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Bab 271 - Bab 280

593 Bab

제271화

상대는 바로 연지훈이었다.서현주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훈 씨가 제멋대로 아줌마를 보낸 거잖아요. 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연지훈으 다가와 새까만 눈동자로 깁스를 한 그녀의 발목을 훑어보며 말했다.“마음에 안 들면 바꿔. 만족할 때까지.”서현주가 말했다.“제가 말했잖아요. 필요 없다고.”연지훈은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내일 다른 아줌마가 놀 거야.”서현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지훈 씨,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기나 해요?”연지훈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병원 기록을 집어 들고 대충 훑어보았다.“의사가 뭐래?”“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앞에 나타나지 않으면 더 빨리 나을 거라고 했어요.”의사는 별로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잘 쉬고, 함부로 돌아다니거나 상처가 악화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다.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약을 꾸준히 바르면 곧 회복할 거라고도 말했다.연지훈은 피식 웃으면서 병원 기록을 다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오고.연지훈은 마치 주인처럼 여유 있게 말했다.“들어와.”“대표님.”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연지훈의 비서였고, 손에는 서현주에게 매우 익숙한 가방이 들려 있었다. 가방에는 책이 가득 들어 있어 부풀어 있었고, 그 가방을 들고 있는 비서는 다소 힘들어 보였다.“대표님, 현주 씨 복습 자료를 가져왔어요. 그리고 현주 씨 어머님도 도착하셨어요.”연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비서는 가방을 서현주 발밑에 내려놓고는 병실을 나갔다.서현주가 입구를 바라보며 물었다.“저희 엄마가 오신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 앞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엄진경이 병실로 들어왔다.“엄마,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엄진경은 서현주의 발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보고 걱정하며 허둥대며 다가왔다.“지훈이가 네 자료를 가지러 오지 않았다면 골절된 것도 몰랐을 거야. 이제는 컸다고 이런 일도 엄마한테 안 알려주는 거야? 어떻게 경기하러 갔다가 골절당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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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서현주의 예상대로 루체 피아노 콩쿠르 연관검색어에는 고지현과 유이영이 없었고, 오히려 유이영 팬들이 결승전 당시 유이영의 연주와 그녀와 입고 있던 드레스를 칭찬하는 글들로 가득했다.그 위에는 유이영 팬들이 찍은 사진들로 가득했고, 사진 속 유이영은 마치 선녀처럼 어느 한 군데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결승전 결과를 물어봐도 유이영 팬들은 애매모호하게 얼버무릴 뿐이다.아무튼 모든 것은 아름답기만 했다.서현주는 다른 검색어도 쳐보았는데 여러 차례 시도 끝에야 고지현과 유이영 사건에 관한 토론을 발견할 수 있었다.몇 안 되는 게시물은 루체 피아노 콩쿠르 결승전이 어떻게 된 일인지, 유이영이 정말 표절했는지 묻는 말들이었다.서현주는 휴대폰을 다시 거뒀다.‘지훈 씨가 나선 거겠지.’그녀는 이 모든 게 전혀 놀랍지 않았다. 전생에도 이미 봐왔던 수법이었기 때문이다.그녀가 말했듯이 전생에 연지훈은 유이영이 한 짓을 알면서도 계속 유이영 편에 서서 그녀가 저지른 일들을 처리해주었고, 유이영이 피아노계 피라미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계속 도왔다.‘그런데 그런다고 입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까?’서현주는 예전보다 유이영의 팬 수가 이미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서현주는 루체 피아노 콩쿠르 결승전 관객 대부분이 유이영의 팬일 거라는 걸 예상하고 일부러 그때 폭로하기로 한 거였다.팬들은 사실을 알고 나서도 여전히 유이영 편에 서겠지만 유이영을 재평가하고, 심지어 팬을 그만둘 수도 있었다.게다가 유이영이 자신을 변호하는 말은 도저히 설득력이 없었다.몇몇 열성 팬이 유이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조용히 관찰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을 쉽게 표절 범이라고 욕할 수는 없었다.만약 유이영이 이 팬들을 되찾고 싶다면 아마 정면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서현주는 연지훈이 새로 보낸 아줌마를 보게 되었다.그대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아줌마는 말없이 먹다 남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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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장미연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사실 저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다른 심사위원들과 정말 공정하게 점수를 줬거든요.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면 유이영 씨랑 0.3점 차이였어요.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현주 씨가 아마 우승했을 거예요.”서현주는 2등 한 것만으로도 뜻밖이라고 생각했다.“네, 고마워요.”한참 후, 장미연이 갑자기 영상 통화를 걸어오길래 의아한 표정으로 받았다.“선생님, 무슨 일 있으세요?”장미연 쪽은 다소 시끄러웠고, 말소리가 작긴 했지만 잘 들을 수 있었다.카메라가 흔들리더니 처음엔 반대편을 비추다가 천천히 무대 위로 초점을 맞췄다.“유이영 씨가 뭐라고 하는지 한번 봐봐요.”흐릿하던 화면은 점점 선명해졌고, 서현주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 위에 서 있는 유이영의 모습을 보았다. 청순한 메이크업을 한 그녀는 눈빛까지 부드러운 것이 약간 억울해 보였다.그녀는 한 손에 루체 피아노 콩쿠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유이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연민을 더했다.“관객 여러분들,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싶어요.”유이영은 허리 숙여 사과했다.“관객분들과 팬분들을 실망하게 해서 죄송해요.”그녀는 고개를 다시 들고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지현 씨의 ‘갈망’, 그리고 ‘사랑의 연가’에 관한 일에 대해 저는 여러분께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인정할게요. 여러분들이 고지현 씨를 알아주고 여러분께 ‘갈망’을 들려주고 싶어서 표절했다는 사실을요. 결과적으로 여러분들이 고지현 씨를 알게 된 건 사실이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제 표절 행위는 명백히 존재하며 이에 대해 변명하려고도 하지 않을게요. 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모두에게, 그리고 세상을 떠난 고지현 씨에게 사과드리고 싶어요.”유이영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판단은 제 팬분들께 맡길게요.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요.”서현주는 유이영이 단지 겉으로만 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역시나 유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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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유이영은 갑자기 시선을 돌려 정확히 장미연의 카메라를 바라보았다.휴대폰을 사이에 두고 서현주와 유이영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유이영이 말했다.“현주 씨, 지금 보고 있어요? 미안하다는 말은 가장 먼저 현주 씨한테 해야 할 말이었어요. 제가 제대로 말하지 못해서 현주 씨가 이렇게까지 애를 쓴 거긴 하지만 저희 둘 목표는 같았다고 봐요. 저희 모두 관객분들이 지현이를 알아주길 바라고 있었잖아요. 저는 진심으로 현주 씨가 저를 용서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진심으로 우승 트로피를 손에 거머쥐길 바라요. 그 트로피는 현주 씨 거예요.”서현주는 가소로운 표정을 지었다.이것은 유이영이 늘 쓰는 수법으로 약한 척하면서도 억울한 척 사람들의 동정을 얻으려는 거였다.문제는 유이영의 연기가 너무 가식적인데도 불구하고 연지훈을 비롯한 사람들은 눈이 멀었는지 유이영에게 모든 걸 다 내다 바쳤다.장미연이 마이크를 들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이영 씨, 지금 루체 피아노 콩쿠르 주최 측을 대표해서 물을게요. 정말 우승 자리를 포기하실 건가요?”“네. 확실해요. 주최 측에서 이 트로피를 정말 필요한 선수에게 줬으면 좋겠어요.”“루체 피아노 콩쿠르 1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잘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우승자리를 포기한다는 건 정말 많은 기회를 포기하는 건데 정말 이대로 포기하실 건가요?”“장 선생님, 그리고 심사위원 여러분들, 저는 밤새 고민한 끝에 깨달은 것이 있었어요. 저는 미르국 음악학원을 졸업했고, 그곳에서 좋은 교육과 많은 기회를 얻었으며 또 여러 굵직한 대회에 참가해 많은 상을 받았어요. 저는 다른 선수한테 이 트로피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선생님, 제 생각은 확실하니까 더 이상 설득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감사해요.”장미연이 말했다.“그래요. 이영 씨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거니까 수상자 명단을 다시 발표할게요. 1등 서현주. 2등...”누군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내가 3등이라니. 내가 3등이라니! 내가 바로 3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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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더구나 유이영이 말했듯이 지난 몇 년간 유이영은 해외에서 이미 여러 국제상을 받았고,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리에서 단독으로 피아노곡을 연주하기도 했다. 심지어 해외 언론에서는 그녀를 천재 피아노 소녀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녀의 독창성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고, 국제 음악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었다.이런 재능 있는 사람은 이름 없는 피아노곡을 표절할 이유가 없었다.유이영의 사과와 트로피를 기꺼이 넘겨준 모습 덕분에 그녀를 의심하던 관객들은 다시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서현주는 화면 너머로도 관객들이 유이영을 칭찬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그래서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예상대로라면 지금 인터넷상의 여론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었다.전날 저녁까지 잠잠하던 여론은 루체 피아노 콩쿠르 주최 측이 우승자를 공개하자마자 반응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유이영의 팬들은 관련 검색어 아래에 유이영의 이타적인 헌신을 극찬했으며, 그녀가 트로피를 양보한 행동에 감동하기도 했다.[유이영. 난 네가 최고라는 걸 항상 알고 있었어. 넌 언제나 최고였어. 나는 너를 평생 따를 거야. 그리고 평생 사랑할 거라고.][세상에. 우리 이영이가 이렇게 큰 억울함을 당했던 거야? 이영이가 고지현 씨를 기억해야 한다고 했는데 당연히 잘 기억해야지. 난 이영이 말을 잘 들으니까. 그런데 좀 화가 나네. 서현주는 왜 아무것도 모르면서 결승전에서 우리 이영이를 모함한 거야? 우리 이영이가 입을 열지 않았다면 얼마나 큰 서러움을 당했을까. 우승까지 양보했는데 감사할 줄 알아야지.][세상에. 유이영이 자발적으로 우승을 포기하다니. 누가 믿겠어. 전에는 연기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진짠가 보네. 정말 존경스러워. 이런 마음가짐이면 뭘 하든 성공할 수 있겠어.][우리 이영이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야. 이영아, 사과 안 해도 돼. 고마움을 모르는 그 치사한 사람 빼고는 아무도 네가 표절했다고 탓하지 않을 거야. 사실 이건 표절도 아니야. 그저 착한 일을 한 건데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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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연지훈의 손을 거치자 상황은 금세 뒤집혔다. 그가 움직이자 유이영에 대한 악의적인 여론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포털과 SNS에는 온통 유이영을 칭찬하거나 감탄하는 게시물들만 가득했다.심지어 서현주와 고지현의 이름까지 실시간 검색어 상위 5위 안에 올랐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역시나 유이영의 팬들이나 돈을 받고 글을 올린 듯한 사람들의 글이 대부분이었다.예상했던 대로 서현주에 대한 욕설과 비난이 댓글창을 뒤덮었다.[서현주는 속으로 좋아하고 있겠지. 우리 이영이는 마음씨가 착해서 트로피를 양보해 준 건데 그 호의를 모르면 안 되지. 제발 미친 사람처럼 물고 늘어지지 좀 마.][우리 이영이가 고지현을 띄워주려고 자기 걸 포기했는데, 도리어 배은망덕하게 나오는 거 실화냐?][이영이랑 이영이 팬들은 진짜 내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수준 높은 사람들이야. 서현주 같은 사람 앞에서도 예의 있게 말하는 거 봐. 나 같으면 진작에 폭로전 시작했을 듯ㅋㅋㅋ 그냥 까버리자.][서현주, 꼭 그 트로피를 껴안고 자라. 네 인생에서 유일하게 우승한 순간일 테니까 잘 아껴.][난 아직도 화나. 이영이가 어렵게 얻은 우승 트로피를 왜 서현주한테 양보해야 돼? 왜 하필 서현주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걔가 도대체 뭔데?]물론 완전히 다른 의견도 있었다.[이건 내 생각인데, 유이영한테서 왠지 착한 척하는 여우 냄새 나지 않아? 나만 맡았어? 유이영이 고지현의 작품을 표절한 건 사실인데 그걸 도와주려 했다는 명분으로 포장하는 건 좀 억지 같아. 트로피를 양보한 것도 솔직히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는 않아.][그리고 나 그 현장에 있었는데 무대 구조물이 무너질 때 유이영은 바로 밑에 있었고 서현주가 두 번이나 유이영의 손을 잡고 끌어내려 했어. 진짜야. 내가 앞자리라 다 봤어. 그런데 유이영이 일부러 서현주의 손을 뿌리쳤어. (이런 거 말해도 되나?)][다들 봤잖아. 서현주가 달려가서 유이영을 구하려다가 다리가 부러졌고 유이영은 남자 친구한테 보호받아서 멀쩡했지. 위치상 서현주는 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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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와, 유이영이 도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언론을 다 동원한 거야? 재벌집 딸이야? 무서워서 무슨 말을 못하겠네. 나는 이만 물러나겠어.][맞아. 우리 집이 유씨 가문이랑 아는 사이인데 유씨 가문은 진짜 무서운 집안이야. 백 년 넘은 명문가고 뭐 안 해도 평생 안 굶고 산다더라. 그런데 유이영이 그 집안의 유일한 손녀래. 그럼 말 다 했지. 유이영은 부모랑 할아버지, 할머니의 예쁨만 받고 잘았을 거야. 말 그대로 공주지.][나도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깜짝 놀랐어. 유이영의 집안이 한성시의 유씨 가문이래. 천일 그룹이 그 집안 거야. 시가 10조 원이 넘는 그 대기업 말이야. 게다가 유이영의 남자 친구가 연지훈이라며? 연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 다들 잘 알지? 둘이 약혼한다는 소문도 돌던데, 정말 끼리끼리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겼고 서로의 첫사랑이래.][캬, 재벌 대표님이 서브 여자 주인공의 음모 때문에 당한 착한 여자 주인공을 위해 화를 낸다라... 이게 바로 현실판 드라마 아니야? 우리는 지금 소설 속 구경꾼이야.]하지만 서현주는 그런 글들을 보고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전생에 이보다 훨씬 더 독한 말들을 들었으니까. 그때는 하루 종일 낯선 사람들의 욕설이 날아들었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빗발쳐 아무리 차단해도 끝이 없었다.그래서 서현주는 지금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적어도 이번에는 고지현이라는 이름이 유이영의 가짜 필명이 아니라 실제 존재했던 사람으로 세상에 남았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갈망]이 이제 더 이상 유이영의 명작으로 불리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었다.하지만 서현주는 견딜 수 있어도 다른 사람들은 다를 수 있었다.관련 검색어가 폭발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연락해 왔다. 그녀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려댔고 대부분은 친구나 동창들의 메시지였다. 그중에서도 강혜인이 보낸 문자가 가장 많았다.서현주는 몇 개의 댓글에 대댓글을 달고 나서 휴대폰을 덮었다. 그리고 다시 집중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오후가 되자 장미연이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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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하지만 서현주는 흔들리지 않았다.“장 선생님께서 제가 우승할 실력이 있다고 믿으신다면 다음 대회에서 제가 직접 증명해 보일게요. 이번 건 그냥 넘어가요.”그녀의 뜻이 확고한 걸 본 장미연은 더는 말리지 않았고 보상금 문제만 간단히 정리해 주고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장미연이 나간 뒤, 이번에는 강혜인이 찾아왔다.강혜인은 오자마자 서현주의 상태부터 살폈고 큰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더니 금세 허리에 손을 얹고 눈을 부릅뜨며 쏘아붙였다.“아니, 넌 왜 연지훈이랑 유이영만 만나면 꼭 이렇게 재수가 없냐? 예전에도 그렇더니 이번에는 아예 뼈까지 부러졌잖아! 게다가 인터넷에서는 또 난리 치고! 너한테 대체 무슨 재수옴이 붙은 거야? 내가 굿이라도 해 줘야 하나?”“유이영이 말하는 영상도 봤어. 와, 사람들의 눈은 다 장식이야? 정말 유이영이 연기하는 게 안 보이나? 순진한 척, 착한 척, 아주 가증스러워 죽겠어. 그 여자의 팬들도 똑같아. 욕은 자기들이 더 하면서 왜 그렇게 뻔뻔해? 악플 다는 계정들은 싹 처리해야 하는 거 아니야?”“유이영이 표절했잖아! 이미 다 들통났는데 어떻게 아직도 그 여자를 순결한 천사라고 믿냐고? 누가 봐도 거짓말인데 인터넷에는 죄다 그 여자의 편밖에 없어! 전부 바보들인가? 그리고 그 트로피를 그 여자가 양보했다고? 남의 작품을 표절한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언론이랑 마케팅팀은 그 여자의 돈을 받은 거지? 아니면 단체로 정신이 나갔거나.”서현주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손을 뻗어 강혜인의 옷자락을 살짝 잡았다.“됐어, 화내지 마. 물 한 모금 마시고 진정 좀 해. 목 타겠다.”강혜인은 버릇처럼 손가락으로 서현주의 이마를 콕 찔렀다.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서 답답한 게 느껴졌다.“넌 진짜 왜 그렇게 착하냐. 그냥 그 여자가 다치게 냅두지, 왜 네가 나서서 구해? 그게 뭐라고. 봐봐, 그 여자가 고마워하기나 하냐? 분명 뒤에서 자기 친구들이랑 너를 비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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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서현주는 수능 문제를 전부 기억하고 있으니 성적이 나쁠 리가 없었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서현주의 눈이 번쩍였다.‘그래, 맞아. 내가 수능 문제를 전부 기억한다는 사실을 그새 잊고 있었다니.’그렇다면 강혜인의 수능도 아직 구제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작은 희망을 품었다.두 사람이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밖에서 엄진경이 들어왔다. 그녀는 먼지투성이에 숨을 헐떡이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머리카락도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서현주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엄마, 어디 갔다 온 거예요?”엄진경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에야 숨을 고르고 말했다.“닭 잡으러 갔다 왔어. 토종닭 열몇 마리나 잡았으니까 너 반 달은 먹겠네. 그리고 시장 들러서 갈비도 한가득 사 왔어. 내일부터 닭백숙이랑 갈비탕을 번갈아가며 끓여줄게. 뼈가 붙으려면 잘 먹어야지.”서현주는 휴지를 한 장 건네며 말했다.“엄마, 나 혼자 다 못 먹어요. 게다가 병원에서 간병인 아주머니가 밥을 챙겨주시잖아요. 너무 무리하지 마요.”“에이, 다른 사람이 끓인 게 뭐 얼마나 좋겠니. 엄마가 끓여야 제대로지.”엄진경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다 못 먹겠어도 먹어. 뼈가 부러졌는데 몸보신해야지.”그때 옆에서 강혜인이 재빨리 끼어들었다.“괜찮아요. 저도 같이 먹을게요. 제가 꼭 현주랑 같이 국물까지 싹 비워드릴게요.”그러자 엄진경은 활짝 웃었다.“아유, 네가 혜인이구나! 우리 현주가 학교에서 친구를 잘 만나서 다행이라고 그러더라고. 현주를 도와줘서 너무 고마워.”강혜인은 손사래를 쳤다.“아유, 별 말씀을요. 정 그러시면 저 닭다리 하나만 챙겨주시면 돼요. 진짜 하나만요!”“그럼 당연히 줘야지.”엄진경은 박수를 치며 호탕하게 웃었다.밤이 되자 연지훈이 고용한 간병인은 집에 있는 딸을 보러 돌아갔고 강혜인도 귀가했다. 엄진경도 다시 집으로 가서 닭백숙을 끓이기 시작했고 병실에는 서현주 혼자 남았다.조용한 병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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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유이영의 게시물이 올라오자마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관련 해시태그들이 다시 상위권으로 치솟았고 인터넷은 또 한 번 들끓었다.[유이영 우울증]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올랐고 그 아래에 [이영이 불쌍해], [유이영 자해], [유이영, 서현주] 등의 연관어가 줄줄이 달렸다.수많은 팬들이 그녀의 게시물 댓글창과 해시태그 밑에 글을 올리며 외쳤다. 유이영을 더는 비난하지 말아달라,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을 공격하지 말라, 유이영을 위로하고 지켜주자면서 말이다...[우리 이영이 우울증이야? 제발 푹 쉬어. 인터넷 하지 말고. 우리가 대신 싸워줄게.][아아아... 우리 이영이ㅠㅠ 제발 너 자신을 잘 챙겨. 그런 사람들 때문에 마음 쓰지 말고. 우린 너 하나만 바라보고 너만 좋아하니까 끝까지 기다릴게.][이영아, 우리 루체 피아노 콩쿠르에 이제 나가지 말자. 그런 대회는 너한테 어울리지 않아. 너는 더 크고 좋은 무대에서 공연할 사람이고 거기서 꼭 우승도 할 거야. 가치도 없는 콩쿠르와 트로피 따위는 잊자. 제발 네 몸부터 챙겨.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시 나와줘. 우린 항상 여기 있을게.][이영아, 걱정하지 마. 우리가 대신 욕하고 싸워줄게. 넌 그냥 피아노만 치면 돼.]‘유이영 우울증’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 여론은 다시 한쪽으로 기울었다.원래 유이영을 의심하던 사람들도 그녀의 팬들과 ‘동정 여론’에 휘말린 네티즌들의 욕설 세례에 못 이겨 게시글을 지우거나 사과문을 올렸다.이후 각종 언론과 마케팅 계정들이 ‘유이영 우울증’ 기사를 쏟아내며 이슈를 더욱 키웠다.게다가 유이영이 게시물을 올린 타이밍마저 절묘했다. 루체 피아노 콩쿠르 공식 계정에서 서현주가 자진해서 우승 트로피를 반납했다는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그녀가 바로 그 게시물을 올린 것이었다.루체 피아노 콩쿠르와 유이영의 우울증 사건이 거의 같은 시기에 터지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두 사건을 연결해 보기 시작했다.서현주가 그 소식을 봤을 때는 이미 유이영의 팬들이 루체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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