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훈의 말투가 차갑기 그지없었다.“할 거야, 말 거야?”그의 태도에 연채린이 결국 폭발했다. 입술을 깨물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주먹을 꽉 쥔 채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안 해. 내가 왜 그 여자를 도와줘야 하는데? 절대 안 도와줘.”연동욱이 이미 며칠 전에 하경시로 떠난 터라 VIP 라운지에 연지훈, 연채린, 연승재, 그리고 연유준뿐이었다.지난밤 떼를 쓰느라 늦게 잠든 연유준이 고급스러운 양복을 입은 채 소파에서 흐트러진 자세로 곯아떨어져 있었다. 연채린이 고함을 질러대는 와중에도 연유준은 세상 모르게 잤다.연채린의 옆에 앉아 있던 연승재가 연지훈과 연채린을 번갈아 보며 입술만 달싹였다. 그녀가 격앙된 반응을 보여도 연지훈은 시종일관 침착함을 유지했다.“내 말을 거역하면 결과가 어떨지 잘 알 텐데.”내일 아침 메뉴를 정하는 것처럼 덤덤한 말투였지만 그 속에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는 걸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었다.연채린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눈동자가 급격하게 떨렸다.연승재 역시 안절부절못했다. 서현주를 향한 혐오감이 두 눈에 스쳤지만 겉으로는 뭐라 하지 않았다.연채린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고집을 꺾지 않았다.“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싫어요. 서현주가 그렇게 잘났으면 알아서 해결할 것이지, 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난리인데요? 우리가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닌데.”그때 연유준이 몸을 뒤척이며 깨어내려 했다. 보다 못한 연승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맞아요, 형. 서현주 그 여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잘 모르면서...”연지훈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그의 말을 가로챘다.“현주가 뭘 어쨌는데?”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연승재가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연지훈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가 고개를 숙였다.연채린이 물러서지 않고 턱을 치켜든 채 악을 썼다.“오빠, 난 절대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 명절이면 뭐 어때서요? 축복이 어린이집에 있는 게 제일 안전해요. 거기서 전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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