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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บทที่ 421 - บทที่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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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연채린은 그 말을 이해하고 활짝 웃기 시작했다.“오빠 말이 맞아요. 요즘 공부 잘하는 학생들도 공부밖에 모르는데 서현주도 똑같을 거예요. 졸업해서도 겨우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살겠는데 저희랑은 다르겠죠.”연채린은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제 말 맞죠? 언니.”유이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현주 시는 연씨 가문처럼 믿을만한 구석이 없어서 비교도 안 돼요.”유이영은 웃으면서 말했다.“현주 씨가 아무리 시험을 잘 봐도 운전기사 딸일 뿐이에요. 채린 씨랑 승재 씨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거죠. 지금 채린 씨가 쓰고 있는 용돈도 어쩌면 현주 씨가 악착같이 일해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일 거예요.”유이영이 몇 마디 위로를 건네자 연채린과 연승재는 금방 왔을 때와는 달리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이었다.연채린과 연승재가 떠난 뒤, 기분이 좋아진 유이영은 푹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내가 아까 너무 쓸데없는 생각을 했어. 수능 1등이면 뭐해.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돈 많은 사람들 밑에서 일하겠는데. 난 연씨 가문 사모님으로서 서현주를 충분히 짓밟을 수 있어. 네티즌들이 아무리 욕해도 뭔 상관인데? 힘들게 일해서 번 돈으로 가방 하나도 못 사는데. 왜 그런 사람들의 말에 신경 써야 하는 거지?’이 시각 운집 그룹 대표 사무실.항상 PPT나 경제 뉴스나 볼법한 사무실 TV에서는 경연 방송국 뉴스가 재방송되고 있었다.영상 속 남녀는 딱 봐도 친해 보였고, 꼭 완벽한 호흡을 맞추진 못해도 하는 손짓과 몸짓을 보면 많이 가까워 보였다.연지훈이 쓴 금테안경 렌즈에는 TV 화면이 반사되고 있었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눈도 한번 깜빡이지 않고 영상 속 서현주를 바라보고 있었다.서현주가 웃고 있는 것을 보면 몇 달 전보다 훨씬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웃을 때나 말 없을 때도 항상 생동감 넘치는 표정이었다.연지훈은 손을 맞잡고 잠시 손가락을 문질렀다.‘보아하니 나를 떠나서 아주 잘 지내고 있나 보네. 멋진 남자 친구도 생기고. 수능 1등도 따내고.’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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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서현주는 혀를 끌끌 찼다.이들은 경연 주변 도시에 있는 놀이공원에 놀러 갔다. 한창 여름방학이라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햇볕까지 뜨거운데 거의 모든 놀이기구 앞에는 긴 대기 줄이 늘어져 있었다. 이들은 태양을 피하고 싶어 놀이기구 몇 가지만 타고 장자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기로 했다.서현주는 종이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다가 시선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낯익은 두 남자에게로 했다. “그렇게 오래 지났는데 저 두 사람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거예요? 해결은커녕 계속 따라오고 있잖아요.”한여름인데다 놀이공원에 사람도 많고 에어컨도 없어서 서현주는 온몸이 끈적거려 불편하기만 했다. 짜증이 쉬게 가라앉지 않아 말투도 그렇게 상냥하지 않았다.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길래 고개를 돌렸더니 안요한이 어디선가 손 선풍기를 가져와 정확히 이마에 바람을 불어주고 있었다.서현주는 안요한이 웃으면서 손 선풍기를 흔드는 것을 바라보았다.“더울까 봐 사 왔어. 자.”서현주는 안요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안요한은 피식 웃더니 손 선풍기를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거절한 틈도 주지 않았다.“받아. 나중에 더위 먹으면 내가 업고 가야 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업지 못할 것 같거든.”서현주는 어이가 없어 눈을 뒤집었다.안요한은 팔짱을 낀 채 턱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걱정할 필요 없어. 가까이 안 올 거니까.”서현주는 눈을 감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다.“해결된 거예요?”“해결된 거는 아니고.”“네?”안요한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나를 잡지는 못하고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서현주는 사실 좀 궁금했다.“빚진 거 있어요? 아니면 원한을 맺어서 요한 씨를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안요한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그런 사람으로밖에 안 보여?”서현주는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누가 알겠어요.”안요한은 약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손 선풍기 다시 내놔.”서현주는 뒤돌아 그에게 등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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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얼마 전에 연지훈과 유이영의 약혼 소식이 큰 화제를 모았을 때도 서현주는 이유 없이 유이영의 팬들에게 다시 끌려 나와 내연녀의 죄명을 뒤집어써야 했다.안요한은 이런 기사를 전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세 사람의 관계가 정말 네티즌들이 말하는 그런 관계인지 알고 싶었다. 만약 아니라면 서현주는 받지 말아야 할 억울함을 혼자 감내하고 있는 셈이었다.안요한은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서현주는 멍하니 있다가 가까운 곳에 있던 커플이 갑자기 입 맞추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돌렸다가 안요한의 알 수 없는 눈빛과 마주쳤다.“왜요. 요한 씨도 입 맞추고 싶어서 그래요?”안요한은 서현주와 눈이 마주친 순간 살짝 긴장되어서 표정이 얼어붙고 말았다. 하지만 서현주의 엉뚱한 말에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뭐라고?”서현주는 몸을 비켜 그에게 아직도 뒤에서 열정적으로 입맞춤하는 연인을 보여주었다.안요한은 그제야 반응하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머릿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 거야.”서현주가 입을 삐쭉 내밀자 안요한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묻고 싶은 것이 많아 입을 움찔거렸지만 끝내 질문하지 못했다.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이상하기까지 했다.안요한은 마침내 결심한 듯 아무렇지 않은 척 무심하게 물었다.“아, 맞다. 물어보는 걸 깜빡했네. 전에 그...”“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요?”중요한 순간에 강혜인이 소리 지르면서 두 손 가득 아이스크림을 들고 달려왔고, 엄진경도 서현주 옆으로 다가왔다.“얼른 먹어. 다 녹아버리겠어.”안요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억지로 아이스크림을 건네받았다.고개를 돌리자 서현주가 아이스크림을 받쳐 들고 혀로 날름날름 핥아먹고 있었다.하얀 아이스크림이 입 안에서 녹으면서 혀가 분홍빛을 띠었다.안요한은 계속 봤다간 갈증이 더 심해질까 봐 고개를 돌렸다.이때 강혜인이 갑자기 팔꿈치로 그를 쿡 찌르면서 말했다.“왜 안 먹어요? 얼른 먹어요. 다 녹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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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강혜인은 서현주가 쥐고 있는 손 선풍기를 보며 물었다.“이 선풍기는 어디서 났어?”서현주는 턱으로 안요한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사람이 산 거야.”강혜인은 바로 고개 돌려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안요한을 바라보았다.“어디서 샀어요? 하나만 샀어요? 아까 봤을 때는 다 품절이던데 어떻게 산 거예요? 그리고 가격도 올라서 하나에 4만 원이나 하던데.”서현주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래?”강혜인이 말했다.“응. 나도 아까 봤는데 나한테 바가지 씌울 틈도 주지않고 바로 뒤돌아서 나왔거든.”안요한은 순간 표정이 굳으면서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마침 착한 사장님이 파는 걸 산 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하지만 절대 그럴 리가 없었다.손 선풍기 가게를 찾았을 때는 이미 다 팔려서 지나가는 관광객한테서 살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 관광객이 10만 원에 팔겠다고 하는 것이다.안요한은 서현주가 더위를 먹을 것 같아 2,500원밖에 안 되는 손 선풍기를 10만 원에 샀을 뿐, 다른 이유는 절대 없었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강혜인은 여전히 의심했다.“그래요? 아닌 것 같은데...”안요한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건 신경 쓰지 말고 이제 어디로 갈 건데요?”강혜인은 그를 유심히 쳐다보면서 물었다.“안 선생님, 뭔가 이상한데요? 왜 하나만 사 왔어요? 하나만 산 것도 모자라 날씨도 더운데 왜 선생님이 쓰지 않고 현주한테 준거예요?”안요한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별로 안 더워서요. 현주 씨가 더워서 쓰러 질려하니까 건네준 거잖아요.”강혜인은 안요한의 귓불을 빤히 쳐다보았다.안요한의 귓불은 쉽게 빨개졌고, 그의 생각이 쉽게 드러나곤 했다.안요한이 짜증 내면서 강혜인에게 그만 쳐다보라고 말하려는데 서현주가 갑자기 말했다.“됐어. 이만 돌아갈까? 날씨가 너무 더워서 더 이상 걷지 못할 것 같아. 할머니도 혼자 호텔에 계시는데 마음이 안 놓여서.”할머니 얘기가 나오자 강혜인은 그제야 안요한의 귓불에서 시선을 거두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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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그때까지만 해도 강혜인은 서현주가 창업 얘기를 꺼내면서 보인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그렇게 오래 기억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어느덧 5년이 흐르고.막 잠에서 깨어났는데 안요한이 치약이 묻은 칫솔을 쥐여주면서 말했다.“일어나. 얼른 일어나라고.”서현주는 눈도 채 뜨지도 못하고 안요한에게 이끌려 욕실로 들어갔다. 이때 안요한은 억지로 칫솔을 그녀의 입에 밀어 넣으면서 말했다.“현주 씨, 나랑 했던 약속 잊었어?”안요한은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정신 차려. 이러다 늦겠어.”서현주는 눈을 감은 채 입 안에 거품을 머금고 말했다.“알고 있으니까 재촉 좀 그만 해요.”안요한은 화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얼굴은 한층 더 멋져 보였다.“다 안다면서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야 일어나는 거야? 조금만 더 늦으면 정말 지각할 거라고.”서현주는 겨우 눈을 뜨고 거울 속 안요한을 노려보면서 말했다.“왜 재촉하는데요. 늦게 잔 것도 누구 때문인데요. 술도 못 마시는데 저녁 내내 저를 붙잡고 술 마셨잖아요.”안요한은 거울 속 생기 넘치는 그녀의 얼굴과 그녀가 입고 있는 편안한 잠옷을 바라보는 순간 화가 싹 사라졌다.그가 입은 잠옷과 서현주가 입은 잠옷은 커플룩이었다. 처음에는 서현주가 싸게 팔길래 사 왔는데 마땅히 줄 사람이 없어서 안요한에게 선물한 것이다.이 몇 년 동안 서현주는 돈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지만 이 싸구려 잠옷은 절대 버리지 않았다.사실 서현주가 말한 대로 어젯밤에는 안요한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나민석, 그리고 강혜인과 함께 쉴 새 없이 술을 마셨고, 마지막에는 조절하지 못하고 뒤늦게 온 서현주한테도 여러 잔 권했다.그는 부드럽게 어르고 달래면서 말했다.“알았어. 재촉하지 않을 거지만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해. 정말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단 말이야.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서현주는 눈을 감고 더 이상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그 뜻인즉 보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달라는 뜻이었다.서현주는 그래도 약속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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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안요한은 순간 몸이 굳었고 목만 뻣뻣하게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왜 그래?”서현주는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나한테 여자 친구처럼 행동해 달라고 했잖아요? 그럼 이 정도는 해줘야죠.”안요한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서현주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종업원이 룸 문을 열자 서현주는 자연스럽게 안요한의 팔짱을 끼고 우아하고 당당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안요한은 그녀의 손을 팔꿈치에서 슬며시 잡아당기더니 아예 단단히 쥐어 잡고 말했다.“할아버지, 이쪽은 제 여자 친구 현주예요. 오늘 인사드리려고 데려왔어요.”룸 안에 한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안요한을 보는 순간 그는 얼굴이 확 굳어지며 콧방귀를 뀌었다.“그래도 나를 찾을 생각은 했냐! 불효자식, 내가 널 괜히 키웠지!”그의 반응에 안요한도 표정이 험악해졌다.“할아버지, 제 여자 친구도 있는데 제 체면을 좀 지켜주시면 안 돼요?”안정수는 밥상을 ‘쾅’ 하고 내리쳤다.“체면? 너만 체면이 있냐! 밖에서 사람들이 손자를 제대로 교육 못 한다고 나를 얼마나 비웃는 줄 알아? 넌 맨날 밖에서 사고만 치고 다니잖아!”안요한이 뭔가 말하려는 순간, 서현주가 그의 손가락을 살짝 건드리며 말렸다. 그래서 안요한은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서현주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가운데에 앉은 노인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어르신, 안녕하세요. 전 요한 씨의 여자 친구 서현주예요.”서현주는 준비해 온 선물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안정수의 앞으로 밀었다.“전에 요한 씨한테 많이 들었어요. 어르신께서 소주를 좋아하신다고 해서요. 이건 제가 다른 분한테 부탁해서 강성도 쪽에서 공수한 거예요. 한번 맛보세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안정수를 살폈다.안정수는 나이가 지긋하지만 정신이 또렷하고 몸도 잘 관리돼 있는 듯했다. 표정은 험악하지만 허리를 곧게 편 채 앉아 있으며 눈빛은 날카롭고 입술을 꽉 다물고 있는 게 딱 봐도 고집 센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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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서현주가 안요한의 집안 상황에 대해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안요한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꽉 잡은 채 끌고 가더니 안정수의 맞은편에 앉혀버렸다.“제 마음속에는 현주밖에 없고 절대로 헤어질 생각이 없어요.”서현주는 멍해져서 안요한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그가 지금 연기하고 있는 건 아는데 왠지 진짜로 화난 것처럼 보였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린 채 머릿속에서 어제 밤새 외운 감동적인 대사를 빠르게 다시 기억해 냈다. 안정수 앞에서 자신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그러나 서현주가 분위기를 잡고 입을 열려는 순간, 안정수가 갑자기 피식 웃더니 말 안 듣는 꼬맹이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안요한을 쳐다봤다.“날 속일 생각 하지 마. 너 내 앞에서 현주 양한테 뽀뽀할 수 있어?”서현주는 뭐라 하려다가 말이 목구멍에 딱 막힌 채 내뱉지도 못하고 삼키지도 못해 마음이 불편했다.안정수의 말에 안요한은 순식간에 귀가 빨개졌고 평소 말 잘하던 그가 갑자기 버벅이기 시작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빨갛게 물 들었다.“무슨 말씀이세요? 그... 그렇게까지는 못 하죠. 제가 그 정도로 뻔뻔하지는 않아요.”서현주가 입을 뻐끔거리고 있자 안정수가 먼저 말했다.“현주 양, 이제 그만해요. 지금 둘이서 짜고 날 속이는 거 다 알아요.”서현주는 눈썹만 살짝 올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정수는 무표정하게 이어서 말했다.“요 몇 년 동안 내가 요한이한테 사람을 붙여서 지켜봤어요. 둘이 진짜로 연애했는지 안 했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요? 그리고 둘이 연기하는 것도 어색해요.”이미 탄로 난 이상 계속 숨길 필요가 없었다. 서현주는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민망해하지도 않았다.“그럼 다음에는 연기를 더 잘해 볼게요.”그러면서도 그녀는 머릿속으로 어디서 들통난 건지 생각하고 있었다.서현주가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어르신, 혹시 제가 어디가 어색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안정수는 적잖이 당황한 듯 헛기침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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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안정수는 여전히 의심하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하지만 서현주가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죄송하지만 저는 포기 안 할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 요한 씨를 따라다닐 거고 요한 씨가 다른 여자랑 결혼하는 걸 눈 뜨고 볼 생각도 없어요. 어르신이 정말 요한 씨를 다른 여자랑 결혼시키려 한다면 저는 방해할 겁니다. 욕 좀 듣는 것도 상관없고요. 저 때문에 안씨 가문의 체면이 구겨질 거 같으면 먼저 죄송하다고 말씀드릴게요.”안정수는 표정이 바뀌지 않은 채 말했다.“현주 양은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데요.”서현주는 싱긋 웃었다.“어르신이 저를 조사하셨다면 제 집안 상황에 대해서도 아시겠죠. 저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고 예전에는 평생 성공 못 할 거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전... 그래도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죠?”안정수는 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서현주가 덧붙였다.“저는요,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저는 요한 씨를 갖고 싶어요. 그러니 전 어떻게 해서든 요한 씨를 손에 넣을 겁니다. 어르신이 막으셔도 소용없어요.”안정수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용기는 있네요. 하지만 그 정도 용기와 현주 양이 가진 지금의 성과만으로는 안씨 가문과 맞설 수 없어요.”“그럼 저까지 합치면요?”이때 낮고 거친 목소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안요한이었다.서현주는 안요한이 그녀의 손을 꽉 잡는 걸 느꼈다. 안요한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봤다.서현주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안요한은 흥분한 듯 눈동자가 반짝거렸고 귀까지 완전히 빨개졌다.“현주야, 그동안 네가 그런 마음인 줄 난 몰랐어.”서현주는 입을 벌렸다가 다물었다. 안정수가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그녀는 의아한 눈빛을 드러냈다.‘이 사람 지금 연기하는 거야? 아니면 진심이야?’안요한은 목이 말랐는지 침을 삼키며 말했다.“그러니까 굳이 이렇게까지 안 해도 돼. 나도... 너한테 마음 있어.”안정수도 듣고 있는 상황이라 서현주는 억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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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서현주는 테이블에 있던 새우 만두와 닭발까지 싹 쓸어 먹고 입술을 닦더니 다시 빨간 립스틱을 쓱 발랐다.“배도 채웠으니까 이제 회사에 가야죠.”안요한이 휴지를 건네며 코웃음을 쳤다.“오늘 주말 아니야? 회사에 무슨 일이 있다고.”서현주는 입을 삐죽 내밀고 자신의 어깨를 툭툭 쳤다.“무슨 일이겠어요. 새로운 게임을 막 오픈했는데 또 버그 터졌겠죠.”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계속 안요한에게 꽂혀 있었다.안요한이 피식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세상에, 우리 서 엔지니어님도 못 잡는 버그가 있어? 그 버그, 꽤 대단한데?”그러자 서현주가 그를 흘겨봤다.“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면서 시치미를 떼네요.”안요한은 손뼉을 한 번 치며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서 대표님 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서 대표님이 도와달라 하면 내가 안 도울 수가 있나?”서현주는 반대편에서 빙 돌아와 그의 목을 팔로 스윽 감고 끌어당겼다.“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고 빨리 가서 코드 써요. 안 그러면 월급 안 줄 겁니다?”키가 훨씬 작은 서현주가 안요한을 끌어당기고 있었기에 키 큰 안요한은 허리를 반쯤 굽힌 이상한 자세로 끌려 나갔다.“그런데 나도 회사에 지분이 있거든? 비록 쬐끔이긴 하지만 월급을 꼭 너한테서 받아야 하는 거 아닌데?”서현주는 그의 팔을 퍽 치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가서 일이나 해요.”안요한은 귀가 벌겋게 물든 채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그런데 이거 좀 놔줄래? 남녀칠세부동석 모르냐. 네가 이렇게 잡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연애를 하냐?”“오, 연애는 또 하고 싶은가 보네요?”서현주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조수석 문을 열고 그를 밀어 넣었다.“그럼 먼저 요한 씨 할아버지부터 어떻게 설득할지 생각해 봐요.”그녀는 돌아가서 운전석에 탔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안전벨트를 매는데 안요한은 팔꿈치를 센터콘솔에 괴고 턱을 손바닥에 올린 채 잘생긴 얼굴을 비스듬히 돌리며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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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서현주 회사의 엔지니어들은 갑작스럽게 호출돼 긴급 야근 모드에 들어갔다. 출근할 수 있는 직원들은 전부 회사로 달려왔고 못 오는 직원들은 집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중이었다.서현주는 직원들이 고생하는 걸 잘 알아서 오늘은 야근수당을 일일 기본 급여의 세 배, 여비와 식대까지 전부 회사 카드로 긁어주기로 했다.이번 버그는 꽤 골치 아픈 문제라 회사의 수도권 유명 대학교 석사 출신 개발자들이 달라붙어도 쉽게 해결할 수가 없었다.하필 팀의 핵심 개발자인 나민석이 강혜인을 따라 출장을 가 버려 상황을 처리할 수도 없었고 서현주 본인도 버그가 터졌다는 연락만 급하게 받아서 아직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그래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해결책으로 안요한을 끌고 온 것이다. 그리고 단 한 시간만에 서현주와 안요한은 버그를 싹 잡아냈고 수정본은 바로 테스트팀으로 넘어갔다.서현주는 비서가 건네준 커피 두 잔 중 하나를 받아 안요한에게 내밀었다.“수고했어요. 저녁은 내가 살게요.”안요한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사래를 치며 커피를 밀어냈다.“아니야, 됐어. 또 밥 먹여놓고 데려와서 야근시키려고?”서현주는 한쪽 눈썹을 쓱 올렸다.“그럼 먼저 가요. 난 좀 더 있다가 갈게요.”안요한이 걸어나가려면 그녀의 옆을 지나가야 했는데 그는 손을 들어 서현주가 말끔히 정리한 머리를 와락 헝클어뜨렸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자본주의의 노동요정님.”서현주는 발끈해서 뒤돌아 손을 휘둘렀지만 안요한은 이미 피해서 도망쳤다.그가 나가고 나자 서현주는 방금 작성한 코드를 또 꼼꼼히 훑기 시작했다. 이건 그녀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까 봐 늘 여러 번 끝까지 확인해야 그녀는 마음이 놓였다.초반에 서현주와 직원 몇 명이 만든 숏폼 플랫폼을 각 앱스토어에 올렸을 때만 해도 사용자가 거의 없었다. 처음에는 그냥 팀원 몇 명이 깔아서 테스트하는 게 전부였고 엔젤 투자자 중에도 이걸 눈여겨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강혜인이 투자 받으러 갔다 오면 차가운 태도에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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