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Bab 731 - Bab 740

789 Bab

제731화

황태민은 멈칫하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럼, 당연하지.”황축복은 들뜬 듯 깔깔 웃었다.“와, 그럼 엄마는 지금 어디 있어요?”황태민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곧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우리 축복이, 조금만 더 기다리자.”유이영과 공우성의 일, 그리고 교통사고까지, 이 모든 일을 유씨 가문이 모를 수는 없었다.연동욱은 연로했고 해마다 몸 상태도 나빠지고 있었기에 연지훈은 이 사실을 그에게 알리지 않았다. 유이영은 엄연히 유씨 가문의 사람이고 최근 몇 년 사이 가문과의 관계가 많이 소원해지긴 했어도 알 권리는 있으며 게다가 본가가 경연시에 있어 가족들이 언제든 바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연지훈은 먼저 전화로 유이영의 부모에게 유이영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유이영의 부모는 곧바로 숨을 들이켜는 소리를 냈고 이내 정신없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 지금 바로 올라갈게.”그때 무거운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연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천천히 오세요. 넘어지지 마시고요.”유이영의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 지금 바로 갈게.”연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유이영의 부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유이영은 아직 응급실에서 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유이영의 어머니는 이미 눈물이 범벅이 되어 있었고 유이영의 아버지는 입술을 꾹 다물고 눈가가 붉어진 채로 아내의 몸을 간신히 부축하고 있었다.연지훈은 다가가 유이영의 어머니를 부축하며 불렀다.“어머님.”유이영의 어머니는 흐느끼며 연지훈의 팔을 움켜잡았다.“말해 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연지훈은 경찰을 불러 상황 설명을 부탁했다.자초지종을 들은 유이영의 부모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이영이, 그 바보 같은 애가 남을 살리겠다고 나섰다가 자기 인생을 망치다니.”연지훈은 무언가 말하려다 그만두고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런데 유이영의 어머니는 울다가 갑자기 눈을 뒤집으며 쓰러질 듯 휘청거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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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연지훈은 눈썹을 미세하게 찌푸렸다.유이영의 아버지는 그 표정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딸을 향한 연지훈의 입에서 혹여라도 날선 원망의 말이 나올까 봐 견딜 수가 없었다.오늘 연지훈을 처음 본 순간부터 그는 줄곧 미간을 좁힌 채 엄숙한 표정이었고 눈빛에서 유이영에 대한 걱정, 그리고 그보다 무거운 기색이 살짝 엿보였다.‘이영이를 탓하고 있는 거겠지.’유이영의 아버지는 입안이 쓰게 느껴졌다.연지훈은 좋은 사람이었다. 유이영이 이렇게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연지훈이 그녀를 원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입장을 바꿔 자신이 연지훈이었어도 마음속에 원망을 품었을 것이다.누구라도 함께 잠자리를 나누는 사람이 허영과 명예를 위해 돈과 사람의 목숨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 테니까.연지훈이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유이영의 아버지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오늘 내가 체면을 다 내던지고 부탁 하나 하마. 내 말 좀 끝까지 들어줘.”“말씀하세요.”“이영이는 말이야...”유이영의 아버지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유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야. 그게 이영이가 요 몇 년 사이 집안과 점점 멀어진 이유이기도 하고.”그 말에 연지훈의 눈빛이 흔들렸다.유이영의 아버지는 계속해서 말했다.“몇 년 전에 알게 된 일이야. 처음엔 집안 사람들이 다 알았고 나랑 이영이 엄마는 상의 끝에 이영이한테만은 절대 말하지 말자고 했지. 그런데 세상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겠어. 뒤에서 수군대는 사람이 생겼고 결국 이영이도 알게 됐지.”“이영이 할아버지가 이영이가 친손녀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선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어. 대놓고 사람을 보내 우리 친딸을 찾아오겠다고도 했고. 이영이는 그걸 다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어.”“나랑 이영이 엄마는 그 애가 얼마나 불안해하고 무서워하는지 다 보였어. 그렇게 자존심 강하던 아이가 매번 주방에 들어가 몸에 좋다는 음식을 만들어 할아버지한테 갖다 드렸는데 걔 할아버지는 한 번도 받아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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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유이영의 아버지는 갑자기 몸을 떨며 벽을 짚고 일어섰고 다가와 부축하려는 연지훈의 손을 조심스럽게 뿌리친 뒤 연지훈 앞에서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연지훈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아버님, 이러지 마세요.”“내 체면 다 버리고 부탁할게.”유이영의 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영이랑 네가 쌓아 온 정을 생각해서라도 아이가 깨어나면 당장은 이런 얘기 하지 말아 줘. 상태가 좀 나아진 뒤에, 마음의 준비를 시킨 다음에 말해 줘. 너무 놀라게 하지 말고, 너무 울게도 하지 말아 줘. 내 부탁은 그거 하나뿐이야. 제발 들어줬으면 좋겠어.”연지훈은 유이영 아버지의 팔을 붙잡은 채, 미간이 거의 한 줄로 접힐 만큼 깊게 찌푸려졌다.그가 입을 열려던 순간, 등 뒤에서 응급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유이영의 아버지는 붙잡힌 팔이 덜컥 떨리더니 연지훈을 밀쳐내고 비틀거리며 그쪽으로 걸어갔다.“선생님, 제 딸은 어떻습니까?”의사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했습니다.”“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럴 리가...”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유이영의 아버지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몸이 굳어지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보인 건 연지훈이 달려오는 모습이었다.연지훈은 유이영의 아버지를 부축한 채 검은 눈동자에 무시무시한 감정을 가득 머금고 의사를 노려봤다.그 눈빛에 의사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헛기침했다.“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연지훈은 유이영의 아버지를 곁에 있는 간호사에게 맡긴 뒤 의사 앞으로 다가갔다.“제가 안에 들어가 보겠습니다.”의사는 조심스럽게 말했다.“환자를 밖으로 모신 뒤에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연지훈은 응급실 문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짙은 어둠으로 가라앉아 있었다.한편 서현주는 거의 하루 가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깨어났을 때 아직 바깥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안요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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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서현주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우지윤은 커피숍에 처리할 일이 남아 있어 오래 머물지 못하고 곧 자리를 떴다.서현주는 안요한을 바라보며 물었다.“김민준 씨 쪽은 어떻게 됐어요?”안요한은 알고 있는 걸 빠짐없이 설명했다. 김민준은 경찰서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상대의 수법은 이전과 비슷했지만 이번에는 화물차가 아니라 승용차였고 운전자가 만취 상태로 신호를 무시하고 김민준이 타고 있던 택시를 들이받았다는 것이었다.김민준은 뒷좌석에 타고 있어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사고 직후에도 버텨서 운전석으로 가 택시기사를 끌어내 구조했지만 택시기사는 상태가 심각해 병원으로 이송된 뒤 아직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황이었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승용차 운전자는 창업에 실패해 거액의 빚을 지고 있었고 매일 술에 의존해 지내다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가 정신이 흐려져 신호를 못 보고 사고를 냈다고 했다.서현주는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었다.“똑같은 패턴이네요. 바꿀 생각도 없었나 봐요.”안요한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서현주의 손등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서현주는 그의 표정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다시 물었다.“저를 납치했던 두 명은요? 잡혔어요?”안요한이 말했다.“그 얘기를 하려던 참이야. 경찰이 김민준 쪽 일을 마무리하고 곧 여기로 온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병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안요한이 걸어가서 문을 열자 젊은 경찰 두 명이 들어왔다. 두 사람은 엄숙한 표정으로 서현주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납치범 두 명의 동선을 파악했고 현재 순찰차가 출동해 체포 중입니다. 사건 경위를 더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지금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앉으세요. 지금 괜찮아요.”안요한은 의자를 경찰에게 내주고 본인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서현주의 이불을 정리해 주었다.서현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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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서현주가 말했다.“이번 사건에 ‘우연’이 너무 많아요.”경찰이 증거를 다 확보해서 체포하러 가려던 바로 그 타이밍에 일이 터진 것도 말이다.“유이영 씨 정말 사망한 게 맞아요?”그녀가 다시 물었다.서현주는 두 가지 상반되는 마음이 들었다. 한쪽에서는 자신이 괜히 바람만 불어도 놀라는 꼴이라며,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이렇게까지 의심하는 건 지나치고 음덕을 해치는 일이라고 자책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건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이며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냉정하게 말하고 있었다.안요한 역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눈앞에 놓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유이영의 부모님이 직접 시신을 확인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할 정도로 오열했어. 지금은 장례식장 쪽에서도 연락이 오가는 중이야.”서현주가 물었다.“연지훈 씨는요?”안요한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뒷일 처리 중이야. 겉으로 보기엔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어.”서현주는 잠시 말이 없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그녀는 등 뒤의 베개에 기대며 숨을 골랐고 얼굴이 눈에 띄게 창백했다.교통사고로 입은 상처도 아직 낫지 않은 데다가 오랜 시간 전기 충격까지 받으면서 몸의 소모가 컸고 온몸에 힘이 빠진 상태에서 경찰과 이야기를 나눈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체력을 써 버렸다. 그런데도 머리는 멈추지 않고 최근에 벌어진 모든 일을 되짚고 있었고 관자놀이 쪽이 지끈거리며 아팠다.서현주는 눈을 감았다. 그때 귀 옆에서 미세한 기척이 느껴졌다.“서현주.”안요한의 목소리였다.서현주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네.”안요한의 목소리도 아주 낮았다.“그때 많이 아팠어?”서현주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안요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납치범들이 전기 충격으로 그녀를 공격하던 그 순간에 대한 이야기였다.분명히 아프긴 했지만 이제 와서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고 해서 그녀가 겪은 고통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만 더 걱정하게 만들 뿐이었다.그래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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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강혜인이 벽을 더듬으며 한 걸음씩 문 쪽으로 물러나는 걸 보고 서현주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돌아와. 나가지 않아도 돼.”그러나 강혜인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두 눈을 가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진짜 여기 있어도 돼? 혹시 계속 하고 싶으면 그냥 해도 돼. 난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밖에 나가 있으면 되니까.”서현주는 그녀를 노려보며 위협하듯 말했다.“나가지 말고 와서 앉으라고.”그러자 강혜인은 즉시 몸을 돌려 단정하면서도 어색해 보이는 미소를 띠고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과일 바구니를 바닥에 내려놓았다.안요한은 고개를 숙인 채 코를 쓱 쓸더니 일어나 옆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그 모습을 본 강혜인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거기 계속 앉아 있어도 돼요. 제가 아무것도 못 본 걸로 할게요.”서현주는 그녀를 다시 한번 노려봤고 강혜인은 곧바로 허리를 곧게 펴 정자세로 앉았다.잠시 후 서현주가 말했다.“됐어, 연기 좀 그만해.”강혜인은 웃다가 헛기침하고는 표정을 가다듬었다.“그나저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며칠 됐다고 또 수술실에 실려 들어갔어. 나 소식 들었을 때 회의 중이었는데 진짜 그 자리에서 울 뻔했어. 요한 씨가 네가 깨어났다고 알려줘서 바로 달려온 거야.”서현주는 자연스럽게 턱으로 안요한을 가리켰다.“저 사람한테 물어봐.”솔직히 그녀는 너무 피곤해서 말을 길게 할 힘이 없었다.강혜인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안요한을 바라봤고 안요한은 아무 거부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강혜인의 눈빛은 더욱 의미심장해졌다.곧 안요한의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강혜인의 표정은 놀람에서 공포로, 공포에서 기이함으로, 기이함에서 ‘이거 꿈인가’ 하는 의심으로, 다시 ‘내가 잠을 못 자서 헛것이 들리나’라는 혼란을 거쳐 결국 멍해진 상태에 이르렀다.안요한은 고작 삼 분 남짓 이야기했을 뿐인데 강혜인은 그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서현주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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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안요한이 나간 뒤 서현주는 침대 옆에 두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배터리는 가득 차 있었는데 아마 그녀가 깊이 잠들어 있는 동안 안요한이 충전해 둔 모양이었다.휴대폰을 켜자마자 화면에 빽빽하게 쌓인 메시지들이 한꺼번에 떴고 대부분은 업무 관련 연락이었다.서현주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 앉아 고개를 숙이고 차분하게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답장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고개를 든 서현주는 다소 놀란 듯 말했다.“벌써 돌아왔어요?”그러다 그녀는 멈칫했다. 들어온 사람은 안요한이 아니었다.문가에 서 있는 조대성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눈빛에 미안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서현주 씨, 안녕하세요.”서현주는 부드럽게 말했다.“들어와서 앉으세요.”조대성은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다가왔지만 어색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끝내 자리에 앉지 않았다.서현주가 다시 말했다.“앉아서 이야기해요.”그런데도 조대성은 불편한 듯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그냥 서서 말씀드릴게요.”그러자 서현주는 더 권하지 않았다.잠시 침묵하던 조대성은 얼굴에 복잡한 표정이 떠오르더니 죄책감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그날 일에 대해 사과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그날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우지만 않았어도 서현주 씨가 납치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요한 형이 당부한 것도 못 지켰고 서현주 씨한테도 정말 죄송합니다.”서현주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두 분 정말 닮았네요. 요한 씨도 방금 저한테 사과했어요.”조대성은 당황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아, 그래요?”서현주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녀는 방금보다 더 단호하게 말했다.“사과 안 하셔도 돼요. 두 분 잘못이 아니에요. 설령 그때 자리를 안 비우셨어도 그 사람들은 다른 타이밍을 노렸을 거예요. 조대성 씨가 하루 종일 저만 따라다니실 수도 없잖아요.”조대성은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은 듯 고개를 숙였다.“그날 제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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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그러니까 요한 형은 바로 올 수가 없었어요. 우리가 서현주 씨를 찾고 있을 때도 아직 이동 중이었고요. 그래서 제가 그냥 병원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는데 그 말 한마디에 진짜로 계속 거기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조대성은 속으로 거의 토할 지경이었다. 안요한의 평생 대사를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는 자기가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안요한 대신 변명해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괜히 연지훈이 틈을 타고 들어올까 봐 더 그랬다.서현주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알겠어요. 이해했어요.”계속 말하다가 조대성은 말이 꼬여 버렸다.“그러니까 제 말은요, 음... 서현주 씨가 요한 형을 절대 잊지 말아 달라는 뜻은 아니고 그냥 제가...”서현주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무슨 말인지 알아요.”조대성은 더 이상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자세를 바로 했다.“그, 그럼 할 말은 다 한 것 같으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조대성은 마치 도망치듯 병실을 빠져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서현주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아마 너무 허둥댄 탓인지 조대성은 나가면서 문을 닫는 것도 잊어버렸다. 문 밖에서 사람들이 오가며 소란스러운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그중에 울음소리도 섞여 있었고 고성이 오가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서현주는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다가 소리가 너무 커서 인상을 찌푸리고 밖을 바라봤지만 그저 몇 사람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잠시 귀 기울여 듣다 보니 곧 소란은 잦아들었고 서현주는 다시 관심을 거두었다.몇 분 뒤 강혜인이 땀을 가득 흘리며 돌아왔다. 그녀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대충 손으로 쓸어 넘기더니 소파에 털썩 앉아 휴지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방금 유이영 쪽 상황 보고 왔어.”서현주는 그녀를 바라보며 계속 말하라는 듯 눈짓했다.그런데 강혜인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나 좀 배고픈데, 요한 씨는 음식 사러 나간 거지?”서현주가 대답했다.“응. 먹고 싶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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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서현주는 그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대신 물었다.“연지훈 씨는 아직 거기 있어?”강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것도 좀 이상했어. 아까 밖에서 연지훈 씨가 전화하는 걸 봤는데 어땠는지 알아? 조금도 슬퍼 보이지 않았어. 늘 그랬듯이, 자기 돈 떼먹은 사람 보듯 무심한 표정이더라. 아내가 죽었는데도 어떻게 눈물 한 방울 안 흘려.”서현주는 생각에 잠긴 듯 눈썹을 미세하게 움직였다.강혜인이 덧붙였다.“사람들은 연지훈 씨랑 유이영 사이가 엄청 좋았다고 떠들어댔잖아. 그런데 난 솔직히 잘 모르겠어.”서현주가 다시 물었다.“황태민 씨는?”강혜인은 고개를 문 쪽으로 까딱거리며 말했다.“아까 소란스러운 소리 들었지? 유씨 가문의 사람들이 황태민을 붙잡고 안 놔주고 있었어. 유이영을 죽인 게 그 사람이라고 하면서. 의사랑 간호사들이 겨우 말렸어.”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랬구나.”“지금 장례식장 쪽 사람들도 도착했어.”강혜인은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지금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현주가 그녀를 바라보자 강혜인은 얼굴을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아까 지나가다 들었는데 간호사들이 유이영 얘기를 하더라. 되게 착한 사람이라며, 남의 아이를 구하려다가 자기 목숨까지 바친 거라고.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유이영이 죽고 나니까 그 여자가 저질렀던 잘못들은 다 묻혀 버린 느낌이야. 거기다 다들 칭찬까지 하니까 그냥 듣는 내내 속이 불편하더라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강혜인은 치통이라도 온 사람처럼 계속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이런 말 하는 내가 못된 거야?”그러자 서현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런 말은 나한테만 해. 밖에서는 하지 말고.”강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당연하지.”서현주는 문득 다른 한 사람을 떠올렸다.“김민준 씨는?”강혜인도 이제야 생각난 듯 고개를 저었다.“나도 못 봤어.”그러다 잠시 머뭇거리며 말했다.“그런데... 김민준 그 사람은 그렇게 오랫동안 유이영을 좋아하다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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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강혜인은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지금 서현주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체감할 수는 없어 그저 곁에 있어 줄 수밖에 없었다.다행히 이때 안요한이 음식을 들고 돌아왔고 고소한 냄새가 병실 가득 퍼지며 눌어붙어 있던 분위기를 조금은 풀어 주었다.요 며칠 동안 서현주는 김민준이나 연지훈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찾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번은 안요한에게 휠체어를 밀어 달라고 해 병실 밖으로 나가 사람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병원에 유씨 가문의 사람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그들이 유이영의 시신을 인계해 간 뒤였다.김민준과 연지훈 역시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는데 간호사의 말로는 김민준이 유이영의 시신이 옮겨지던 날 바로 퇴원했다고 했다.서현주는 김민준이 쓰던 병실 앞까지 가 보았다가 이미 다른 환자가 입원해 있는 걸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가능하다면 정말로 얼굴을 마주하고 한마디만 하고 싶었다.하지만 김민준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퇴원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서현주는 생각했다. 어쩌면 김민준은 후회하는지도 모른다.서현주는 몸이 아직 자유롭지 않은 데다 입원 중이었기에 결국 휴대폰으로 김민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지금 마음이 많이 힘들 거란 건 알지만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그녀는 몇 줄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러다 결국 한숨을 내쉬고는 메시지를 이렇게 줄여 보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김민준 쪽에서 바로 답장이 오지 않았고 서현주는 이어서 연지훈과의 대화창을 열었다.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짧게 보냈다.[납치되었을 때 도와줘서 고마워요.]그 이후로도 서현주는 김민준이나 연지훈에게서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서현주는 병원에서 며칠 더 지내다 퇴원했는데 퇴원하는 날은 유난히 햇살이 좋았다. 안요한과 엄진경, 강혜인이 함께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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