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는 가슴이 먹먹하게 아려왔다. 그녀는 휴대폰을 꼭 움켜쥔 채 한참 후에야 낮은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다.“그래야 착한 학생이죠.”장미연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아, 내가 이걸 아직 못 물어봤네요. 현주 씨는 예대 입시를 준비할 거예요, 아니면 그냥 수능을 볼 거예요?”서현주는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그다지 티가 나지 않았다.“저 예대 입시 안 볼 거예요. 다른 과목들 성적이 꽤 괜찮거든요.”“그래요? 그럼 공부에 집중해요. 이번 일 때문에 마음 상하지 말고.”“네.”전화를 끊은 뒤, 서현주는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밤이 깊어질 때까지 그녀는 휴대폰 메모장에 써둔 메시지를 끝내 보내지 않았다.그 후에도 친구나 선생님, 동창들에게서 연락이 계속 왔고 그녀의 상태는 어떤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물었다.다들 괜찮냐는 인사로 시작했지만 읽어보면 전혀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들은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했지만 속내는 남의 불행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사람들이었다.학교 안에서도 진심으로 서현주를 걱정해 주는 사람은 몇 안 됐다. 강혜인, 같은 반 친구들, 그리고 담임 선생님 외의 사람들은 거의 모두 그녀를 비난하는 쪽이었다.하지만 그래도 비난하는 사람보다 묵묵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서현주는 무심히 SNS에 들어갔고 학교의 공식 계정을 찾아서 보니 며칠 사이에 올라온 게시물들은 이미 유이영의 팬들과 일반 네티즌들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댓글창에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비아냥이 가득했고 결국 학교는 댓글 기능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그 사이 학교에서는 이미 몇몇 교사들을 병원으로 보냈다. 표면상은 서현주의 상태를 확인한다는 명목이었지만 그들의 뉘앙스는 거의 협박에 가까웠다.“서현주 학생, 이번 일로 학교의 명예가 얼마나 실추됐는지 알고 있어요? 지금 학교 전체가 주목받고 있어요. 우리 학교 교복만 입고 나가도 손가락질을 받습니다. 학생들이 겁이 나서 교복도 못 입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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