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이마를 짚었다.“엄마, 진짜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전부 오해예요. 저 그 사람한테 그런 마음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저 지금 수능 준비하는데 어떻게 연애할 생각을 해요...”엄진경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그렇게 눈이 반짝반짝한 채 그 사람을 데리고 병원까지 갔어? 그것도 밤늦게? 어휴, 너 부끄러워서 그러지? 난 네 엄마야. 내 앞에서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수능은 네가 잘 볼 거라고 믿어. 그러니까 연애하고 싶으면 그냥 해. 엄마는 막지 않아.”서현주는 기력이 빠진 목소리로 신음했다.“왜 엄마도 남들처럼 이상한 소리를 해요. 진짜 아니라고요. 이게 말로 설명하기에는 좀 복잡해요. 저 그 사람을 안 좋아한다고요.”“정말 안 좋아해?”“안 좋아해요. 그러니까 제발 추측 좀 하지 마요.”엄진경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이었다.“그런데 너 아까 그 남자가 너를 거절했다고 머리를 박았잖아. 그건 왜 그랬는데?”서현주는 입을 달싹이며 복잡한 눈빛을 보냈다. 여러모로 상황이 꼬여서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도 몰랐다.그녀는 잠시 고민한 끝에 입을 열려 했다.“괜찮아, 괜찮아.”하지만 엄진경이 마치 큰일을 덮어주듯 부드럽게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뭐. 엄마는 네가 그 남자랑 연애하든 말든 상관 안 해. 다만 네가 그 남자 때문에 이런 식으로 자기한테 상처를 내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엄마 마음을 알겠지? 다시는 머리를 박지 마. 네가 얼마나 똑똑한데.”서현주는 진짜 방법이 없었다. 말할수록 오해가 더 커졌다.이제 엄진경, 안요한, 임정화의 눈에 서현주가 안요한을 짝사랑하는 걸로 보였다. 그게 철석같은 사실이 되어버렸다.엄진경은 뭔가 더 말하려는 눈치였고 서현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엄마, 그만 얘기해요. 저 좀 쉬고 싶어요.”“그래, 그래. 배고프면 말해. 야식 만들어 줄까?”서현주는 배를 한 번 눌러봤다. 분명 아까까지는 배가 고프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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