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준은 화난 와중에도 최대한 억울하고 가련해 보이려 애쓰며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설은 당연히 엄마 아빠랑 보내야 하는 거잖아요. 걔네 부모님이랑 보내라고 해요. 왜 우리 집에 와야 하는데요? 난 정말 싫어요. 고모, 제발 데려오지 말아요. 네?”연유준이 연지훈의 집에 머무는 동안 황축복 때문에 연채린과 연승재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오늘 연채린과 놀러 나온 뒤에야 황축복이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쁜 소식이었다.‘그 귀찮은 애가 드디어 갔구나.’너무 기쁜 나머지 눈발이 날리는 한겨울 날씨인데도 연유준의 이마와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정신없이 뛰어놀았다.그런데 얼마 즐기지도 못했는데 연채린이 다시 황축복의 얘기를 꺼냈다.연유준으로서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황축복을 다시 데려와서는 안 되었다.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다시는 그 아이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연유준이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그 방해꾼이 영영 사라져서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아이가 가여운 표정으로 연채린의 옷소매를 붙잡고 흔들었다.“고모, 제발 부탁이에요. 걔 데려오지 마세요. 데려오면 나 진짜 슬플 것 같아요.”연채린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 원하는 답을 들은 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그녀가 연유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휴대폰을 가방에 집어넣었다.“그래, 우리 유준이 말대로 데려오지 않을게. 유준이가 설을 신나게 보내는 게 중요하지. 안 그래?”연유준이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우와, 신난다. 고모 최고.”연채린이 웃으면서 아이를 바라봤다. 서현주가 보낸 메시지는 까맣게 잊어버린 채 야들야들하게 익은 소고기 한 점을 집어 연유준의 그릇에 놓아주었다.한편 서현주는 사무실에서 연채린의 답장을 30분이나 기다렸다. 연락이 끝내 오지 않았고 대신 같이 퇴근하기로 한 강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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