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채아는 오전 진료를 마친 뒤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바로 연구원으로 향했다.오늘은 시험 약물의 1차 피드백 데이터가 나오는 중요한 날이었다.“채아야, 데이터 나왔어!”연구원에 들어서고 가방을 내려놓은 순간 강태무가 환하게 웃으며 뛰어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웃음을 거두었다.마침 돌아서던 전윤호가 그 표정을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강 원장님, 데이터 어때요? 온 팀장님과 원장님이 미리 예측하신 대로 나왔죠?”“어딜요, 전혀요.”강태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차이가 너무 커요. 피시험자 상태가 다 이상적이지 않아요.”온채아의 미간이 좁혀졌다.“자료 좀 줘봐요.”그녀는 서류를 받아들고 그중 한 장을 훑어보았다. 그녀의 얼굴 역시 어둡게 내려앉았다.전윤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위로할 말을 찾던 찰나, 돌연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곧바로 긴장한 채 밖으로 나가며 전화를 받았다.“어머니, 낮에는 일해야 한다고 했잖아요.”아무도 없는 비상 통로로 들어온 그는 슬쩍 녹음 버튼을 누르고 목소리를 낮췄다.“이쪽 데이터 나왔습니다. 확실히 좋지 않습니다.”전화기 너머 심서정은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실망 섞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별로라고? 피실험자들 부작용은 어때?”온채아가 임상 신청서에 올린 데이터는 전윤호가 미리 조작해둔 상태였다.때문에 요즘 피시험자들에게 강한 부작용이 시작되어야 마땅하다.전윤호는 고개를 저었다.“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강 원장님과 온 팀장님 표정이 아주 안 좋더라고요.”“그래.”심서정의 얼굴에 어려있던 긴장감이 천천히 풀려나갔다.“좀 더 확실하게 알아봐.”만약 온채아 측에서 이 부정적 데이터를 덮으려 한다면, 그녀는 모든 걸 세상에 까발릴 생각이었다.그렇게만 된다면 온채아는 과학계에 더는 발도 붙이지 못할 것이다.전윤호가 멀리 사라진 뒤에야 강태무는 온채아와 눈을 맞추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축하해. 데이터가 아주 좋아. 네가 예상한 그대로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