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 씨, 나는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밖에서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아. 내일도 시험장까지 바래다줄 수 없어.”서현주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일 보세요.”‘내가 언제 그러지 말라고 했나?’안요한은 그녀의 속내를 읽은 듯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현주 씨, 내가 없어도 시험 잘 봐야 해. 꼭 수능 1등 따내야 해.”이 말이 나오자 더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누가 수능이 시작되기도 전에 허세를 부리는지 확인하려는 눈치였다.서현주는 처음으로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웃으면서 말했다.“기다려요. 반드시 1등하고 돌아올 테니까요.”수능은 전국에서 주목하는 일이라 시험장 밖에는 수험생,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들을 인터뷰하러 온 방송국이나 매체들이 많았다. 서현주와 안요한같이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나타나자 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끓었다. 기자들은 다른 사람을 인터뷰하면서도 서현주와 안요한한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서현주의 수능 1등을 노린다는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에 몇몇 기자들은 모두 카메라를 들고 달려와 두 사람 앞에 마이크를 들이댔다.“안녕하세요. 경연 방송국 기자예요. 혹시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서현주와 안요한이 대답하기도 전에 기자가 먼저 질문하기 시작했다.“두 분 다 수험생이신가요? 방금 두 분 말씀을 들어보니 수능 1등을 노리고 있다면서요? 자신감이 넘치신 것 같은데 혹시 간단히 소감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기자의 말이 끝나자 앞에 마이크와 카메라로 붐볐다.서현주와 안요한은 눈빛을 주고받다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아니요. 그냥 헛소리했을 뿐이에요.”“네. 1등을 노리고 있어요.”첫 번째 말은 서현주가 했고, 두 번째 말은 안요한이 했다.‘겸손이 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아. 이 많은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말을 할 수 있지? 정말 1등을 노리고 있다고 인정해버리면 첫 과목을 치르기도 전에 인터넷에 온통 우리가 했던 말뿐일 텐데.’기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할 때,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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