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흔한 이야기였다.공우성은 처음에 유이영의 계획을 알게 되었을 때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거절한 뒤에는 큰 모욕감과 분노가 뒤따랐다.그는 단호하게 유이영에게 경고했다. 다시는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품지 말라고. 곧 시작될 의료인의 삶 속에서, 생명을 구해야 할 책임을 지는 의대생으로서, 남에게 해를 끼치는 어떤 수단도 쓰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했다.하지만 유이영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녀는 공우성의 집안과 배경을 샅샅이 조사했고, 얻을 수 있는 모든 장점과 이득을 하나하나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공우성은 단호히 등을 돌려 그대로 걸어 나갔다.물론 한두 번은 견딜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세 번, 네 번은? 아홉 번, 열 번은? 그가 여전히 마음에 둔 병원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애쓰고, 수고를 들였지만 문전박대당했을 땐 어떨까? 학업 성적은 자신보다 떨어지지만 배경이 탄탄한 동급생들은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긴장하며 여러 단계를 거칠 필요도 없이 전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에 곧바로 입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공우성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그날 밤, 그는 어머니와 영상 통화를 했다.어머니는 한 손에 멜론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멜론 말이야, 요즘 가격이 괜찮더라. 그래서 이번엔 하나를 샀지. 며칠은 넉넉히 먹을 수 있겠네.”그의 어머니가 쓰는 휴대폰은 오래된 구형이었다. 화소가 매우 낮아 영상 화면은 흐릿했는데 마치 카메라 렌즈 위에 먼지가 그대로 붙어 있는 듯했다. 어머니가 사는 집은 작은 임대 주택이었다. 가구와 장식은 모두 낡아빠졌고 어머니 뒤로 보이는 커튼은 몇 년 동안 사용한 것이었는데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 세 번이나 빨아야 겨우 깨끗해졌었다. 벽에 늘어뜨린 전구는 자주 꺼지곤 했지만 돈이 아까워 어머니는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다.전구는 고작 몇천 원밖에 안 하는데...화소가 분명히 낮았지만, 공우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하얀 머리카락과 얼굴의 주름, 그리고 얼굴에 난 아주 작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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