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준은 빤히 알면서도 물어왔다. “어디 가? 나보고 안아달라더니 이제 싫어?”“누가 안아달래.”온채아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쥐어짜며 잡아뗐다. 성유준이 일어서더니 새끼손가락에 걸린 힘을 이용해 그녀를 가볍게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빈틈없이, 그리고 단단하게 그녀를 안아준 것이다.성유준은 온채아의 허리와 등을 꽉 감싸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내가 너한테 안기고 싶어서 그랬어. 됐지?”“뭐해, 얼른 더 꽉 안아주지 않고?”성유준의 가슴은 넓고 따뜻했다. 쿵쿵 뛰는 심장 소리가 온채아의 귓가를 두드렸고 숨결마다 익숙한 침향이 묻어났다. 예기치 못한 이 포옹에 며칠 동안 정처 없이 떠돌던 그녀의 마음이 비로소 안착하는 듯했다. 온채아의 귀끝이 더욱 타오르듯 붉어졌다. 온채아가 용기를 내어 몸 옆에 늘어뜨리고 있던 손을 올려 성유준의 허리를 감싸려던 찰나였다.“딩동.”갑작스러운 초인종 소리에 온채아는 몸이 파르르 떨렸다. 성유준은 코웃음을 쳤다. “왜 긴장해? 불륜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어렴풋이 도어락이 움직이는 소리도 들려왔다. 정다슬이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게 분명했다! 온채아는 허둥지둥 성유준을 밀쳐내고는 그를 한 번 흘겨본 뒤 빛의 속도로 문을 향해 달려갔다. “나가요!”“내 말 좀 들어.”문을 여는 사이, 하지훈의 목소리가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모처럼 둘이 같이 산다는데 네가 왜 굳이 끼어들어서 초를 치냐고.”정다슬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자발적인 동거인지 아니면 성유준의 일방적인 행동인지 내가 직접 확인해야 할 거 아니에요?”현관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여섯 개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온채아는 그들의 말을 들었고 그들도 온채아가 들었다는 걸 알아챘다. 정다슬은 온채아의 새빨개진 귀 끝을 보고는 헛기침을 하더니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내가 정말 오지 말아야 할 때 온 거야?”보아하니 일방적으로 당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했다. 온채아는 정다슬의 입을 틀어막고 싶다는 마음을 안고 그녀를 집 안으로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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