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요한은 순간 몸이 굳었고 목만 뻣뻣하게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왜 그래?”서현주는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나한테 여자 친구처럼 행동해 달라고 했잖아요? 그럼 이 정도는 해줘야죠.”안요한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서현주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종업원이 룸 문을 열자 서현주는 자연스럽게 안요한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고 당당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안요한은 그녀의 손을 팔꿈치에서 슬며시 잡아당기더니 아예 단단히 쥐어 잡고 말했다.“할아버지, 이쪽은 제 여자 친구 현주예요. 오늘 인사드리려고 데려왔어요.”룸 안에 한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안요한을 보는 순간 그는 얼굴이 확 굳어지며 콧방귀를 뀌었다.“그래도 나를 찾을 생각은 했냐! 불효자식, 내가 널 괜히 키웠지!”그의 반응에 안요한도 표정이 험악해졌다.“할아버지, 제 여자 친구도 있는데 제 체면을 좀 지켜주시면 안 돼요?”안정수는 밥상을 ‘쾅’ 하고 내리쳤다.“체면? 너만 체면이 있냐! 밖에서 사람들이 손자를 제대로 교육 못 한다고 나를 얼마나 비웃는 줄 알아? 넌 맨날 밖에서 사고만 치고 다니잖아!”안요한이 뭔가 말하려는 순간, 서현주가 그의 손가락을 살짝 건드리며 말렸다. 그래서 안요한은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서현주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가운데에 앉은 노인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어르신, 안녕하세요. 전 요한 씨의 여자 친구 서현주예요.”서현주는 준비해 온 선물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안정수의 앞으로 밀었다.“전에 요한 씨한테 많이 들었어요. 어르신께서 소주를 좋아하신다고 해서요. 이건 제가 다른 분한테 부탁해서 강성도 쪽에서 공수한 거예요. 한번 맛보세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안정수를 살폈다.안정수는 나이가 지긋하지만 정신이 또렷하고 몸도 잘 관리돼 있는 듯했다. 표정은 험악하지만 허리를 곧게 편 채 앉아 있으며 눈빛은 날카롭고 입술을 꽉 다물고 있는 게 딱 봐도 고집 센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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