해요.”“부모님이 여기로 오시기로 해서 나도 집에 안 내려가요.”“조금 설레는데요? 집에 가면 세뱃돈 받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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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당연히 정말이죠. 나 말고도 다른 동료들도 전부 기억하고 있어요. 다만 다들 회사에서 이런 얘기를 함부로 꺼내지 못했을 뿐이죠.”말을 꺼낸 직원이 설명을 이어갔다.“유이영 이 사람이 피아니스트인데 곡을 스스로 못 쓰니까 남한테 대필을 시켰거든요. 그런데 그 대필 작곡가가 더 이상 협조를 안 하겠다고 하니까 유이영이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어떻게 했는데요?”“유이영이 의사를 매수해서 작곡가분 할머니의 가짜 진단서를 만들었어요. 할머니가 골암 말기이니 치료비가 많이 필요할 거라면서 작곡가가 곡만 대신 써주면 할머니의 치료비를 대주겠다고 했대요.”“돈이 없었던 작곡가는 어쩔 수 없이 유이영한테 곡을 써줄 수밖에 없었고요. 그런데 사실 할머니는 어디 아픈 데가 하나도 없었어요. 심지어 그걸 더 진짜처럼 보이게 하려고 유이영이 의사를 시켜서 할머니한테 항암 치료까지 받게 했다지 뭐예요? 몸이 멀쩡한 사람이 항암 치료를 받았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기가 찬 소리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두 눈을 크게 떴다.“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요?”“그다음은 어떻게 됐어요?”“나중에 작곡가가 자기 할머니가 사실은 멀쩡하다는 걸 알게 됐고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했대요.”“그 할머니요? 할머니는 괜찮으시대요?”“그건 나도 자세히 모르겠는데 몸 추스르고 퇴원하셨다는 것 같아요.”사람들이 그제야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다행이네요. 그래도 세상에 정의가 살아있긴 하네요.”그런데 얘기를 전하던 직원이 손을 내저었다.“이건 시작일 뿐이에요. 아직 안 끝났어요.”사람들의 눈이 다시 한번 휘둥그레졌다.“아직 안 끝났다고요? 또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유이영이 경찰에 체포되던 날에 도로 위의 아이를 구하려다 차에 치여 죽었다고 알려졌거든요. 사망 처리됐으니까 수사도 종결됐고 작곡가도 더 이상 그 일을 따지지 않았어요. 그런데.”그 사람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나중에 보니까 유이영이 안 죽은 거 있죠? 외국으로 도망가서 성형까지 하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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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1심 때는 제출하지 않던 정신질환 진단서를 이제 와서 내다니, 아무리 봐도 수상하지 않나요?”“듣기로는 유이영의 집안이 대단한 집안이라고 하더라고요. 진단서 하나 받아내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거예요.”사무실 구석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혹여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다들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진짠지 가짠지 누가 알겠어요.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켜보자고요. 그런데 내 생각엔 정말 정신병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정신이라면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겠어요?”방금 휴대폰으로 뉴스를 확인하던 직원이 주변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댓글 반응을 보려 했다. 하지만 페이지를 새로고침하는 순간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떴고 추천 기사 목록에서도 유이영에 관한 기사가 사라져 있었다.당황한 직원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키워드를 다시 검색해 보았지만 유이영과 관련된 모든 기사가 감쪽같이 증발해 버렸다. 밑에 내용을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득했고 몇 페이지를 뒤졌는데도 유이영에 관한 기사나 댓글이 보이지 않았다.직원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어머, 여러분 이것 좀 보세요.”“왜 그래요? 공식 입장이라도 나왔나요?”“아니요, 유이영 관련 뉴스가 싹 다 사라졌어요. 아무리 찾아도 나오질 않아요.”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화면을 들여다보았다.“정말이네요. 조금 전까지 분명히 있었는데.”“유이영의 배후가 손을 쓴 게 분명해요. 이렇게 순식간에 기사를 내리는 건 입을 막으려는 시도겠죠.”“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그 정신질환 진단서가 가짜라는 뜻이 아닐까요?”“그러게요. 가짜 아니에요?”사람들이 알아챌까 봐 이렇게 빨리 기사를 내린 게 틀림없었다.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다물고 서로를 쳐다보았다. 순식간에 여론을 통제하는 것만 봐도 유이영 배후의 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다들 더는 감히 수군거리지 못했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 참, 예전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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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궁금한 거 더 있어요. 연지훈 대표님이랑 유이영이 대체 왜 이혼했는지 알아요?”인턴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그건 다 최근 일이잖아요. 오래전부터 연씨 가문의 소식을 접하지 못해서 잘 몰라요.”사람들의 두 눈에 아쉬움이 가득했다.누군가 슬쩍 말을 얹었다.“연 대표님은 이제 이혼했고 유이영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잖아요. 그럼 서 대표님이랑 연 대표님이 다시 잘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그걸 누가 알겠어요?”한 여자가 턱을 치켜들었다.“제 생각엔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연 대표님은 엄연히 이혼남이잖아요. 우리 서 대표님은 한창 빛나는 청춘인데 왜 아깝게 이혼한 남자한테 인생을 낭비하겠어요? 연 대표님이 몇 년 전에 이미 유이영을 선택한 이상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하는 건 말도 안 되죠.”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들려던 찰나 옆에 있던 누군가가 다급하게 주의를 주었다.“조용히 해요. 서 대표님 오셨어요. 다들 입 다물어요.”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차마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서둘러 제자리로 돌아갔다.서현주가 강혜인과 몇몇 임원을 거느리고 직원들이 모여 있던 곳을 훑어본 뒤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었다.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음에도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옆에 서 있던 강혜인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팔짱을 끼고 서현주에게 속 시원하게 한마디 내뱉고 싶었지만 임원들이 있어 억지로 말을 삼켰다.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서현주의 사무실로 온 강혜인이 책상을 쾅 내리치며 분통을 터뜨렸다.“유이영 그 집안사람들 진짜 낯짝도 두껍지 않니? 어떻게 정신질환 진단서 같은 걸 들고나올 수가 있어? 유이영이 언제부터 정신병이 있었다고. 죄를 면하려고 아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구나.”강혜인이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무실의 방음이 좋은 걸 믿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에 손을 얹고 사무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악담을 퍼부었다.“정말 뻔뻔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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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강혜인이 얌전히 잔을 받아드는가 싶더니 서현주의 말에 마음이 조급해져 컵을 탁자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그 바람에 컵 안에 담겨 있던 물이 밖으로 흘렀다.“급해. 지금 얼마나 급한 상황인데. 유이영의 부모가 법원에 제출할 정도면 그 정신질환 진단서가 엄청 진짜처럼 잘 만들었다는 거잖아. 어쩌면 정말로 심사를 통과할지도 몰라. 만약 그렇게 되면 유이영이 정말로 풀려나게 돼.”“당황하지 마.”서현주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유이영의 진단서가 가짜라는 건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야. 가짜라면 두려워할 필요 없어. 반드시 빈틈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강혜인이 허벅지를 탁 쳤다.“나도 그건 알지. 하지만 유이영의 부모가 작정하고 내놓은 건데 얼마나 철저하게 숨겨놨겠어? 대체 어디서부터 뒤져야 꼬투리를 잡을 수 있을까?”서현주가 말없이 시선을 늘어뜨렸다.그녀 역시 유이영의 부모가 법원에 정신질환 진단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방금 전해 들었다. 소식을 들은 순간 서현주의 마음속에 깊은 혐오감이 일었다.유이영에 대한 판결이 이미 기정사실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변수가 생길 줄은 몰랐다.그러나 불쾌함도 잠시 서현주는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유이영에게 정말 정신질환이 있는지 없는지는 유이영을 수년간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았다. 그녀에게 정신질환이 있을 리 없었다.이 짧은 시간 안에 그런 ‘증거’를 만들어내다니 참 정성도 지긋했다.서현주가 입을 열었다.“마침 이따가 시간이 비니까 같이 상황을 알아보러 가자. 우선 유이영한테 진단서를 끊어준 병원부터 찾아내야겠어.”강혜인이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그래.”유이영의 정신질환 진단서 소식이 곧 우지윤의 귀에도 들어갔다. 소식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우지윤이 변호사와 함께 즉시 택시를 타고 서현주를 찾아갔다.서현주 일행이 곧장 법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관계자를 통해 유이영의 이름이 적힌 정신질환 진단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자 버전 진단서를 출력한 것이었다.진단서에 유이영이 열여덟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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