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또 하면 정말 짜증 낼 거예요. 대답도 하지 않을 거고요.”안요한은 입을 뻥긋거리다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현주 씨.”“네?”“저 사람 좋아한 적 있어?”이 질문 때문에 안요한은 매일 밤 잠 못 이루다시피 했고, 서현주와 연지훈이 어떻게 된 건지, 남매 사이에서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 건 아닌지 묻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서현주는 잠깐 침묵하다가 대답하지 않았다.심장이 쿵 내려앉은 안요한은 목구멍이 조여오면서 숨쉬기 어려웠다.잠시 후, 그는 서현주의 대답을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안요한은 그녀의 대답을 들었을 때 차라리 귀가 안 들렸으면, 차라리 서현주가 대답하지 않았으면 했다.하지만 이 질문은 자기가 한 거라 괴로우면서도 대답을 듣고 싶었다.서현주가 대답했다.“네.”안요한의 심장은 순간 밑바닥까지 내려앉고 말았다.안요한은 목이 막혀 말이 안 나왔고, 그저 멍하니 서현주를 한참 바라볼 뿐이다.그렇게 그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잠시 후, 안요한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그래? 그러면 두 사람...”“아니요.”서현주가 또박또박 대답했다.“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에요. 사귀지도 않았고, 요한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도 아니에요. 좋아했던 건 다 옛날얘기니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요.”마음이 편할 리가 없는 안요한은 억지로 농담처럼 말했다.“다행이네.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아서.”차 안이 갑자기 조용해지고, 안요한은 어떤 표정으로 서현주를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서현주가 연지훈을 좋아한 적 있다는 생각만 해도, 서현주가 연씨 가문에 있으면서 그가 알지도 못하는,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은 일들이 많았다는 걸 생각만 해도...질투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그는 이런 일들이 애초에 없었으면 했다.하지만 안요한도 부정할 수 없는 건 연씨 가문이 예전에 서현주를 많이 도와줬다는 거였다. 비록 나중에 변하긴 했지만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었다.안요한은 그래서 더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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