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Bab 751 - Bab 760

789 Bab

제751화

연지훈은 창밖을 내다보며 입을 열었다.“곧 도착해. 도착하면 얘기해줄게.”오늘은 평일이었고 방학 기간도 아니라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많지 않았고 드문드문 사람이 거의 없었다.서현주의 말처럼 월영만은 새로울 것이 없었고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과 바다뿐이었다. 주변에는 멋진 건물이 꽤 있었고 맛집도 여러 곳 있었다.서현주 기억 속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다시 월영만으로 온 서현주는 모래사장을 밟았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따스한 햇볕, 맑은 물과 푸른 하늘이 정말 아름다웠다.그녀는 잠시 멍해졌다. 무의식적으로 그 당시 밟았던 모래사장을 찾아 헤멨다.머릿속에 박힌 기억으로 서현주는 바다에 뛰어들었던 위치를 바로 찾았다.바닷물이 출렁이는 모래사장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느 곳. 그 누구도 모래사장에 나타난 여인이 이 아름다운 바닷물에서 뛰어들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죽음의 기억은 너무 깊이 박혀있었다. 바닷물에 의해 입과 코가 막히고 점차 질식하는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잔잔한 해수면을 바라보며 서현주는 등골이 서늘해졌다.“추워?”연지훈의 목소리가 높은 벽을 넘어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팔짱을 끼고 있던 서현주는 문득 옆에 연지훈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추억에 잠겨있던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슨 꿈을 꿨는지 이젠 말해줘요.”연지훈은 서현주를 빤히 쳐다보며 그녀의 표정을 하나라도 놓치려하지 않았다.그녀의 안색은 창백해졌고 방금 차에서 애써 유지했던 어색한 웃음도 이미 사라져 버렸다.연지훈은 시선을 거두고 바다를 쳐다보았다.“네가 바다에 뛰어드는 꿈을 꿨어.”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서현주는 고개를 돌려 연지훈을 쳐다보았다. 순간, 숨이 꽉 막혔고 온몸이 차가워졌다.연지훈은 자신이 무슨 놀라운 말을 했는지 의식하지 못한 듯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면서 말을 이어갔다.“네가 바다에 뛰어드는 꿈을 꿨어. 바로 여기서...”순간, 머릿속이 하얘졌고 심장 박동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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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연지훈의 목소리는 마치 연인 사이의 속삭임처럼 간질거렸다.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그를 보며 서현주는 마음이 긴장되었고 목이 막혔다.손을 뻗어 연지훈을 밀어낸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다.“이런 말 하려고 부른 거예요?”연지훈의 눈동자에는 혼란스러움이 가득 차 있었다. 궁금증이 많은 어린아이처럼 급히 답을 찾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이유를 알고 싶어.”꿈이 왜 마치 일어난 일처럼 그렇게 현실적인지...이번에 경연시로 출장을 오면서 도착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왔다. 회사 일 때문에 많이 바쁜 사람이었지만 혼자 한 시간 동안 이곳에 서 있었다.그날 밤, 그는 또다시 똑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매번 가슴이 두근거렸고 놀란 마음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였다.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지 전에 서현주한테서 그 답을 알아내고 싶었다.“며칠 전, 네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도 이 꿈을 꿨었어.”연지훈의 눈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이미 냉정을 되찾은 서현주는 바다를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자꾸 생각하다 보면 바라는 대로 꿈에 나타나는 거겠죠. 연 대표님은 무의식중에 내게 불만이 많은가 보네요. 그러니 자꾸 내가 바다에 뛰어드는 꿈을 꾸는 거고요.”“그래?”연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너한테 불만이 있다고?”서현주는 피식 웃었다.“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다 잊은 거예요?”“업무상 관계가 아니었다면 우린 벌써 남남이 됐을 거예요.”한참 동안 말이 없던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건 그래.”“하지만 난 그게 진짜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아.”서현주는 이마의 잔머리를 쓸어내리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꿈은 현실과 반대라고도 하잖아요. 연 대표님이 자꾸 내가 자살하는 꿈을 꿨다면 현실에서 난 아마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정말 그런 거야?”“대표님이 꾼 꿈이잖아요. 나한테 물어볼 게 아니라 대표님한테 물어봐야죠.”“대표님의 꿈에 대해 난 잘 몰라요. 대표님이 왜 나한테서 그 답을 얻으려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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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연지훈을 향해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요한 씨가 데리러 올 거예요.”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도 한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눈에 띄지 않는 아우디 차 한 대가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운전석 쪽의 차창이 천천히 내리더니 차 안에 있던 남자가 긴 손가락을 뻗어 차를 두드리고 있었다.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말을 안 해도 알 수 있었다.몇 분 전부터 아우디 차를 발견한 서현주는 익숙한 차량 번호를 단번에 알아보았다.“먼저 갈게요.”연지훈의 시선이 옆에 있는 여자의 얼굴에 떨어졌다.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자신을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웃음이었다.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면 이런 표정을 짓기 어려울 것이다.그가 손가락을 움직이며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안요한과 사귀는 사이 아니지?”묻는 말투였지만 그의 말투에 확신이 가득했다.그 말에 서현주는 흠칫했다.“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요?”연지훈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돌아가. 나중의 일은 비서한테 연락하라고 할게.”“고마워요.”서현주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늦가을이 가까워지면서 경연시는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많이 났다. 외출할 때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을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바닷바람이 몸을 스쳐 지나가자 서현주는 차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재채기를 몇 번 했다.순간, 운전석의 문이 열리더니 안요한이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로 다가왔다.고개를 들고 코를 들이마시던 서현주는 붉어진 눈을 들고 안요한을 쳐다보았다.“계속 따라다녔어요?”“걱정돼서...”안요한은 그녀의 눈가를 어루만지며 얼굴이 어두워졌다.“왜 울어?”대답도 하기 전에 그가 눈을 들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연지훈을 차갑게 노려보았다.“저 인간이 널 괴롭힌 거야?”그가 연지훈에게 따지려고 달려드는 것을 보고 서현주는 급히 그를 붙잡았다.“아니에요. 괴롭힌 적 없어요. 바닷바람이 차서 추워서 그래요.”안요한은 허리를 굽히고 그녀에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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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엄진경은 마음이 조급해졌다.“며칠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요한이가 곁에서 널 챙겨주고 크고 작은 일들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을 거야. 요한이가 참 좋은 남자라는 생각이 들어. 네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곁에서 널 많이 돌봐주었어. 자상하고 요리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하고 집도 가깝고...”“이런 남자 찾기 힘들어. 놓치지 말고 기회를 잡아.”엄진경은 서현주의 손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요한이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면 내가 가서 말할게. 다른 여자한테 뺏기지 말고.”서현주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포크를 내려놓았다.“엄마, 제발 그러지 마세요.”엄진경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며칠 전에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생각하면 그녀는 두려워졌다.“그럼 어떡할 거야?”서현주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잡을 수가 없어서 마음이 복잡해졌고 무의식적으로 피했다.“엄마, 서두르지 마세요.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만나게 되면 결혼할 거예요. 하지만 만나지 못한다면 굳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러니까 강요하지 마세요. 저 쫓기듯이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엄진경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를 설득했다.“요한이가 얼마나 좋은 남자니? 너 정말 전혀 마음이 없는 거야?”그 말에 서현주는 조금 짜증이 밀려왔다.“엄마, 그만하세요.”머릿속이 복잡해진 서현주는 무슨 말로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한참을 고민 끝에 그녀는 대충 둘러댔다.“싫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묻지 마세요.”“요한이가 마음에 안 든다면 나한테 또 다른 선택이 있지.”엄진경은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았다. 전에도 결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지만 결혼 생각이 없는 딸을 보면서 엄진경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그러나 이번에 엄진경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이빨이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데 엄진경이 사진 뭉치를 꺼냈다.“한번 봐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지.”서현주는 비명을 지르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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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서현주는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엄마...”엄진경은 다시 사진을 꺼내 들었다.“이 남자들은 이웃들한테 소개해 달라고 한 거야. 네가 조건이 좋으니까 소개해 준 남자들도 다 성공한 인재들이야. 얼굴도 훤칠하고 인성도 좋고. 내가 미리 다 알아봤으니까 틀림없을 거야.”서현주는 맨 위에 있는 사진 속의 점잖은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나만 골라봐. 한 번만 만나봐. 반드시 사귀라는 소리 안 할 테니까 너도 한번 골라봐.”기대에 부풀어 있는 엄마의 눈빛을 보고 서현주는 아무 말도 없이 맨 위에 있는 남자의 사진을 낚아챘다.“이 사람으로 할게요.”엄진경의 얼굴에 마침내 미소가 떠올랐다.“알았어. 약속 잡아줄 테니까 스케줄표 엄마한테 보내.”서현주는 소파에서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주말에 시간 되니까 알아서 약속 잡으세요.”“내일이 주말이야. 내일로 약속 잡아도 괜찮지?”“네.”“알았어. 넌 얼른 가서 자. 내가 알아서 할게.”조금 전과는 달리 엄진경의 목소리가 한껏 밝아졌다.서현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 엄진경은 등을 돌린 채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주워 담고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딸의 시선을 눈치채고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엄마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엄마?”엄진경은 사진을 들고 빙그레 웃었다.“왜 그래? 나랑 약속했잖아. 내일 저녁으로 약속 잡았으니까 번복하기 없기야.”...왠지 모르게 엄진경의 꾀에 넘어간 기분이 들었다.서현주는 예감이 좋지 않았다.엄진경이 다가와 그녀를 침실로 밀어 넣었다.“얼른 자. 내일 좋은 모습으로 약속 장소에 나가야지. 밤새우지 말고. 알았지?”힘없이 침실로 밀려든 서현주는 침대에 누워 손으로 미간을 가린 채 어이없는 쓴웃음을 지었다.갑자기 문이 또 열렸다.깜짝 놀란 서현주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엄진경이 자료 몇 장을 들고 다가와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그 남자에 관한 자료야. 미리 보고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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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외모가 훤칠한 남자였다.사진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남자의 이름은 진강준, 나이는 스물아홉, 경연시의 사람이고 부모님은 사업을 하시는 분이었다. 몇조 원이 되는 상장 회사를 가지고 있었고 명실상부 재벌 2세였다.그는 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수재였고 현재는 글로벌 대기업의 한국 지사 대표를 맡고 있었다. 회사의 주요 사업은 금융 투자 분야였고 현재 경연시에 머물고 있었다.구체적인 연봉은 적지 않았지만 진강준과 같은 직업이라면 아마 200억은 넘을 것이다.자료에는 진강준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 건강 상태, 성격 등등 많은 것이 적혀 있었지만 서현주는 대충 훑어보고 마음에 새기지 않았다.그가 여자에 대한 요구도 대충 훑어보았는데 기본적으로 다른 남자들의 요구와 다를 바가 없었다.서현주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자료를 내려놓았다.한편, 엄진경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벌써 다 봤어? 제대로 보긴 한 거야?”서현주는 식탁에서 일어서며 대답했다.“제대로 봤어요. 기억할만한 것도 다 기억했고요. 올라가서 좀 잘게요. 점심때 불러요.”“잠깐만.”엄진경은 그녀를 붙잡고 이리저리 훑어보았다.“머리도 좀 하고 옷도 좀 사 입어.”오늘 별다른 일정이 없었던 서현주는 편안한 옷차림이었고 머리도 제대로 빗지 않은 상황이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제 아침이에요. 옷을 갈아입더라도 저녁에 갈아입어야죠.”엄진경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무슨 옷 입고 갈 거야?”서현주는 입을 삐죽거리며 피식 웃었다.“옷장에 있는 옷 입고 가죠.”“네 옷장에 있는 옷들?”“네.”“어떻게 그래?”엄진경은 단번에 부정했다.멍한 얼굴을 하고 있는 서현주를 향해 엄진경은 눈을 부릅떴다.“네 옷들은 회사 갈 때나 입는 옷들이지. 그걸 입고 어떻게 소개팅하러 가니? 그 젊은 나이에 옷차림이 그게 뭐야? 나이 들어 보이잖아. 좀 예쁘고 트렌디한 옷으로 입어.”“제 옷들이 어때서요? 직장에는 딱 어울리는 옷들인데.”엄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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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엄진경은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공짜야?”그 말에 서현주는 피식 웃었다.“당연히 아니죠. 조금 할인해 주는 것뿐이에요.”엄진경은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머리카락을 몇 번 쓸어 올렸다.“옷은 그렇다 쳐도 머리는 해야 할 거 아니야. 머리 손질한 지 오래됐지?”“엄마, 저 좀 내버려두세요. 요 며칠 너무 피곤해요.”서현주는 힘없이 소파에 기대어 머리를 젖히고는 엄진경을 향해 윙크했다.딸의 모습을 보며 엄진경은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머리를 묶고 나갈 거예요. 미용실까지 가고 싶지 않아요. 귀찮아요.”잠시 망설이던 엄진경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그래. 그럼 하지 마. 지금 당장 전화해서 옷 가져오라고 해.”서현주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디 가?”“핸드폰 가지러요. 지금 바로 전화할게요. 됐죠?”“진작에 그럴 것이지. 빨리 움직여. 내가 검사할 거야.”엄진경은 끊임없이 중얼거렸다.한편, 서현주의 집으로 들어온 강혜인은 잔뜩 널려있는 옷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현관을 빠져나와 번지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서현주의 집인 것을 확인하고는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각양각색의 옷들이 거실에 쫙 깔려있었고 소파와 가구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강혜인은 현관문을 닫고 옷들을 피해 좁은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뭐야? 집에 도둑이라도 들었어? 얼른 좀 나와봐.”말을 마치자마자 강혜인은 매장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직원은 그녀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짓고는 옷걸이에서 옷을 빼냈다.깜짝 놀란 강혜인은 소파에 앉아 또다시 서현주를 불렀다.“서현주?”“왔어?”인기척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헐렁한 잠옷 차림의 서현주가 옷걸이를 밀치며 해탈한 표정으로 걸어왔다.“어떻게 된 거야?”서현주는 이마를 짚으며 힘없이 말했다.“말도 하지 마.”조금 전, 그녀는 매장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일부만 가져오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엄진경이 옆에서 통화를 엿듣고 있을 줄은 몰랐다.엄진경은 단번에 전화를 낚아챘고 직원에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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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강혜인은 급히 손사래를 쳤다.“싫어. 내가 소개팅을 하는 것도 아닌데 뭐. 너나 얼른 골라봐.”입을 삐죽거리던 서현주가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자 직원들은 옷을 하나씩 들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직원들이 번갈아 가며 옷을 하나씩 들고 서현주의 앞으로 다가왔다. 서현주는 결정이 빨랐고 마음에 드는 것은 남겨두고 나머지 옷들은 가져가라고 했다.너무 적게 사는 것은 경우가 아닌 것 같았다. 직원들이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보너스를 두둑이 받게 해줘야 할 것 같았다.몇 분 후, 남겨진 옷들이 옷걸이를 가득 채웠다.강혜인은 혀를 내두르며 서현주의 팔을 팔꿈치로 쿡쿡 찔렀다.“소개팅 상대의 얼굴은 봤어? 잘생겼어? 사진은 있어?”서현주는 손을 뻗어 테이블에 있던 자료를 건네주었다.“봐봐.”남자의 사진을 보자마자 강혜인이 한마디했다.“괜찮네. 잘생겼어.”그녀는 계속 자료를 훑어보았다.“학벌도 좋고 집안도 좋고. 너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그만해.”서현주는 한숨을 쉬며 직원에게 옷들을 다 가져가라고 했다.“어떻게 됐어? 좀 골랐어?”엄진경이 과일 접시를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 과일을 먹으면서 옷을 쳐다보고는 직원들에게 과일 접시를 건네주었다.“과일 좀 먹어요.”직원들은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아닙니다.”엄진경은 과일 접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강혜인의 옆에 앉았다.“혜인이 왔니? 너도 옷 좀 골라.”강혜인은 급히 손을 가로저었다.“아니에요. 전 보기만 할 거예요. 오늘의 주인공은 현주잖아요.”서현주는 직원에게 계속하라고 눈빛을 보냈다.강혜인이 소개팅남의 자료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엄진경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어때? 괜찮지?”강혜인은 이내 맞장구를 쳤다.“좋은 것 같아요. 현주랑 잘 어울리고 조건도 좋고요.”그녀의 칭찬에 엄진경은 어깨를 으쓱거렸다.“그렇지? 내가 신경 써서 고른 거야.”자료를 내려놓던 강혜인은 서현주를 힐끗 쳐다보고는 엄진경의 옷을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줌마, 왜 현주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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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옆에 있던 직원이 즉시 해명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 옷들은 서 대표님의 사이즈에 맞춰 가져온 것이니 틀림없을 겁니다.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전화 주세요. 저희가 직접 방문하여 환불해 드리겠습니다.”엄진경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서비스가 너무 좋네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VIP 고객이니 당연히 잘 모셔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의 실적은 평소 한 달 실적과 맞먹는 수준이었다.서현주는 직원에게 계속해서 옷을 보여달라고 했다. 아직 절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옆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강혜인은 엄진경을 끌어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줌마, 현주한테 소개팅을 하라고 하면 요한 씨는 어떡해요?”안요환과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강혜인은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요한 씨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잖아요. 현주가 소개팅한 걸 알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엄진경은 서현주를 쳐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현주한테 말했었어. 요한이한테 마음이 있다면 내가 중간에서 이어주겠다고. 그런데 요한이한테 마음이 없대. 마음이 없다고 해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남자를 소개해 준 거야.”흠칫하던 강혜인은 눈썹을 치켜세웠다.“현주가 그래요? 요한 씨한테 마음이 없다고? 정말이에요?”그동안 두 사람이 지내는 걸 보면 서현주도 안요한에게 마음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았다.두 사람이 서로 눈빛을 마주할 때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엄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내가 뭐 거짓말하겠니?”강혜인은 안요한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럼 뭐 어쩔 수가 없네요.”잠시 생각하던 엄진경이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요한이가 참 좋은 아이인데. 기회를 봐서 똑똑히 얘기해줘야겠어.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뭐라고 할 거예요?”“현주가 마음에 없다고 하니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해야지.”강혜인은 피식 웃었다.“전 감히 그 얘기 못 합니다.”안요한한테 그런 얘기를 하면 그는 아마 바로 그녀의 연락처를 차단해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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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직원들이 옷들을 정리하자 복잡했던 거실이 정돈되었다. 서현주가 고른 옷더미 옆에 서서 한 직원이 물었다.“서 대표님, 이 옷들을 어디에 가져다 둘까요?”서현주는 옷걸이에 가득 찬 옷들을 보고 머리가 아팠다.침실에 있는 옷장은 분명 그렇게 큰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직원에게 옷들을 객실에 두라고 부탁했다. 직원들은 시키는 대로 했고 정리를 마친 뒤 남은 옷들을 챙겨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엄진경은 딸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저녁에 입고 갈 옷 좀 골라. 얼른.”서현주는 비명을 지르며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엄마, 제발요. 저 좀 내버려두세요.”엄진경은 서현주를 밀어냈다.“얼른 가. 고집부리지 말고.”서현주는 베개로 귀를 막고는 못 들은 척했다.중간에서 지켜보고 있던 강혜인은 키득키득 웃었다.“아줌마, 그만하세요. 재촉하면 할수록 현주는 더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그냥 내버려두세요.”엄진경은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그래? 혜인아, 네가 옆에서 똑바로 지키고 있어.”“네?”매장 직원들이 가져온 옷들이 너무 많아서 한참을 정리했다. 시간이 좀 걸렸기 때문에 현관문을 쭉 열어놓고 있었는데 마침 안요한이 안으로 들어왔다. 들락날락하는 직원들을 보며 안요한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직원들이 들고 있는 옷 브랜드를 보니 서현주가 평소에 자주 입는 브랜드였다.그가 고개를 들고 피식 웃었다.“옷 사고 있었어?”강혜인은 안요한을 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뭔가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긴장되었고 당황스럽기만 했다.‘소개팅에 입고 갈 옷을 사고 있는데 소개팅에 같이 갈 거냐고 한번 물어볼까?’그녀는 한껏 긴장한 얼굴로 안요한과 서현주를 번갈아 보았다.반면, 서현주는 침착한 얼굴로 소파에 누워있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안요한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에 강혜인은 어이가 없었다.서현주도 이렇게 침착한데 왜 자신이 바람 현장을 들킨 사람처럼 긴장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개를 돌리다가 갑자기 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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