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บทที่ 601 - บทที่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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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성일은 바로 거절하지 않고 그래도 물어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성유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갈 거야.”온채아의 원수는 많지 않다.아마도 하씨 가문에서 뭔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주율천은 이 상황에서 파티에 참석한다는 그의 말에 심하게 눈살을 찌푸렸다.“아직도 하예원을 의심하는 거야?”이미 성유준에게 해독제는 하예원이 직접 건넨 것이라고 말해두었다.하예원의 능력으로 볼 때 다른 수작을 더 부리진 않을 것이다.“오늘 벌어진 일이 하예원의 머리로 꾸며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차량 절도, 인질 납치, 번호판 위조, 차량 교체까지 모든 게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성유준은 의자 등받이에 걸린 코트를 집어 들고 자리를 떴다....한편 하예원은 성유준이 은성 그룹을 찾아가 해독제를 가져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폭발했다.그녀는 파티장 휴게실에서 화가 난 채 휴대폰을 내리쳤다.‘주율천! 우유부단하고 무르기 그지없는 놈!’이미 온채아를 데려갈 때 반드시 지나야 하는 항구 직원들을 매수해 성공하도록 준비했다.주율천이 계획대로만 움직였다면 온채아는 반드시 죽었을 텐데 주율천은 망설이다가 성유준에게 잡혀버렸다.‘이러니 몇 년 사이 주씨 가문이 성씨 가문을 따라잡지 못하는 게 당연하지!’달칵.소리와 함께 휴게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하예원은 재빨리 분노를 누르고 고개를 들었다. 심서정이 서 있는 것을 보자마자 심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긴 왜 왔어?”일이 벌어진 이상 하도연의 고집 센 성격으로 봐서 그녀가 여기 나타나도록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심서정은 속으로 느끼는 혐오를 감추고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쪽도 있는데 나라고 못 올 건 없죠. 도연 언니가 도우미한테 나 풀어주라고 했어요.”어렴풋이 하도연이 약혼 얘기를 꺼내는 것도 들었다.즉 하씨 가문은 그녀와 주씨 가문의 결혼을 방해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오늘 민은하가 와서 결혼 얘기만 꺼내면 다시 주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었다.나중에 민은하가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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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하지훈의 표정이 굳어졌다. “큰누나가 그렇게까지 독하진 않은가 봐.”성유준은 아무리 생각해도 여동생과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것도 온채아가 직접 판단할 일이지 남이 뺏어가서는 안 되었다.하희민은 동의하지 않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장담 못 하겠어.”그는 오늘 하도연이 지나치게 평온해 보인다고 느꼈다.오랜 계획 끝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듯한 기세였다.하도연도 두 형제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오늘 밤, 많은 하객이 해성에서 일부러 찾아왔고 상당수가 하씨 가문의 오랜 지인이었다.하용건이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아 오지 않았기에 하도연은 당연히 자리를 지켜야 했다.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하예원은 룸으로 들어가기 전 무심코 하도연 쪽을 쳐다봤다.그녀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안도했다.하선호가 오늘 밤 소원희와 혼사를 결정하기만 하면 그녀는 앞으로 강미진과 하씨 가문 남매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될 테니까!온채아는...몇 번이나 이용당하고 버림받은 받았는데 하씨 가문에 돌아온다고 해도 그녀만큼 화려하게 살지는 못할 것이다.서빙 직원이 하예원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하예원 씨, 들어오세요.”“네.”그녀는 오만하게 작은 얼굴을 치켜들고 가느다란 하이힐을 신은 채 룸으로 들어섰다. 소원희와 하선호를 보고는 금세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할머니.”웃으면서 상대를 부르고는 하선호 곁으로 다가갔다.“아빠.”하선호는 아침에 그린 빌라에서 일어난 일로 아직도 속이 상했지만 하예원의 인생 대사인 만큼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소원희를 향해 말을 이었다.“우습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 애가 유준이를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제법 솔직한 말이었다.하예원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인정했다.“대표님처럼 훌륭한 사람을 누가 좋아하지 않겠어요.”소원희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그녀를 살피더니 곧 웃음을 지었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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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하예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눈가에 한층 더 기쁨이 번졌다.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일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은.이렇게까지 진행된 이상 하선호도 더 할 말이 없었다.“그렇다면 내일...”그가 말을 반쯤 꺼냈을 때 밖에서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어렴풋이 누군가 ‘경찰’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곧이어 다급한 노크 소리가 이어졌다.하예원의 심장은 이유 모를 긴장감에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듯했고 본능적으로 하선호 곁으로 몸을 기댔다.이윽고 누군가 룸 문을 열었다.하지훈이었다.돌아본 하선호는 여전히 건방진 아들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무례하게 뭐 하는 짓이야? 귀한 손님이 계신 줄도 모르고.”“귀한 손님 누구요?”하지훈은 안을 살피는 척 소원희를 힐끗 보고는 두 눈에 적나라한 혐오와 살기를 드러냈다.“이게 무슨 귀한 손님이에요?”자기 여동생이 그녀에게 수년간 학대당했다는 생각이 들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하희민이 그를 말리면서 하선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 경찰이 왔어요.”“경찰?”하선호와 소원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소원희는 하지훈의 무례한 말투를 따질 겨를도 없었다.오늘이 어떤 자리던가.아무리 큰 일이 있어도 경찰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여기에 나타날 수는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하씨 가문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이며 하용건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하예원은 등 뒤에 숨긴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고개를 들어 하지훈의 증오와 경멸이 뒤섞인 눈빛을 마주하자 심장이 철렁했다.하예원이 반응하기도 전에 경찰이 성큼성큼 다가와 먼저 하선호를 바라보며 사과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라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하선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느 손님과 관련된 일이죠?”“그게...”경찰이 잠시 망설이다 그의 옆을 바라보며 말했다.“하예원 씨입니다.”개방된 문 너머로 있던 다른 손님들은 이 말을 듣고 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다.누군가 속삭이며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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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하도연이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까지 하도연의 수법은 직접적이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것이었다.이런 공포는 처음 느껴본다.하도연이 작정하고 자신을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려는 의도가 선명하게 느껴졌다.그 말을 듣고 하선호가 하도연을 바라보는 눈빛에 의심스러운 기색이 스쳤다.오늘 하도연은 아침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예전에는 침착하고 결단력 있는 동시에 예의 바르고 사리에 밝은 모습이었는데 오늘은 전자만 보여주었다.하선호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전에 하도연은 경찰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모든 하객 앞에서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내가 부른 거 맞아. 근데 이게 수작을 부린 거라고? 뒤에서 수작 부리면서 사람 해친 건 너 아니야? 하씨 가문의 가훈 중 하나가 절대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부리거나 횡포를 부리지 않는 거야. 나는 단지 경찰이 법에 따라 일하는 걸 존중할 뿐이고.”단 한 번의 말로 하예원의 질문에 대답하는 동시에 하씨 가문의 입장을 명백하게 밝히면서 하예원에게 수치를 주었다.하객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었다.이건 하예원이 정말로 사람을 죽였다는 뜻이었다!그녀에게 쏠린 모든 시선이 이 순간 아첨과 아부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으로 변했다...혐오와 경멸이 밀려왔지만 하예원의 신분과 이곳이 하씨 가문의 터라는 이유로 겉으로 차마 고스란히 드러내지 못했다.하예원은 순간 멍해졌다...마치 부모님이 막 돌아가셨을 때로 돌아간 듯했다.그때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그녀를 바라보던 시선이 지금과 꼭 같았다...아니, 더 노골적이었다.만약 하씨 가문 셋째 아가씨의 신분을 벗어던진다면 지금 이 사람들 또한 그런 눈빛으로 쳐다볼 것이다.극도의 공포가 마음을 가득 채웠다.‘안 돼...’다시는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때 하선호가 그녀를 데리고 갔다.하예원은 정신을 차린 뒤 나약하고 당황한 모습으로 하선호의 팔을 붙잡으며 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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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이번에는 하예원과 하선호뿐만 아니라 소원희도 머리가 멍해졌다.하도연이 언제부터 이렇게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물어뜯은 적이 있던가.‘이건 뭐 개도 아니고.’참석한 손님들도 눈을 크게 떴다.‘하도연 말은...’하씨 가문과 성씨 가문은 줄곧 서로 건드리지 않았고 하지훈과 성유준은 절친한 사이였다.그런데 멀쩡하던 두 집안 사이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이렇게 틀어져 버렸다.하선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하도연을 노려보았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당장 어르신께 사과드려!”몇 년간 하씨 가문이 성씨 가문을 추월하는 기세였지만 굳이 악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게다가 하예원이 온 마음을 다해 성유준과 결혼하려는데 이런 식으로 미움을 사면...소원희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겨우 정신을 차리고 대꾸했다.“도연아, 난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어린 너와 굳이 논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그녀는 급히 일어나며 하선호를 바라보았다.“하씨 가문이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다면 결혼은 없던 걸로 하지. 그럼 나는 이만.”하예원은 이미 모든 이의 표적이 된 상태였다. 이런 시점에 혼인을 강행한다면 가장 먼저 무너질 것은 성유준이 아니라 소원희가 수년간 쌓아온 대외적 명성이었다.게다가 하도연은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하씨 가문의 난장판에 더 이상 휘말리지 않기로 했다.“모르신다고요?”하도연은 성씨 가문의 추잡함을 세상에 알리려는 듯 차갑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쪽 아드님이 성씨 가문 핏줄이 아니고 그 손자 또한 그렇다는 말이죠. 이제 좀 알아들으시겠어요?”순간 현장은 발칵 뒤집혔다.‘그럼 성씨 가문의 유일한 손자가 성유준뿐이라는 말인가?’소원희도 다른 의미로 대단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여전히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소원희가 평소 엄숙해 보여도 사람은 정직한 편이었다.이미 하늘나라로 간 남편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자 소원희는 목구멍에서 비릿한 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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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그 목소리를 듣고 소원희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성유준을 보자 눈에서 원한이 넘쳐흐를 듯했다.이가 갈려 빠득 소리가 났다.성윤혁은 성유준과 하도연을 번갈아 보다가 마지막으로 소원희를 돌아보며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그 역시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쏠린 시선이 예전의 아첨과 아부에서 이제는 흥미롭게 남의 불행을 지켜보는 것으로 바뀌었다.‘말도 안 돼.’성윤혁도 소원희가 직접 키운 자식이었다.소원희는 그를 잘 알았고 그 역시 소원희와 수년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 사촌 형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직감적으로 이 일이 사실이라고 느꼈다.한겨울에 누군가 머리에 통째로 찬물을 끼얹은 듯 싸늘한 얼음 창고에 떨어진 기분이었다.성유준이 그를 못마땅해하는 것도, 소원희가 유독 성유준을 싫어하는 것도 아버지와 큰아버지 사이의 깊은 원한 때문이 아니었다.진정한 이유는 그들이 성씨 가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소원희는 그들 부자에게 더 많은 이익을 넘겨주려고 줄곧 성유준을 저격했다.어쩐지 능력이 있는 성유준에게 집안을 넘기라는 말에 소원희가 한사코 반대하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소원희는 성유준이 완전히 집안을 장악하면 성씨 가문에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까 봐 두려웠다.사람들의 조롱 속에서 어떻게 파티장 밖으로 나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희미하게 소원희가 이를 갈며 성유준에게 내뱉는 말만 들렸다.“머리 검은 짐승 같으니라고!”대체 누가 머리 검은 짐승인지 모르겠다.하예원은 소원희와 성윤혁이 멀어지는 모습과 여전히 싸늘한 하도연의 표정을 보며 몸이 휘청거렸다.이제 그녀 차례였다.그녀는 무기력하게 하선호를 바라보았다.“아빠...”하선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하씨 가문의 세 남매는 동시에 성유준을 돌아보았다.“왜 혼자 왔어, 채아는?”하지훈은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성유준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슨 일이 생긴 거야?”성유준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 일 때문에 왔어.”그는 조급한 마음에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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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게다가 경찰 측 증거가 확실하지 않다고 어떻게 확신해요?”하도연이 경찰을 향해 턱을 치켜들자 선두에 선 경찰이 적절하게 말을 이었다.“회장님, 증거가 없다면 저희가 이런 자리까지 찾아와 기분을 상하게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하도연과 경찰이 계속해서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자 하선호는 화가 나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가 오늘 누구도 내 앞에서 얘를 데려갈 수 없다고 말한다면?”“회장님...”하선호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경찰은 난처했다.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하선호의 신분은 평범하지 않았다. 비록 하도연의 묵인 아래 이렇게 찾아오긴 했지만 한 명은 늙은 여우에 다른 한 명은 그의 딸이었다.하용건이 개입하지 않는 한 하씨 가문의 실권자는 하도연이지만 굳이 선택한다면 둘 다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나았다.하도연의 눈빛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스치더니 이어 깊은 실망이 밀려왔다.“아버지, 어떻게 사리 분별을 못할 정도로 얘를 싸고돌아요?”“그만!”하선호가 날카롭게 말을 끊었다.“내가 왜 얘를 싸고돌겠어. 너희들이 애를 우습게 보니까!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오늘 얘를 데려가는 건 날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야!”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오늘 경찰의 이 모든 행동이 하도연의 허락 아래 이루어졌다는 것을.파티장에는 점점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때 하지훈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어디선가 총을 꺼내 하예원을 향해 겨누었다.“데려가지 못하면 차라리 영원히 여기 남겨두는 건 어때요?”하도연과 하선호는 순간 눈을 휘둥그레 떴다.하도연은 하지훈을 걱정했고 하선호는 하예원이 걱정되었다.손님들도 모두 혼란스러워했지만 무고하게 피해를 볼까 봐 무의식적으로 계속 뒤로 물러섰다.하지훈은 성격 한번 화끈했다.하도연의 손끝이 눈에 띄지 않게 떨리며 경비에게 문을 닫으라고 지시하는 동시에 이를 악물고 말했다.“지훈아, 너 뭐 하는 거야? 당장 그거 내려놔!”하선호도 날카롭게 소리쳤다.“이 불효자식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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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어릴 때부터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하씨 가문의 아이들은 각종 무기를 매우 좋아했다.하지훈이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 방 안에는 총기, 비행기, 탱크, 군함 등의 모형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막내가 부모를 따라 해성으로 돌아왔을 때, 막 걸음을 배운 아이가 혼자 기어다니며 하지훈의 방에 들어와 이 총을 쥐고는 놓으려 하지 않았다.막내가 태어나기 전까지 하지훈 역시 집안에서 가장 응석받이였기에 버릇없이 자라 당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총을 막내에게 주려 하지 않았다.나중에는 주려고 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경성에 정착한 몇 년간 그는 다른 물건들은 모두 해성에 두고 왔지만 이 총 장난감만은 항상 곁에 두고 다녔다.오늘 밤 역시 온채아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이 총을 갖고 왔는데 이런 용도로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선호는 자신이 속았다는 걸 깨닫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때 하도연이 말했다.“막내가 사고를 당했어요. 여기서 지훈이와 다투기보다 막내의 행방을 찾는 게 낫지 않겠어요?”“막내가 사고를 당했다고?”하선호는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라 그 말에 미처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심서정은 가짜라며?”그녀가 사고를 당한 게 하씨 가문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심서정이 아니에요.”하도연은 장난감 총을 하지훈에게 던져주며 말했다.“진짜 막내요. 누군가에게 납치됐고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해요.”하선호는 순간 기쁨과 분노가 교차했다.“막내를 찾았으면서 왜 나한테 말 안 했어?”하예원을 아무리 편애해도 오랫동안 잃어버린 막내딸은 여전히 가슴에 묻고 살았다.“아버지는 하예원 생각만 했잖아요.”하지훈이 비꼬는 듯 말했다.“막내 안위까지 신경 쓸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요.”말문이 막혀버린 하선호는 화가 났지만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마침내 이해가 갔다. 오늘 내내 이 녀석들이 자기에게 삐딱하게 굴었던 이유를.하예원을 걱정할 겨를도 없이 그는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아버지께 전화 좀 드려야겠어.”하도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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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온채아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주변은 어둡고 흐릿했다. 멀지 않은 곳에 난간이 있는 계단이 보였고 위에서 희미한 불빛이 내려오고 있었다.지하실이었다.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안경남은 손힘이 매우 세서 지금도 목 뒤쪽이 쑤시는 듯 아팠지만 이상하게도 상대는 그녀를 묶지 않았다.온채아는 진홍색 가죽 소파에서 일어나 목을 어루만지며 조심스럽게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계단을 밟고 지하실 밖으로 나올 때까지 아무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화려한 별장 거실에 희미한 불빛만 켜져 있었고 지키는 사람도 없는 듯했다.온채아는 주먹을 말아쥐고 망설일 틈도 없이 현관 쪽으로 곧장 달려갔다!달칵.금속 재질의 문손잡이를 잡으려는 순간, 불빛이 번쩍이며 거실이 환하게 밝혀졌다.온채아는 놀란 새처럼 본능적으로 문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무거운 문이 밖에서 누군가에 의해 열렸고 온채아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사악한 기운이 감도는 한 쌍의 눈동자였다.그녀가 깜짝 놀라자 남자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온채아 씨, 성 대표가 언제쯤 찾아올지 맞혀 보시죠?”“당신이었어...”온채아가 단호하게 말했다.차 안에서 남자가 형님이라고 말했던 상대는 박시훈이었다.지난번 신약 출시 행사에서 한 번 만난 이후로 이 남자는 계속 그녀를 감시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그런데...누가 봐도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벌일만한 행동이었다.온채아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그 생각을 하자 등골이 오싹해졌다.박시훈은 발걸음을 옮겨 천천히 걸어 들어오며 여유롭고 우아하게 웃었다.“제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나요. 한참을 생각해도 나라는 걸 모를 만큼?”온채아는 남자에게 밀려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서서히 닫히는 문틈 사이로 화려한 맥라렌 슈퍼카가 보였다.저 차를 어디선가 본 듯했지만 그게 어디인지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어쨌든 절대 신약 출시 행사 날은 아니었다.‘그럼 대체 언제 박시훈과 접점이 있었지?’온채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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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온채아는 어리둥절해졌다.20년 전에 성유준은 겨우 열 살짜리 꼬마에 불과했고 권력도 힘도 없었는데 어떻게 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단 말인가.“분명 무슨 오해가 있는 거예요. 그때 성유준은 겨우 열 살 조금 넘었을 뿐인데...”“내가 언제 그 사람 짓이라고 했나?”박시훈이 되묻더니 무심하게 말했다.“아들이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건 당연하죠.”그 말을 듣고서야 온채아는 비로소 그 속사정을 제대로 이해했다.성유준과는 무관했다.하지만 선대들이 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그 안에 무슨 오해가 있는지 그녀로서는 당장 알 길이 없었다.온채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안경남이 갑자기 문을 밀치고 들어와 허리를 굽히며 공손히 말했다.“형님, 그놈들이 찾아왔습니다.”온채아는 직감했다. 그가 말한 ‘그들'이 성유준 일행을 가리킨다는 것을.“벌써?”역시나 말을 뱉는 동시에 박시훈은 차가운 미소를 띠며 온채아를 흘겨보았다.“그쪽이 성유준에게 이 정도로 존재일 줄이야. 내가... 수를 제대로 뒀네요.”남자는 당황하지 않았고 눈빛에는 오히려 희미한 흥분이 감돌았다.큰 복수를 앞둔 흥분이었다.이 순간, 온채아는 성유준이 곧 찾아올 거라는 기쁨과 안도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기세였다. 목소리는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당신... 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걱정하지 말아요. 협조만 잘해주면 엄마가 될 여자를 해치진 않으니까.”박시훈은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집어 시간을 확인했다. 왼손을 살짝 들어 올리자 안경남이 두 걸음 다가왔다. 다시 한번 무력을 행사하려 했지만 박시훈의 경고를 받아들인 그는 난간 계단 쪽을 가리켰다.“온채아 씨, 협조 좀 해주시죠.”온채아는 두 손을 말아쥔 채 저항하고 싶었지만 박시훈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뒤 억지로 참으며 안경남을 따라 난간이 있는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적은 많고 그녀는 혼자였다. 정면으로 맞서면 아무런 득이 될 게 없었다.계단 입구에 다다르자 박시훈이 차갑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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