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591 - Chapter 600

600 Chapters

제591화

“혹시 이분이세요?”직원이 들고 있는 휴대폰 화면에 서현주 명의의 하유 그룹이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기사 내용이 떠 있었고 한가운데에 기자회견 무대에 선 그녀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사진 속의 서현주는 단정한 여성 정장을 입은 채 시선은 객석을 향하고 있었지만 얼굴은 정확히 카메라를 정면으로 마주 향해 있었다. 그리고 서현주의 이목구비가 또렷하게 드러난 그 사진 아래에 그녀에 대한 간단한 소개 문구가 붙어 있었다.직원은 흥분해서 목소리가 떨렸다.“진짜 서현주 씨세요? 하유 그룹의 대표님 말이에요.”서현주가 대답하기도 전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서현주 씨요?”서현주가 소리가 난 쪽을 보자 아까 카운터에 있었던 직원이 우지윤을 데리고 나오는 중이었다. 우지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숨이 가쁜 목소리로 말했다.“그쪽이... 서현주 씨라고요? 그럼...”‘이름이 진연우가 아니잖아.’직원은 확인이라도 받으려는 듯 휴대폰을 우지윤에게 건네며 말했다.“보세요, 뉴스에 나온 사람이 바로 이분이에요.”우지윤은 휴대폰을 받아 기사 속 사진을 확인했고 그 순간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녀도 서현주라는 이름을 수없이 들어봤고 사진과 영상도 여러 번 봤다.5년 전 루체 피아노 콩쿠르 당시 서현주와 유이영은 말 그대로 세상을 뒤집어 놓았었다. 유이영의 대리 작곡가였던 우지윤 역시 그 사건을 계속 지켜보고 있어 사건의 전말과 결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당시 유이영이 여론전을 벌이며 노렸던 게 서현주의 완전한 추락이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우지윤은 유이영에게 곡을 제공하던 입장에서 서현주가 얼마나 억울했는지도 누구보다 잘 알았다.다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어느새 서현주라는 이름이 기억의 저편으로 밀려났고, 그래서 우지윤이 눈앞의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지금 우지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했다.서현주는 카운터에 느긋하게 기대며 말했다.“네, 저 맞아요. 그럼 이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우지윤은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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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우지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럼 더 할 말 없으니까 당장 나가요. 앞으로 다시는 내 가게나 병원에 오지 말고요. 난 그쪽을...”이때 서현주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제가 꽤 흥미로운 걸 알아냈어요. 잠깐만 앉아서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그 말에 우지윤은 얼굴이 굳어졌다.“제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전 그쪽을 도울 생각이 전혀 없어요.”서현주는 휴대폰을 꺼내 강혜인이 보내준 관련 자료를 열어 우지윤 앞에 내밀었다.“일단 이것부터 보세요. 다 보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아요.”우지윤은 입술을 깨물었다.“이게 뭔데요.”“직접 보세요.”우지윤은 다시 자리에 앉고 서현주의 휴대폰을 받았다.서현주는 아무 말 없이 기다렸고 잠깐 후 우지윤이 휴대폰을 ‘탁’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숨을 몰아쉬었다.“이게... 뭐예요?”서현주는 차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점장님 할머니의 병세 보고서를 다른 병원 전문의들에게 검토받았는데 결과를 보니 조작된 부분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점장님도 보셨다시피 다행인 건 어르신은 뼈암 말기가 아니에요. 그냥 가벼운 질환을 앓고 계신 거일 뿐이에요.”그걸 듣자 우지윤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서현주가 이어서 말했다.“그동안 유이영 씨가 어르신의 치료를 맡은 전문가 팀과 손을 잡고 점장님을 속이고 있었어요. 물론 뼈암 말기가 아니라고 해도 수년간의 항암 치료 때문에 어르신의 몸이 예전 같지는 않아요.”그때 우지윤이 날카롭게 끼어들었다.“전 안 믿어요. 그쪽 말을 못 믿겠어요.”그래도 서현주는 담담했다.“안 믿어도 괜찮아요. 다른 병원에 가서 직접 검사해 보세요. 시간 드릴게요. 저는 기다릴 수 있어요.”휴대폰을 꽉 움켜쥔 우지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서현주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휴대폰을 돌려 받았다.“내일까지 점장님의 대답을 듣고 싶어요.”돌아가는 길에 강혜인이 메시지를 보냈다.[얘기 잘 됐어?][그럴 리가. 아직 내 말을 안 믿어.][그럴 만하지... 누가 쉽게 받아들이겠어. 그런데 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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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벨린다는 몇 초간 유이영을 빤히 바라보다가 아주 단호하게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 그녀와 말도 섞기 싫다는 태도였다.그러자 유이영은 표정이 굳어졌고 리오는 벨린다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벨린다, 그러면 예의가 아니지.”벨린다는 그의 목을 꼭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은 채 확실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달했다.“그래도 싫어요.”리오는 난처한 표정으로 유이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영 씨, 미안해요.”서현주도 이 광경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유이영의 속에서 불쾌감이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는 애써 부드러운 목소리를 유지했다.“괜찮아요. 아이가 정말 귀엽네요.”그 말이 끝나자마자 서현주는 유이영에게서 위선과 조롱이 뒤섞인 눈빛을 받았다.“현주 씨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요?”유이영이 묻자 서현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러자 유이영은 의미심장하게 리오와 눈을 마주쳤다.“현주 씨가 안 올 줄 알았는데요.”서현주가 되물었다.“제가 대회에 참가하는 데 유이영 씨의 허락이 필요한가요?”그녀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며 웃었다.“대회 스태프들도 유이영 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말은 안 하던데요.”그 말에 유이영의 눈빛에 수치심과 짜증이 스쳤다.“오해한 거 같은데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에요.”그녀는 눈빛에 악의를 띤 채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이번 대회는 창작 능력을 아주 중요하게 봐요. 1차부터 참가자 본인의 자작곡을 연주하기를 요구하는데 현주 씨도 정말 참가할 생각이에요?”유이영은 일부러 그 말을 외국어로 했다. 리오의 반응을 힐끔힐끔 살피면서.리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서현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국어로 응수했다.“그 질문은 유이영 씨 본인에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설마 이제 완전히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유이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대답을 피한 채 다시 외국어로 말했다.“이번에 리오 감독님께서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시는데 현주 씨의 연주를 유심히 들으실 거니까 실망시키지 않길 바라요.”그러자 서현주가 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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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서현주가 솔직하게 말했다.“아시잖아요. 전 예전부터 게임시티 저작권을 정말 갖고 싶었어요. 제가 이기면 게임시티의 저작권을 하유 그룹에 파세요.”유이영은 주먹을 꽉 쥐더니 갑자기 끼어들었다.“리오 감독님, 투자 문제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아시다시피 제가 감독님 영화의 여주인공이 된다면 제 남편이 그 영화에 필요한 투자금은 충분히 준비해 줄 거예요.”리오는 그녀를 힐끗 바라봤다.유이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말을 이었다.“감독님도 말씀하셨잖아요. 제가 국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면 감독님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주시겠다고요. 전 충분히 자신 있어요. 투자금에 절대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예요.”리오가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별개의 문제죠. 이영 씨는 현주 씨가 분명히 표절했다고 그렇게 확신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이 내기는 내가 이길 싸움입니다. 굳이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요.”그 말에 유이영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가 굳었다.리오는 고개를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좋아요, 내기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대신 이 내기가 언제 끝나는지는 알아야겠어요.”서현주가 말했다.“오늘 밤이요. 오늘 밤이면 끝나요.”리오가 눈썹을 찌푸렸다.“오늘이요?”“네.”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저녁에 예선 결과가 바로 나오거든요. 기대하셔도 돼요.”그녀는 손에 쥔 참가증을 돌리며 벨린다에게 손을 흔들었다.“저는 이제 연습하러 가야겠네요. 벨린다, 안녕.”유이영은 서현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마치 묵직한 돌덩이가 그녀의 가슴 위에 얹힌 것처럼 숨이 막혔다.그때 리오가 불쑥 말했다.“이영 씨, 너무 긴장하지 말고 대회 준비나 잘 해요. 이영 씨의 무대를 기대하고 있을게요.”유이영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런데 감독님께서 현주 씨의 내기를 받아들이실 줄은 몰랐어서 조금 놀랐어요.”리오의 눈을 마주한 순간, 유이영은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그의 눈빛은 지나치게 깊었고 말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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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서현주는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안요한이 던지는 말들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첫 반응은 그저 ‘아, 또 이상한 소리 하네’ 정도였다. 그녀는 안요한이 기대하는 방향으로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아무리 바빠도 시간 내서 정신과에 꼭 가 봐요. 완치되면 다시 와서 일하고요.][너무해... 나 진짜 상처받았어.]서현주는 한참 동안 손가락을 휴대폰 위에 멈춘 채 화면을 바라보면서 고민했다. 안요한을 더 몰아붙이기엔 그녀도 양심이 찔렸는지, 이내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일이나 해요. 이렇게 오래 채팅하면 휴대폰 안 뺏겨요?][그래서 몇 마디밖에 못 하는 거야. 이따가 답장 못 해.][네, 그럼 다음에 봐요.][나를 잡지도 않네? 우리 엄청 오래 못 봤는데.]서현주는 차가운 표정으로 답장을 보냈다.[잡을 생각 없어요.][지금 네 이 차갑고 무정한 모습, 꼭 기억해 둬.][히히.]대회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연회장 안의 선수석은 이미 가득 찼고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만큼 조용해졌다. 모두가 무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서현주는 고개를 숙여 메시지를 한 번 더 확인한 뒤 오른쪽 앞자리를 슬쩍 바라봤다. 우지윤과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유이영의 자리를 찾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녀는 서현주보다 몇 줄 앞, 오른쪽에 앉아 있었는데 좌석은 조금 전 추첨으로 정해진 연주 순서를 기준으로 배정된 것이었고 그 말은 곧 유이영이 세 사람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다는 뜻이었다.물론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이번 대회는 규모부터가 달랐다. 국제 대회인 만큼 각국의 연주자들이 모든 지역 예선을 주시하고 있었고 상의 무게감도 루체 피아노 콩쿠르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심사 기준은 극도로 엄격했고 심사위원단 역시 각종 국제 대회 우승자들 중에서 엄선된 인물들이었다.이런 무대에서 표절은 곧 사형 선고였다. 증거가 충분하다면 변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즉시 실격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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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서현주는 바로 알았다.‘끝났네.’유이영은 결국 우지윤이 작곡한 그 피아노 곡을 연주했다.솔직하게 말하면 우지윤의 곡은 정말 수준이 높았다. 강약과 흐름이 분명해 실력 있는 연주자가 아니면 제대로 살려내기 어려운 곡이었다.그리고 유이영의 연주도 확실히 훌륭했다. 생각지도 못한 우지윤의 등장에도 전혀 영향받지 않은 듯 보였다. 적어도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선수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였다.서현주는 리오가 유이영을 향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았다.유이영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펴고 무대에서 내려오며 오만한 눈빛으로 서현주 쪽을 힐끗 훑었다가 갑자기 멈칫했다.서현주가 자기 자리에서 곤히 잠든 게 아니겠는가. 그녀는 고개가 한쪽으로 확 기울어진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서현주는 애초에 이 대회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녀의 목적은 상이 아니었으니 이렇게 마음 편히 잠들 수 있는 것도 당연했다.얼마나 잤는지는 그녀 본인도 몰랐다. 서현주의 차례가 되었을 때 옆에 앉은 다른 참가자가 그녀를 깨워줬다.서현주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주변 참가자들의 노골적인 눈길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잠을 자다니, 어이없다는 표정들이었다.서현주는 그들에게 간단히 감사 인사를 하고 급하게 무대로 올라갔다.비록 대회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그녀는 피아노 곡만큼은 꽤 신경 써서 직접 만들었다.연주가 끝나자 여운이 길게 남았다. 서현주는 심사위원이나 리오의 표정을 확인하지도 않고 무대를 올라갔을 때처럼 급하게 내려왔다. 심사위원들과 다른 참가자들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런데 자리에 돌아온 서현주는 다시 눈을 감고 잠들었다. 서현주가 무대에 오르는 것보다 잠에 더 집착하는 걸 본 주변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머리 위에 커다란 물음표가 뜬 것 같았다.그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우지윤은 시선을 거두고 아무도 모르게 숨을 길게 내쉬었다. 쿵쾅거리던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며.서현주의 연주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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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서현주는 차분한 눈빛으로 유이영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유이영 씨도 무섭긴 한가 보네요.”유이영은 몇 초간 냉랭하게 그녀를 노려보다가 코웃음을 쳤다.“옛날 수법을 다시 쓰려는 거예요? 그때 내가 어떻게 현주 씨를 쫓아냈는지 잊었나 보네요. 그동안 경연시에서 꽤 고생했죠?”그러자 서현주가 말했다.“유이영 씨가 저한테 송금해 준 100억 원 덕분에 어찌저찌 잘 살았어요.”그 100억 원은 유이영의 마음속에 깊게 박힌 가시 같았다. 그것은 그녀가 서현주에게 한 방 제대로 당했다는 증거이자 절대 지울 수 없는 그녀의 흑역사였다.유이영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100억 원이 뭐 대수인가요. 이 몇 년간 지훈 씨가 나한테 넘겨준 지분만 해도 100억 원이 몇 개인지 셀 수도 없을걸요.”그녀는 한 걸음 다가서며 말을 이었다.“현주 씨가 연씨 가문의 사모님이 됐으면 이런 것들 전부 현주 씨 거였어요. 지훈 씨도 그렇고, 연씨 가문도 손자며느리한테 박하게 굴지 않으니 현주 씨가 굳이 경연시까지 와서 발버둥 칠 필요가 없었겠죠.”“하지만 안타깝게도 지훈 씨가 사랑하는 건 나고 지훈 씨와 결혼한 것도 나예요. 우리 아들 유준이는 똑똑하고 사랑스러워서 할아버지도 아주 예뻐하세요.”서현주는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었다.“이따가도 그렇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시상식이 끝나자 서현주는 몸을 돌려 무대 아래로 내려가려 했다.그때 유이영이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말을 끝까지 해요.”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유이영은 무대 가장자리에 서 있는 우지윤을 보았는데 우지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유이영은 다급히 리오를 찾았지만 리오는 심사위원석에 없었다.그러자 유이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서현주는 그녀의 손에서 손목을 빼며 말했다.“그건 나한테 말할 게 아닌 것 같은데요?”그리고 큰 걸음으로 떠났다.유이영은 이를 악물고 따라가려 했지만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다른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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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자기 생각만 하지 말고 가족도 좀 생각해요.”유이영은 우지윤의 얼굴에서 애원이나 두려움에 가까운 기색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우지윤은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두려움은커녕 그녀의 얼굴에 분노가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그쪽이 우리 할머니 얘기를 꺼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우지윤은 이를 악물었다.“유이영 씨,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 봐요. 나를 몇 년이나 속여 왔어요?”그 말에 유이영은 눈빛이 어두워지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았다.“난 지윤 씨를 속인 적 없어요. 쓸데없는 상상하지 마요...”“우리 할머니는 애초에 뼈암 말기가 아니었잖아요. 맞죠?”그 순간 유이영은 자기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다 알게 된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지윤 씨, 어디 비전문적인 병원이나 의사한테 속은 거 아니에요?”유이영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현주 씨가 그런 거죠? 그 여자가 지윤 씨를 이상한 곳으로 데려간 거죠? 다년간의 경험으로 말하는데 지윤 씨는 현주 씨한테 이용당한 거예요. 현주 씨가 날 공격하려고 지윤 씨를 이용한 거라고요. 제발 속지 마요.”“냉정하게 생각해 봐요. 그 의료진들은 전부 해외 명문대 박사 출신들이고 다 검증된 사람들이에요. 지윤 씨 할머니의 상태를 여러 번 검사했었고 장비도 다 최신이었어요. 그런데 결과가 틀릴 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정말 문제가 있었으면 진작에 알았어야지. 왜 이제야 알게 됐겠어요?”하지만 우지윤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이를 악문 채 말했다.“대학병원에 가서도 검사했고 경연시에 있는 모든 공립병원에서 다 검사해 봤는데 결과는 전부 같았어요. 그런데 유이영 씨가 데려온 의료진들의 말만 달랐죠. 우리 할머니는 뼈암 말기가 아니에요. 그쪽은 나를 속였어요.”그러자 유이영은 날카롭게 반박했다.“아니에요, 나 안 그랬어요.”우지윤의 말투는 더 차갑고 거칠어졌다.“그쪽이 나를 속인 게 맞아요. 서현주 씨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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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참가자 유이영 씨는 부정 행위 혐의가 제기되어 현재부로 본 대회의 성적을 잠정 취소하며 참가 자격을 일시 박탈합니다. 추후 추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조사 결과가 변동 없을 경우 성적은 영구 취소, 대회에서 영구 제명, 그리고 공식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공개 공지될 것입니다.”유이영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심사위원이 말을 이었다.“유이영 씨의 성적이 잠정 취소됨에 따라 나머지 참가자들의 순위는 각각 한 단계씩 상향 조정됩니다. 지금부터 성적을 다시 발표하겠습니다.”“1위는 서현주 씨...”아직은 ‘잠정’이라는 단서가 붙어 상급 기관의 최종 심의를 거쳐야 했지만 규정을 잘 아는 참가자라면 누구나 이건 사실상 확정이란 걸 알았다. 상급 심의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고 결과가 뒤집히는 일은 거의 없었다.순식간에 장내는 큰 파문에 휩싸였고 아까 11위였던 한 참가자는 순위가 한 단계 올라가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을 질렀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감히 말을 꺼내지도, 유이영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다.이번 대회는 해외 자본으로 주최한 행사였다. 유이영이 누구의 아내인지, 어떤 집안의 사모님인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대회 주최 측은 그녀의 체면 따위 봐주지 않고 바로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 버렸다.얼굴이 창백해진 유이영은 급히 앞으로 나섰다.“오해예요, 전부 오해예요. 저는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직접 증명할 수 있어요.”그때 리오가 무대에서 내려와 유이영 앞에 섰다. 그의 얼굴에 깊은 실망이 드러나 있었다.“이영 씨, 증거가 충분하니 더 말할 필요 없어요.”그는 입술을 살짝 깨문 채 고개를 저었다.“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현주 씨와 관련된 일까지 모두 포함해서, 현주 씨가 관련 증거를 제 휴대폰으로 보냈습니다. 이영 씨는 확실히 똑똑해요. 하지만 그 똑똑함을 완전히 잘못된 곳에 썼어요. 그리고 저는 이영 씨를 제 새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지 않을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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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지금 상황에서 유이영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황태민뿐이었다.황태민은 수완이 대단히 센 인물이었다. 그는 혼자 해외에 나가서도 기반을 단단히 다지며 성공했고 화려하게 귀국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지금 황씨 가문에서도 그를 차기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였다.그를 떠올리자 유이영은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는 한 번도 황태민의 메시지에 답한 적은 없었지만 자신이 도움을 청한다면 황태민이 반드시 와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게다가 황태민은 해외의 인맥이 많았고 이번 대회의 주최 측 역시 외국 자본이었다. 그러니 어쩌면 그의 말이 통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황태민이었다. 그는 집착이 병적인 수준이었고 유이영을 향한 그의 소유욕은 광기에 가까웠다. 해외에 있을 때도 유이영은 그의 과도한 집착에 몰려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가 이별을 고했을 때 황태민은 자살로 협박까지 했을 정도였다.유이영은 황태민과의 과거를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었고 무엇보다 그 일이 연씨 가문에 알려지는 순간, 모든 것이 끝장날 것이다.지금 그녀에게는 연씨 가문이 있고 연지훈과 연유준이 있으며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안정적인 삶이 있다.그러나 황태민은 미친 사람이다. 그는 연지훈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질투했다.만약 유이영이 황태민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그가 집착을 멈추지 않는다면 지금 그녀의 평온한 삶은 산산조각 날 것이고 묻어 두었던 과거는 모조리 드러날 것이다.하지만 지금 황태민 말고는 그녀를 구해줄 사람이 없었다. 망설이고 또 망설인 끝에 유이영은 결국 황태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울리기도 전에 황태민은 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에서 낮은 숨소리와 함께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쁨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영아, 네가 직접 나한테 전화를 걸었어? 정말 나한테 전화한 거야? 진짜 너야? 너 맞지? 나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정말 너무 보고 싶었어...”유이영은 얼굴이 붉어진 채 입술을 깨물었다.“응. 나야, 태민아.”황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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