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401 - Chapitre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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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마침 이때 커피숍 직원이 커피 석 잔을 들고 왔다. 서현주가 커피잔을 받으려고 고개를 숙인 순간,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커피숍 맞은편. 어두운 표정의 안요한의 얼굴에는 미묘하게 불편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서현주가 시선을 돌렸을 때, 안요한도 마침 시선을 돌리다가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자신을 찾고 있는 두 남자를 발견했다.그러자 그의 표정은 더욱더 어두워졌다.그는 몸을 돌려 북적이는 인파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자기 모습을 감추면서 갈 만한 곳을 찾았다. 목적은 그 두 남자를 완전히 따돌리는 거였다.며칠째 두 남자에게 쫓기고 있는 그는 짜증 나서 죽을 지경이다.안요한은 이렇게 빨리 발견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허술한 도시 외곽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지금 머무는 곳도 들키고 싶지 않아 온종일 밖에서만 돌아다니고 집은 거의 들어가지 못했다.그는 며칠째 호텔을 바꿔가며 지내고 있었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호텔 입구에 수상한 남자 두 명이 배회하는 걸 보고 고민도 없이 곧장 호텔 뒷문으로 빠져나갔다.이번에 따라다니는 사람은 전에 따라다니던 쓸모없는 사람들과는 달리 추적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어디를 가든 고개만 돌리면 항상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안요한은 지금 당장이라도 그 두 사람과 맞붙고 싶을 정도로, 길가에 있는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에게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그의 번호를 얻으려던 여자들도 그 험상궂은 표정 때문에 겁을 먹고 도망칠 정도였다.안요한은 잠시 그 두 사람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구석에 숨어 머리를 뒤로 넘겼다.이 위치에서는 고개를 들기만 하면 카페에 앉아 있는 서현주를 볼 수 있었다.이 카페는 길가에 자리 잡고 있었고, 한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서현주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볼 수 있었다. 두 사람 사이로 바삐 지나가는 행인들도 있었지만 전혀 방해될 것 없었다.조용히 얼굴을 찡그린 채 서현주를 바라보고 있던 안요한은 자기 눈빛에 어색함과 당혹스러움이 담겨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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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눈앞에 있는 쓰레기통을 바라보며 안요한은 싫증 난 표정으로 코를 막았다. 그 잘생긴 이목구비가 거의 일그러질 정도였다.그는 고개를 돌리고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두 남자가 바로 떠날 줄 알고 고개를 내밀었는데 아직도 커피숍 옆에 서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길래 순간 인상을 찌푸렸다.잠깐 고개를 내밀었을 뿐인데 예리한 그 둘에게 포착되어 시선이 마주치고 말았다.안요한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곁눈으로 힐끗 쳐다보니 두 남자도 곧장 그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특수훈련을 받은 두 사람은 운동신경이 좋아서 아주 빨리 쫓아왔다.안요한도 평소에 자주 운동했지만 전문 훈련을 받은 사람과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아까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워진 것을 보니 이대로는 절대 안 될 것 같았다.안요한은 사방을 둘러보다 재빨리 길 건너편에 있는 모퉁이까지 속력을 내서 달렸고, 두 남자가 보이지 않는 순간 곧바로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뒤돌아서는 순간 한 가게의 뒷문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이 시급한 상황에 그는 누구 가게인지 따질 겨를도 없이 뒷문으로 들어가 바로 문을 잠갔다.고개를 들어보니 가게 주방장과 직원들이 멍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매니저 명찰을 단 직원이 다가와 웃으면서 물었다.“무슨 일로 오셨을까요?”안요한은 가슴을 펴고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커피 주문할게요.”매니저는 미소를 지으며 앞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 손님, 이쪽으로 오시죠.”직원을 따라 앞으로 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그는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고, 그러다 구석에 있는 여자한테 시선이 멈췄다.‘여기였어?’매니저는 사람 없는 곳으로 안내하면서 말했다.“혹시 일행 있으실까요?”안요한은 가볍게 기침을 몇 번 하고 서현주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저기 제 친구가 있거든요.”매니저는 고개 돌려 웃으면서 말했다.“네. 저쪽으로 안내해드릴게요.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안요한은 고개를 흔들었다.“괜찮아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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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안요한은 찡그린 얼굴로 나민석 옆으로 걸어가 거침없이 말했다.“일어나세요. 제가 거기 앉을 거거든요.”순간 할 말을 잃은 서현주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요한 씨, 뭐 하시는 거예요?”안요한은 고개 들어 그녀를 노려보더니 훨씬 더 험악하고 거친 말투로 말했다.“일어나세요.”나민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머뭇거리다가 서현주에게 물었다.“일어나야 하는 거예요?”서현주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신경 쓸 필요 없어요.”나민석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정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인 안요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현주 씨, 지금 무슨 태도지?”서현주는 그를 신경 쓰지도 않았다.이때 안요한이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며칠 전에 나한테 고백했던 거 벌써 잊었어? 이렇게나 빨리?”나민석과 강혜인은 순간 얼어붙었고, 서현주도 마찬가지로 안요한의 말 때문에 깜짝 놀랐다.‘이런 젠장. 또 내 이미지를 망치러 온 거야?’안요한의 목소리가 작지 않아서 주변 손님들이 수군거리며 쳐다보기 시작했다. 눈빛에는 호기심이 가득해 보였다.강혜인은 필사적으로 서현주를 향해 눈을 깜빡였다.‘어떻게 된 일인데? 어떻게 된 일인데? 어떻게 된 일인데? 고백은 뭔데? 이렇게 잘생긴 남자를 왜 나한테 소개해주지도 않았어? 대박. 난 네가 미남을 좋아하는 줄도 몰랐네.’강혜인은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눈을 깜빡였지만 서현주에게는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서현주는 안요한을 노려보고 있었고, 안요한도 서현주를 노려보고 있었다.두 사람 사이의 신경전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다.서현주와 안요한 사이에 앉아있던 나민석은 순간 얼굴이 화끈해졌다.몇 초도 버티지 못해 나민석은 안요한의 재촉에 일어나 조심스레 반대편으로 걸어가려 했다.이때 서현주가 차갑게 말했다.“그냥 앉아 있어요.”몸이 굳어버린 나민석은 등을 굽힌 채 약간 떨고 있는 듯했다.그는 고개 들어 안요한의 굳어있는 표정을 본 순간 바로 겁먹은 듯 다시 시선을 돌렸다.그는 다시 서현주에게로 시선을 돌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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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안요한은 만족한 듯 커피잔을 받아들고 고맙다고 말하면서 서현주를 노려보았다.“친구는 잘 뒀네.”서현주는 강혜인을 째려보며 단전에서 올라오는 화를 참으면서 말했다.“넌 도대체 누구 편이야.”강혜인은 웃으면서 눈을 깜빡였다.“난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사람 편이지.”강혜인은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아직 말 안 했잖아. 언제부터 이렇게 잘생긴 남자를 알게 된 건지. 그리고 나한테는 왜 안 알려줬는지. 너야말로 나를 친구로 안 보는 거 아니야?”서현주가 무언가 설명하려고 입을 뻥긋거리고 있을 때, 안요한이 먼저 말했다.“맞은편에 사는 이웃이에요.”강혜인은 눈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그래요? 그러면 저랑도 이웃이네요.”안요한이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무슨 뜻이에요?”“저도 거기 사는데 요즘 일이 있어서 계속 집에 못 갔거든요. 이웃인 줄 알았으면 매일 집에 갔죠.”강혜인은 웃는 표정으로 안요한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현주 친구 강혜인이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안요한은 곁눈질로 서현주를 바라보며 콧방귀를 뀌었다.그 뜻인즉 친구가 훨씬 낫다는 뜻이었다.‘친구 좀 따라 배워.’안요한은 턱을 쳐들고 귀한 손으로 강혜인과 악수하는 척만 하고 바로 손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안요한이라고 해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저도 집에 자주 돌아가지 않거든요.”강혜인은 반짝이는 두 눈으로 서현주를 쳐다보았다. 서현주와 잘생긴 남자 사이에 뭔가 있는 것 같아서 호기심이 폭발할 지경이었다.“그러면 고백은 어떻게 된 일인데요? 너도 좀 알 수 있을까요?”안요한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느긋하게 말했다.“그건 현주 씨한테 물어봐야죠. 현주 씨 잘못이었으니까요.”서현주는 경고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뭘 잘못했는데요?”안요한은 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현주 씨 잘못이지. 내 잘못이겠어? 현주 씨가 나한테 고백했잖아.”강혜인과 나민석은 속으로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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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서현주는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설명할 필요 없어. 좀 이상한 사람이야.”표정이 조금 누그러진 안요한은 서현주의 말에 다시 쓰레기통보다도 더 구린 표정을 지었다.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뭐 찔리는 거 있어?”안요한은 몸을 움츠리고 구경만 하는 나민석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제가 충고 하나 해드리는데.”나민석은 고개를 들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뭐, 뭔데요?”안요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현주 씨 며칠 전에 저한테 고백했는데 제가 거절했다고 벽에 머리를 박더라고요. 그러니까...”서현주는 들을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지고 화가 치밀어 올라 벌떡 일어나더니 안요한의 입을 막으려 손을 뻗었다.“함부로 그런 말 좀 하지 마세요. 양심이 있으셔야죠.”나민석은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안요한은 덥석 서현주의 손목을 잡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나민석에게 말했다.“잘 생각해보세요. 마음이 쉽게 변하는 여자라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안요한의 힘이 워낙 세서 안간힘을 써도 벗어날 수 없는 서현주는 그의 말에 더욱 분노가 치밀어올랐다.“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요?”손목을 빼낼 수 없자 서현주는 차선책으로 발로 그를 걷어차려 했다.두 손으로 아직 서현주의 손목을 꽉 잡고 있던 안요한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의 발에 차이고 말았다.안요한이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지금 나 찼어?”그는 밀려오는 통증에 허리를 굽히다가 검은색 바지에 묻은 발자국을 툭툭 털어냈다.서현주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 또 한 번 발길질했다.안요한은 재빨리 그녀의 발목을 잡아 다시는 자기 바지에 발자국을 남기지 못하게 했다.“그만하지?”“헛소리 안 하면 그만 멈출게요.”안요한은 깊고 차가운 두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표정은 험악하다 못해 맨날 떠받들려 사는 도련님과도 같았다.창밖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서현주는 안요한의 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그때야 안요한의 눈동자 색깔을 다시 보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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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강혜인은 우정을 내팽개치고 안요한의 외모에 홀딱 넘어가고 말았다.욕망 때문에 이성적 판단력을 잃는다는 말이 맞았다.강혜인은 이미 서현주가 뭐라고 하든 전혀 듣지 않았고, 온전히 안요한의 말만 믿고 있었다.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강혜인을 보면서 한마디 하려 했다.그런데 강혜인이 바로 손을 저으며 말했다.“조용히 좀 해봐. 난 요한 씨가 하는 말을 듣고 싶으니까.”안요한은 뿌듯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현주 씨가 부끄러워서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저도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요.”“어머. 매너까지 넘치네요.”“그럼요. 저는 누구처럼 아무한테나 발길질하는 사람이 아니니까요.”서현주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나민석은 목을 움츠리며 조심스럽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저랑 현주 씨는 정말 친구일 뿐이에요. 요한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요.”안요한은 나민석의 얼굴을 보더니 표정이 조금씩 누그러들기 시작했다.“그랬으면 좋겠네요.”서현주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그만하시죠?”강혜인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부끄러워하긴. 저렇게 잘생긴 분을 좋아하게 된 것도 당연한 일이니까 괜찮아. 다 이해해.”서현주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그녀는 아예 나민석이 산 책을 진지하게 쳐다보기 시작하면서 안요한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다 아는 글자였지만 도무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이때 안요한이 손을 뻗어 책을 확 낚아채려 했고, 서현주는 재빠르게 책을 꾹 누르면서 고개 돌려 안요한을 노려보았다.“또 무슨 짓이에요?”안요한은 억울한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냥 잠깐 보는 건데 뭐 어때서.”서현주가 웃으며 말했다.“저희 둘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걸 고려했을 때 개인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안요한은 책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됐어. 그러면. 어차피 여기서도 잘 보이니까.”서현주는 책을 확 빼앗아 일부러 몸을 비틀며 안요한에게 안 보여주려 했다.강혜인이 그 모습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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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이때 잠깐 공기가 굳어버리고 말았다. 안요한도 강혜인의 말을 듣고 굳어버린 채로 서현주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고3학생이라고요?”강혜인은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나민석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길래 안요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서현주에게 물었다.“고작 고3 학생이었어?”서현주도 미간을 찌푸렸다.“안 돼요?”안요한은 갑자기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얼굴까지 찌푸렸다.“오늘은 수요일이잖아. 수업하는 시간에 학교에 가지 않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서현주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제가 어디에 있든 뭔 상관인데요.”강혜인이 서현주를 대신해서 말했다.“현주는 성적이 워낙 좋아서 학교에서 특별히 안 와도 된다고 했어요.”안요한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몇 살이죠?”강혜인이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제는 성인이니까요.”안요한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서현주는 그가 학교에 제대로 가지도 않고 밖에서 딴 짓거리한다고 말할 줄 예상하였다.“고3 학생이면 더욱더 열심히 공부해야지.”‘시작이네.’안요한이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말했다.“고3 학생인데 왜 나한테 고백했던 거야. 아무리 성년이라고 해도 아직 연애해서는 안 될 나이인데 내가 그 고백을 더욱더 받아들이면 안 되지.”‘네. 네. 네. 미쳐도 단단히 미쳤네. 하는 말마다 정상인들과 너무나도 다르잖아.’강혜인은 서현주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안요한은 서현주 손에 있는 책을 보며 말했다.“지금이 얼마나 좋아. 공부나 열심히 해.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대학에 입학하면 하고 싶은 거해.”서현주는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지금은 그냥 요한 씨 머리를 쥐어박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요.”안요한이 중얼거리며 말했다.“이렇게 난폭한 사람이었어?”“한번 당해볼래요?”이때 안요한은 상체를 서현주에게 가까이했다.비록 서현주는 정면으로 그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곁눈으로 다가오는 것을 확인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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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서현주는 그 두 남자가 떠난 걸 보고 안요한의 등을 툭 쳤다.“일어나요. 이미 갔으니까요.”안요한은 바로 일어서서 얼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날 때리는 게 재미있어?”서현주는 점점 붉어지는 안요한의 귀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아까 약속했던 거 기억하시죠?”안요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콧방귀를 뀌었다.“기억력이 좋아서 당연히 기억하지.”서현주가 만족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좋아요. 나중에 연락드리면 약속 꼭 잘 지키셔야 해요. 그리고 저를 가르칠만한 능력도 갖추셔야 할 거예요.”안요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내가 가르쳐 주는 첫 번째 수업은 바로 선생님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는 거야. 알겠어?”“알았어요.”강혜인은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뭐 하는 거예요? 누굴 피하고 있었던 거예요? 지금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르겠네요.”서현주는 턱을 까딱이며 말했다.“요한 씨한테 물어봐. 요한 씨 일이니까.”강혜인은 밖을 내다보는 안요한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렸다.어느 한순간 그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짜증 난 얼굴이 아니라 어두운 표정이었다.안요한이 말을 얼버무리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빚쟁이 두 명이 쫓아오고 있었거든요.”강혜인은 그 말을 완전히 믿지 않았지만 안요한이 말하기 꺼리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녀가 신나서 말했다.“안 선생님이 어느 학교 출신인지 묻는 걸 깜빡했네요. 컴퓨터 전공이었던 거예요?”서현주는 마침 안요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안요한이 꽤 자랑스러워하는 게 눈에 보였지만 일부러 안 그런 척 은근슬쩍 자랑하려는 것 같았다.안요한이 턱을 쳐들고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나는 19살에 대학을 졸업했어. NTG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NTG는 뭐지?’강혜인은 전혀 몰라서 물었다.“NTG가 뭐예요?”서현주는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해서 의아한 눈빛으로 안요한을 바라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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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서현주가 웃으면서 말했다.“말을 안 해도 아무도 요한 씨를 벙어리로 생각하지 않아요.”“그래.”안요한은 팔짱을 낀 채 쿠션에 기대면서 눈썹을 치켜올렸다.“계속해봐요. 실력 한번 보게.”나민석은 약간 흥분한 모습으로 책을 집어 들어 네 사람 사이에 놓았다. 그러고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서현주와 강혜인에게 미리 작성한 코드를 설명했다.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안요한은 나민석이 말한 몇 가지 포인트를 듣고는 불만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서현주는 집중해서 잘 듣고 있다가 어느 포인트에서 의문을 제기했다.안요한은 점점 더 미간을 찌푸리며 나민석의 대답을 끊었다.“현주 씨, 이런 문제는 내가 12살 때도 물어보지 않았어. 이제야 여기까지 배운 거야?”나민석과 강혜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서현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안요한을 쳐다보았다.“그러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데요?”안요한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턱을 쳐들며 말했다.“간절히 원한다면 내가 가르쳐주지.”서현주는 거리낌 없이 안요한의 손등을 한 대 쳤다.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안요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현주 씨, 지금 날 또 때린 거야?”서현주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안 때리면 약속했던 거 잊어버렸을 거잖아요.”표정이 굳어버린 안요한은 이내 마지못해 어느 한 코드를 가리켰다.“여기가 바로...”안요한의 설명이 너무나도 빨라서 잘 따라가지 못하는 서현주는 몇 번이나 질문했다.하지만 안요한은 아까와 달리 짜증을 내지 않았다. 비록 표정은 무뚝뚝했지만 서현주가 몇 번이나 물어도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해 주었다.그는 설명하는 동시에 서현주의 표정을 살폈고, 그녀가 더 이상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아서야 만족했다.나머지 두 사람도 이해한 듯 반짝이는 두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세 사람 모두 그의 설명을 이해한 것이다.안요한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대단한데요? 보통 사람들은 제 설명을 따라오지 못하거든요.”서현주는 어이가 없어 눈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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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가 치러졌는데 서현주는 전교 1등을 따냈다.학교를 떠날 때 진도원은 그녀를 사무실에 붙잡아두고 설득했다.“현주야, 봐봐. 수능까지 겨우 보름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래도 학교로 돌아와서 공부하는 거 어때? 성적이 좋은 건 알겠는데 그래도 좀 더 신중해야지...”서현주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녀는 절대 평범하지 않은, 다시 환생한 수험생이라 올해 수능 문제를 기억하고 있었다.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최고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진도원은 그녀가 단호한 태도를 보이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보내주었다.수능 전, 안요한은 한참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서현주가 몇 차례 전화해도 받지 않았고, 문자 보내도 답장하지 않았다.거의 보름 가까이 안요한한테서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서현주는 안요한이 이미 인내심을 잃고 더 이상 그들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그 이후로 안요한에게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다.수능 전날 밤. 서현주는 기력보충에 좋다고 엄진경이 꼭 먹으라고 한 수능 만점 탕을 배가 터지도록 다 마시고는 소화를 시키려고 밖에 나가 산책하려고 했다.그녀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벤치에 앉아 별빛이 반짝이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수능 만점 탕은 엄진경이 지은 이름으로 사실 소꼬리 곰탕이었다. 배가 꽉 찰 때까지 먹은 서현주는 여러 번 트림했다.그렇게 그녀는 한참 동안 멍때렸다.“여기서 뭐 해?”안요한의 목소리가 느닷없이 울려 퍼지자 서현주는 고개를 돌렸다가 일관되게 차가운 안요한의 눈빛과 마주쳤다.눈을 깜빡이던 서현주는 한참 지나서야 정신 차릴 수 있었다.“왜 여기 있는 거예요?”이것저것 불평을 늘어놓기 좋아하는 안요한은 서현주의 말에도 불만을 드러냈다.“왜. 내 집인데 여기 있으면 안 돼?”서현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떠난 거 아니었어요?”어두운 표정의 안요한은 미간을 풀더니 콧방귀를 뀌면서 서현주 옆자리에 앉았다.“왜. 나 보고 싶었어? 너무 오래 떠난 것 같지도 않은데.”서현주는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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