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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Author: 락희
이런 약물은 개발에 드는 돈과 시간이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성과를 축하하는 파티까지 열었는데 이제와서 효과가 없다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모른다.

처음에 심서정이 명안 한의원에서 조현덕을 데려올 때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연구계 전체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신세나 다름없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다른 제약회사들이 몇 년 전에 이미 출시한 항암 치료제를 개발했으니 그저 어이가 없었다.

심서정은 잠시 멈칫하며 물었다.

“피드백 온 데이터 한 번 더 체크한 게 맞죠?”

온채아가 그렇게 자랑하던 부작용 없는 항암 치료제의 약효가 시장에서 판매되는 기존의 약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조현덕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테이블을 내리치며 일어났다.

“당연히 봤지. 그것도 여러번 확인했어.”

“이건 말도 안 되는데...”

“어디서 사기 당한 건 아니니?”

조현덕이 말을 마치자 심서정은 표정이 급격히 돌변하더니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온채아는 하씨 가문만 속인 게 아니라 한빛 그룹도 속였고 성유준까지 속였다.

결론은 한빛 그룹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는데 아무것도 연구해 내지 못한 게 팩트다.

심서정이 갑자기 웃자 조현덕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웃어? 성씨 가문 본가 쪽에 어떻게 설명할 계획이니? 괜히 날 끌어들이지 말고...”

조현덕은 심서정 뒤에 있는 투자자가 성씨 가문의 소원희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걱정 마세요. 어르신은 오히려 기뻐하실 거예요.”

결국 소원희의 최종 목표는 온채아를 평생 조종하는 거니까.

하씨 가문과 성유준까지 적으로 만든다면 다가올 수많은 역경 속에서 온채아도 점차 본모습을 드러내고 만다.

아무리 성유준과 그런 관계라 해도 사업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이익이 우선이다. 온채아의 본모습을 보게 되면 돕기보다는 원망하고 어떻게든 파멸시키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원희가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하씨 가문과 성유준이 온채아를 대신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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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그래도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는데 강미진이 먼저 말을 꺼내 주니 온채아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강미진은 자신이 온채아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단호하게 말했다.“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도울게요.”“이 서류들의...”온채아는 가방에서 어젯밤 주율천이 건넨 서류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진위를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논리적으로는 모든 게 맞아떨어지니 사실 온채아도 거의 진짜일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꼭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아닐 수도 있잖아.’‘주율천이 날 속였을지도 몰라.’‘그 일은 성씨 가문과 전혀 관련이 없을 수도 있어. 어르신은 그냥 내가 거슬려서 사사건건 방해하는 걸지도 몰라.’강미진은 이를 듣고 웃으며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내가 희민이한테 부탁해서 확인해 볼까요?”“네, 정말 감사합니다.”온채아는 고마움을 표하고 나서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말했다.“이 일... 지훈 오빠에게는 비밀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강미진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당연하죠. 채아 씨 허락 없이는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을 거예요. 서류는 바로 희민이한테 전달해서 확인해 볼게요. 그러니까 채아 씨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그냥 기다리면 돼요. 오늘은 푹 자요. 여자에게는 잠이 아주 중요하거든요.”그 말을 들은 온채아는 강미진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며 이상하게도 따뜻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끄덕였다.“네.”최근 몇 번 치료를 받을 때마다 강미진은 함께 식사하자며 제안했고 온채아도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간단했다. 하선호는 이미 해성에 돌아갔고 하희민은 낮에 항상 회사에 있었다. 온채아는 강미진이 혼자 식사하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식사하는 것이 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물론 하씨 가문이 이렇게까지 그녀의 일에 신경을 쓸 줄은 몰랐다.단 3, 4일 만에 결과가 나온듯 온채아는 하희민의 전화를 받았다.마침 딱 저녁 시간대여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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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온채아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이렇게 들으니 그 충격은 꽤 크게 다가왔다.온채아 뿐만 아니라 정다슬도 그대로 얼어붙은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건 너무도 잔인하게 사람의 가슴을 후벼팠다.주율천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너도 느낄 수 있겠지만 어르신이 너에게 단 한 번도 호의적인 마음을 가진 적이 없어.”호의는커녕 악의에 가득 찬 감정뿐이었다.온채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거지?”이번만큼은 주율천이 거짓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주율천은 온채아가 성유준과 얼마나 깊은 감정을 나누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이해했다.“기억해? 네 부모님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막 끝났던 사건.”온채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주율천은 또 다른 자료 하나를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그 사건에 연루된 사람 중 한 명이 성유준 할머니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어.”온채아는 그 말을 듣고선 허탈함이 밀려와 현실을 부정했다.그녀는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빠르게 봉투를 뜯었는데 안에 든 서류를 보자마자 헛웃음이 나왔다.이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소원희가 온채아를 성씨 가문에 데려가서 그렇게 괴롭혔던 이유가 단순히 복수였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개명까지 한 그녀를 찾아낸 걸 보면 소원희와 그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깊었을지 상상이 갔다.그 사람은 감옥에서 20년을 보냈고 소원희는 온채아가 다섯 살일 때부터 스물다섯 살이 될 때까지 끝없이 괴롭히며 고통을 안겨준 것이다.9년 동안 성유준이 돌봐주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을지도 모른다.예전에는 그 9년이 참 고마웠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쯤 생사가 불확실했으니까.하지만 지금은 모든 고마움이 사라지고 그저 허탈한 기분만 남았다.온채아는 서류들을 손에 들고 거실에 앉아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았다.심지어 주율천이 언제 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넋을 잃었다.정다슬은 어떤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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