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율천의 동공이 살짝 흔들리자 심서정은 이때다 싶어 기회를 잡고 곧바로 말을 꺼냈다.“내가 전에도 얘기했잖아. 채아 씨는 타고난 여우라니까? 남자를 몇 명이나 바꿨는지 셀 수도 없어. 아악...”심서정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율천은 그녀의 아래턱을 단단히 움켜잡고선 날카로운 눈빛으로 짓누르듯 쏘아봤다.“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면 그냥 얘기해. 우리 형이랑 같이 있게 해줄게. 여자라고 안 봐준다는 건 네가 제일 잘 알 것 같은데?”그 말을 끝으로 심서정을 옆에 있던 차에 내팽개치고선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떠났다.심서정은 차에 등이 부딪혀서 너무 아팠다. 그러나 그 아픔보다 더 강하게 다가오는 건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두려움이었다.어쩌면... 주율천을 다시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 같았다.차가 멀리 사라진 후, 심서정은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집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주시윤이 장난감을 던져놓고는 빠르게 달려와 그녀에게 말했다.“엄마, 얼른 밥 먹어요.”“응. 이제 밥 먹자.”심서정은 주시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를 이끌고 부엌으로 향했다.민은하는 집에 없었고 최해경은 저녁을 거르는 습관이 있어 오늘 저녁은 심서정과 주시윤만 식사하게 되었다.도우미들이 음식을 식탁에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다.의자를 빼고 자리에 앉은 심서정은 식탁에서 퍼지는 비릿한 냄새에 갑자기 위장이 뒤틀리기 시작했고 결국 급히 입을 막고 화장실로 뛰어가 세차게 토했다.토한 뒤 돌아와서는 식탁 위에 놓인 생선 요리를 가리키며 노발대발 소리를 질렀다.“지금 이게 무슨 뜻이죠? 어머님이랑 어르신이 식사를 안 하신다고 우리한테 이렇게 대충 대접하는 거예요? 간단한 생선 요리도 똑바로 못 만들면 어쩌자는 거죠?”부엌에 있던 도우미들은 당황하며 연신 사과했다.“사모님, 저희는 절대로 대충 대접한 게 아닙니다. 오늘의 요리는 레시피와 절차까지 예전과 똑같아요.”“뭐라고요?”심서정은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지금 내가 예민하게 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도우미들은 뒷걸음질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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