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Bab 761 - Bab 770

789 Bab

제761화

자료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른쪽 위의 증명사진만 똑똑히 볼 수 있었다.안요한은 이력서인 줄 알고 손을 내밀며 말했다.“직원 채용하려고?”그 말에 서현주와 강혜인의 시선이 동시에 자료 더미에 떨어졌다.서현주는 입만 벌린 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한편, 눈을 크게 뜨던 강혜인은 소파에서 불쑥 뛰어올랐다.그녀는 잽싸게 손을 뻗어 안요한의 손이 닿기도 전에 자료를 낚아챘다.안요한의 의심스러운 눈빛 속에 강혜인은 자료를 꼭 끌어안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회사 기밀이에요. 보면 안 돼요.”안요한은 서현주를 돌아보며 물었다.“무슨 일인데 나한테까지 비밀로 하는 거야?”서현주도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 순간, 강혜인이 침착하게 자료를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한번 맞혀봐요.”피식 웃던 안요한은 팔짱을 낀 채 서현주와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강혜인은 자료를 뒤로 숨기고는 소파에 앉아 TV에 집중하는 척했다.안요한이 서현주를 향해 물었다.“오늘 약속 있어?”강혜인은 귀를 쫑긋 세우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잠시 망설이던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네. 저녁 약속이 있어요.”안요한은 서현주가 사업 파트너를 만나러 간다고 생각했다.“주말에도 일해? 스케줄표 보니까 이번 주말은 비어 있던데...”그 말에 서현주는 입술을 깨물었다.강혜인은 서현주의 얼굴을 쳐다보며 자신의 일인 것처럼 한껏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그게...”서현주가 입을 여는 순간, 안요한의 핸드폰이 울렸다. 왠지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예상했던 장면이 없자 강혜인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서현주는 안요한이 핸드폰을 꺼내는 것을 지켜보다가 화면에 뜬 이름을 보게 되었다.신가영.그 이름을 보고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안요한이 핸드폰을 들고는 문득 그녀를 쳐다보았다.서현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왜 그래요? 전화 안 받아요?”핸드폰을 움켜쥐고 있는 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알았어.”전화를 받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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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안요한은 인내심 있게 말했다.“네가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면 차단하지 않았을 거야.”“뭐? 내가 언제 억지를 부렸어? 난 그저 서현주의 일들을 알려줬을 뿐이야. 사실대로 말했고 하나도 과장한 거 없어...”“신가영.”한껏 가라앉은 안요한의 목소리에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안요한은 미간을 찌푸렸다.“이런 말 하려고 전화한 거면 이만 끊어. 더 이상 할 얘기 없어.”“아니. 전화 끊지 마. 어렵게 연결됐는데...”연신 애원하던 신가영은 원망스러운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아직 몇 마디도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전화를 끊어? 서현주가 그렇게 신경 쓰여?”“그만해.”안요한은 애써 화를 참았다.“할 얘기 있으면 하고 없으면 끊어.”한동안 조용하던 신가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안요한, 나한테 이러지 마.”“끊어.”“너희 부모님 해외에서 돌아오셨어.”마음이 급해진 신가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미간을 찌푸리던 안요한은 전화를 끊는 행동을 멈추었다.“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언제 돌아왔는데?”안요한의 부모는 주로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해외에 머물다시피 하고 있다. 안요한이 어렸을 때부터 그를 안정수에게 맡겼고 최근 몇 년 동안은 귀국조차 하지 않았다. 부모님과는 거의 전화나 영상통화로 대화했다.“곧 돌아오실 거야. 네가 바쁘다고 너한테 얘기하지 않은 거야. 돌아오는 날 말할 예정이었는데 내가 먼저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알았어. 또 볼일 있어?”신가영은 수줍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며칠 전에 아저씨 아줌마한테서 전화가 왔었는데 이번에 귀국하는 김에 우리 두 사람의 일도 결정하자고 하셨어.”안요한의 미간이 다시 일그러졌다.“무슨 일?”“알잖아. 우리 두 사람의 일 말이야. 두 집안끼리 식사하기로 했어. 곧 할아버지께서 너한테 전화하실 거야.”안요한의 목소리가 한껏 가라앉았다.“왜 나한테는 아무 얘기 없었지?”그의 말투에 신가영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왜? 싫어? 집안끼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잖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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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얼굴을 찌푸리던 서현주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무슨 질문이 그래? 꼭 말해야 해? 이런 일을 요한 씨한테 따로 얘기할 필요 있어?”그 말에 강혜인은 멍해졌다.문득 서현주는 안요한을 그저 친구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소개팅을 굳이 친구한테 얘기할 필요는 없지...하지만 문제는 안요한은 서현주를 친구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서현주가 몰래 소개팅을 하러 갔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는 꽤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친구를 보며 강혜인은 솔직하게 말했다.“요한 씨가 너 좋아하는 거 몰라?”솔직히 말하면 이 말을 들었을 때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입이 바짝 마르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주변 사람들의 암시와 그의 특별한 보살핌...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겠는가?그러나 추측은 추측일 뿐, 안요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상 서현주는 뭐라 입장을 밝힐 수가 없었다.“함부로 말하지 마.”강혜인은 눈썹을 치켜올렸다.“허튼소리 아니야. 못 믿겠으면 요한 씨한테 물어봐.”서현주는 강혜인을 흘겨보았다.“궁금하면 네가 가서 물어봐. 난 싫어.”그녀에게는 물어볼 입장이 없었다. 만약 그가 아니라고 부정한다면... 너무 어색할 것 같았다.만약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너무 난처할 것 같았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서현주는 지금 안요한에게 딴마음이 없었다. 적어도 현재는 누군가를 사귈 마음이 없었다.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얘기하면 안요한과는 친구도 못 하게 될 것이다.득보다 실이 많은 일이었다. 그래서 절대 물어볼 생각이 없다.이때, 강혜인이 한마디했다.“두 사람 일이니까 당연히 네가 해결해야지.”잠시 망설이던 서현주는 안요한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그만해. 소개팅이 뭐 별거니? 굳이 말할 필요 없잖아. 그리고 나도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거야. 밥만 먹고 올 거야. 소개팅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고 그 사람과 잘해볼 생각도 없어. 밥 한 끼 먹는 거라고 생각해.”강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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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신가영의 말이 사실이라면 할아버지와 부모님 그리고 가족들이 멋대로 그의 혼사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었다.서현주랑 사귀는 척하는 걸 아직 할아버지한테 들키지 않았는데...부모님이 귀국하는 건 환영하지만 돌아와서 몰래 이런 일을 벌이는 건 절대 용납할 수가 없었다.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안요한은 화를 참으며 말했다.“할아버지.”피식 웃던 안정수가 우렁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네가 웬일이냐? 나한테 전화를 다 하고.”“부모님이 귀국하신다면서요?”“그래. 내일 돌아올 예정이야. 네가 바쁜 건 알지만 며칠 후에 하루만 시간 내서 집에 좀 들러. 너한테 할 얘기가 있으니까.”안요한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목소리를 낮추었다.“무슨 일인데요?”안정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돌아와서 얘기해. 급할 것 없다.”“돌아가서 얘기하면 늦은 거 아닙니까?”그의 말투는 싸늘했고 애써 화를 억누르고 있지만 분노가 고스란히 전해졌다.예의 바른 사람이었던 안요한은 어른들한테 이런 말투로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전화기 너머의 안정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알게 된 것이냐?”안요한은 한숨을 내쉬었다.“네.”안정수가 담담하게 물었다.“가영이가 알려준 거야?”“그게 지금 중요합니까?”안정수는 또 말이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안요한은 애써 분노를 억누르며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할아버지, 정말 신가영이랑 절 결혼시킬 생각이세요?”“둘 다 나이가 찼으니 결혼할 때가 되었지. 집안끼리도 잘 알고 있고. 가영이는 어릴 때부터 옆에서 지켜본 아이야. 난 너희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여러 면에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지. 며칠 전에 신씨 가문과 상의해 보았는데 우린 결혼을 결정할 때가 되었다고 의견을 모았다.”“하지만 저한테는 아무런 얘기도 없었잖아요.”안요한은 눈을 감으며 화난 마음을 가라앉혔다. 할아버지한테 예의를 갖추어야 했기 때문에 버릇없이 몰아붙이지 않았다.“왜 저와 상의도 없이 제 일에 대해 멋대로 결정하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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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안요한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내가 네 혼사를 결정할까 봐 네가 날 속인 거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 신가영은 어릴 때부터 봐온 아이가 아니더냐? 착하고 올바르고 너랑은 소꿉친구이고... 너한테는 딱 어울리는 짝이야. 집안끼리도 서로 아는 사이이니...”안요한은 그의 말을 단칼에 끊어버렸다.“전 이 결혼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신가영과 결혼할 생각 해 본 적도 없고요.”“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생각해 보거라.”안정수의 목소리가 한껏 가라앉았다.“네가 아직 젊기는 하지만 이 결혼이 너한테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동의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몰라. 너보다 인생을 오래 산 내 말에 따르거라. 적어도 앞날이 많이 수월해질 테니...”“전 정말 싫습니다.”안요한의 태도는 단호했다.“할아버지, 그만하세요. 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절 부른 이유가 이 일 때문이라면 전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고집을 부리는 안요한의 모습에 안정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안요한, 너 그게 무슨 태도야? 이 할아비가 널 해치기라도 할까 봐?”안요한은 얼굴이 굳어졌다.“할아버지, 건강 잘 챙기세요. 이만 끊겠습니다.”“너...”전화기 너머로 분노가 찬 안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안요한은 단호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핸드폰을 움켜쥔 채 그는 발코니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며 깊은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이 몰려왔다.안요한은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야 돌아서서 거실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거실 안, 강혜인은 서현주와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현주는 얘기를 나누며 때로는 활짝 웃기도 하고 때로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니 마음이 녹아내렸다.안요한은 조용히 서현주의 표정을 지켜보았다. 가슴에 맺힌 울분이 풀렸고 대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서현주와 얘기 중이던 강혜인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고개를 돌리고 입을 열었다.“통화 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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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안요한은 강혜인이 서현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다고 부끄러운 건 아니었다. 그의 마음은 언제나 당당했으니까...그가 원하는 것은 서현주가 앉아 있는 소파의 옆자리가 아니었다.자리에서 일어난 안요한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일이 있어서 이만 갈게요.”그 말에 강혜인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벌써 가려고요? 온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안요한은 피식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늘어놓았다.“어쩔 수 없어요.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니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결혼할 거 아니에요?”말을 하면서 그의 시선이 서현주의 얼굴에 떨어졌다. 서현주는 그 말을 듣지 못한 듯 TV에 집중하고 있었다.안요한의 얼굴에 웃음이 더 짙어졌다.강혜인은 말끝을 늘어뜨리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됐어요. 이만 갈게요.”서현주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듯 고개를 들었다.“가려고요? 조심히 들어가요.”입구를 향하던 안요한은 서현주를 지나칠 때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푹 쉬어.”서현주는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짧게 대답했다.그가 문을 닫자마자 강혜인이 그녀의 팔뚝을 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서현주는 기지개를 켜며 입을 열었다.“오전 내내 난리를 쳤더니 피곤하다. 난 자러 갈 테니까 넌 편하게 있어.”말을 마친 그녀는 친구의 농담을 듣기 싫어서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강혜인은 순간 멍해졌다.“뭐야? 다 가면 난 누구랑 얘기해?”서현주는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TV나 봐.”오후 5시, 엄진경이 서현주를 침대에서 끌어냈다. 새 옷이 놓여있는 객실로 끌고 가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얼른 옷 갈아입고 머리도 좀 손질해. 약속 시간이 7시 반이야. 아직 1시간 반 남았으니까 얼른 준비해. 일찍 가서 상대한테 잘 보여야지.”서현주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알았어요. 갈아입을게요. 일단 나가 계세요. 옷 갈아입을 거니까.”방을 나서기 전, 엄진경이 한마디 더 보탰다.“예쁜 옷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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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서현주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았다.“고마워요.”진강준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그녀는 그가 자신을 볼 때 깜짝 놀라는 기색을 단번에 눈치챘다.진강준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주문은 미리 해두었어요. 더 필요한 게 있는지 봐봐요.”그가 주문한 음식들은 모두 강한 맛의 음식들이었다. 요즘 몸조리를 하고 있던 서현주는 담담한 음식과 죽을 주문했다.주문을 마친 뒤, 그녀는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건네주었다.소개팅 자리는 처음이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방 안의 분위기는 다소 어색했다.진강준은 서현주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사실 현주 씨를 처음 만난 게 아니에요.”그 말에 서현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나요?”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 IT 테크 컨퍼런스에서 당신을 만난 적이 있어요. 친구 대신 참석한 자리였죠. 끝나고 자리를 뜨는데 멀리서 사람들과 얘기하는 당신을 보게 되었어요. 오늘 같이 블랙 원피스를 입고 있었죠.”소개팅 상대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서현주는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인연이네요.”진강준의 눈동자에 웃음이 가득했다.“소개팅 처음이죠?”“그렇게 티가 나요?”“네. 티가 많이 나네요. 긴장하지 말아요. 그냥 가볍게 얘기 나눠요. 부담 갖지 말고요.”긴장한 게 아니라 이 자리가 조금 어색했을 뿐이었다.사업상의 파트너나 상대를 대할 때는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 소개팅 상대에게는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서현주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진강준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서현주 씨도 가족들 때문에 억지로 나온 거죠?”그 말에 그녀는 눈빛을 반짝였다.“그쪽도 그런 거예요?”진강준은 서현주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저도 어쩔 수 없이 소개팅 자리에 나온 겁니다. 서현주 씨도 그런 거라면 우리 솔직해져요. 가족들한테는 입을 맞추고 그럴듯한 핑계를 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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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남녀 사이의 호감이 아니라 똑똑한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었다.비록 많은 이야기를 한 건 아니지만 서현주는 IT산업에 대한 진강준의 지식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녀는 그와 계속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강준의 표정을 보면 그도 그녀와 더 얘기하고 싶은 것 같았다.두 사람의 대화는 점점 더 자유로워졌고 방 안의 분위기도 한결 좋아졌다.몇 분 후, 음식이 다 나오자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식사 도중에 진강준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물었다.“내가 주문한 음식이 입맛에 안 맞는 거예요?”서현주가 자신이 직접 주문한 몇 가지 요리만 건드릴 뿐 그가 주문한 요리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그런 게 아니에요. 얼마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의사 선생님이 담백한 음식을 위주로 먹으라고 하셔서요.”“미안해요. 몰랐습니다.”“아니에요. 전 이거 먹으면 돼요.”진강준은 서현주를 쳐다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이젠 기억했습니다.”흠칫하는 그녀를 보며 진강준은 피식 웃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고 식사를 이어갔다.두 사람 모두 식욕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금방 수저를 내려놓았다.“이만 일어날게요.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서현주가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아니에요. 제가 하겠습니다.”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래요. 그럼 다음에는 제가 살게요.”자리에서 일어서던 진강준은 가볍게 웃었다.“다음도 있나요?”“글쎄요.”서현주는 어깨를 으쓱거렸다.“전 진강준 씨랑 얘기하는 게 나쁘지 않거든요.”“그래요. 다음에 만나면 더 많이 얘기해요.”두 사람은 나란히 레스토랑을 나섰고 진강준은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돌아가서는 우리 둘 다 서로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하면 되겠죠?”진강준은 고개를 돌리고 서현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그는 조금 후회되었다.소개팅 자리에 나오기 전에는 가족들의 강요에 대해 약간 거부감이 있었고 만난 적도 없는 소개팅 상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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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한동안 말이 없던 진강준은 울상인 표정을 지었다.“방금 가족들한테서 문자가 왔는데 이번에도 안 되면 또 새로운 소개팅을 주선해 준다고 하네요.”서현주는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아직 눈치채지 못하였다.“서현주 씨, 생각해 봤는데 가족들은 우리가 결혼한 나이가 된 것 같아서 계속 재촉하고 있는 겁니다. 돌아가서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면 아마 가족들이 다른 소개팅 상대를 계속 소개해 줄 거고요.”잠시 생각하던 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긴 하죠.”엄진경의 성격에 돌아가서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 다른 남자를 만나보라고 재촉할 것이다.진강준은 서현주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나랑 만나는 척하면서 가족들을 속일 생각은 없나요? 그럼 우리 둘 다 다른 상대를 만날 필요가 없을 겁니다.”“왜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어요?”진강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 제안을 했을 때는 서현주 씨와 이렇게 마음이 맞을 줄은 몰랐거든요. 얘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서현주 씨는 똑똑한 사람이에요. 가족을 상대하는 데는 우리가 서로에게 가장 적합한 소개팅 상대인 것 같은데... 안 그런가요?”서현주는 그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제안 받아들일 건가요? 돌아가서 가족들한테 날 만나고 있다고 해요. 그럼 더는 소개팅을 주선하지 않을 겁니다. 가끔 만나서 가족들의 눈을 속이면 됩니다. 부담 없이 지낼 수 있으니 그쪽한테나 나한테나 더는 골치 아픈 일이 생기지도 않을 테고요.”소개팅을 하라고 강요하던 엄진경의 모습을 생각하면 서현주는 머리가 아팠다.그녀는 조금 마음이 흔들렸다.“그다음은요?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거예요?”진강준은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나중에 정말 사귀는 사람이 생기면 나한테 얘기해줘요. 가족들한테는 만나다 보니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고 할게요.”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바로 제안을 받아들였다.“그래요. 그렇게 해요.”만족스러운 결과에 진강준은 환하게 웃었다.“그럼 앞으로 잘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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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일단 만나보기로 했어요.]엄진경은 이내 답장을 보내왔다.[서로 마음에 든 거야?]서현주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답장을 보냈다.[그런 건 아니에요. 그저 일단 만나보기로 한 것뿐이에요.]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신중하게 한마디 더 붙였다.[만나보고 맞지 않으면 그땐 그만둘 거예요.]엄진경은 한참이 지나서야 문자를 보내왔다.[그래? 그 남자는 어땠어?]서현주는 신중하게 대답했다.[나쁘지 않았어요. 사진과 실물이 비슷하고요.][전체적으로 어땠어? 인품 같은 거 말이야. 괜찮았어?][나쁘지 않았어요. 인품도 괜찮은 것 같았고요.][집에 돌아와서 얘기해.][네.]괜찮다는 말이 엄진경한테는 아주 만족스럽고 그 남자와 평생 할 거라는 뜻으로 들릴 줄은 몰랐다.엄진경은 만반의 준비를 하였고 진강준을 소개해 준 이웃에게 연락해 그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다 얘기해달라고 했다.그 연락을 받고 이웃은 엄청 흥분했다. 엄진경의 말만 듣고 서현주와 진강준이 서로 눈이 맞아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믿었다. 이웃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엄진경에게 들려주었다.이웃과 얘기를 나누면서 엄진경은 두 사람의 아이 이름까지 지을 기세였다.엄마의 이런 모습을 서현주가 봤다면 아마 피를 토했을 것이다.한편, 두 사람이 레스토랑 앞에서 얘기를 나누며 연락처를 교환할 때 누군가가 멀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신가영은 적당한 레스토랑이나 상점으로 들어가 안요한이 찾아오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그런데 서현주가 레스토랑 입구에서 낯선 남자와 공공연히 ‘애정행각’을 벌이는 것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이 레스토랑은 커플들이 즐겨 찾는 유명한 곳이었다.신가영은 통유리창 근처에 앉아 눈을 크게 뜨고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맞은편을 응시했다.서현주가 낯선 남자와 연락처를 교환하는 것을 보고 잔뜩 흥분하며 테이블을 두드린 탓에 주변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그녀는 정신없이 핸드폰을 꺼내 증거를 남기려고 했다. 그런데 카메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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