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호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와도 심서정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대신 그녀는 손을 꽉 말아쥐었다.“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아이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했어요. 성관계를 하면 유산할 가능성이 높대요.”용지호가 아무리 방탕해도 어느 정도 선은 있을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용지호는 마치 세상 웃긴 이야기를 들은 듯 손을 뻗어 불을 켜면서 가볍게 웃었다.“별거 아니잖아. 금덩어리도 아니고, 없어지면 그만이지.”심서정은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았다. 추운 건지 두려운 건지 온몸이 덜덜 떨리며 용지호의 양심을 불러일으키려 애썼다.“용지호 씨, 난 그쪽 아이를 임신했어요...”용지호는 더 격하게 웃으며 눈빛에 드러난 혐오를 숨기지 않았다.“누구 아이를 임신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심서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주씨 가문에서 아이 정체를 의심하는 건 그렇다고 쳐도 용지호 이 못난이마저 의심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지금은 용지호와 갈라설 수 없었기에 꾹 참고 말을 이어갔다.“의심되면 지금 당장 피 뽑아서 친자 확인해 봐요.”“됐어, 아이 하나 정도는 없어도 그만이야.”말하면서 단번에 심서정의 허리를 낚아채 여분의 동작이나 전희도 없이 그녀의 긴 치마를 걷어 올리더니 곧장 깊숙이 파고들었다.오직 정욕과 분노만 쏟아낼 뿐이었다.“아파요!”심서정은 고개가 뒤로 넘어가며 몸이 경직된 채 어디서 오는 고통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온몸이 다 아픈 것 같았다.아무리 힘을 써도 용지호를 밀쳐낼 수 없었고 어느새 눈물이 얼굴 가득 번지고 있었다.정신이 혼미하던 순간, 문득 보육원에서 보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녀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억울해도 울지 못하던 온채아가 생각났다.가슴 가득 밀려오는 원망이 또 한 번 거칠게 솟구쳤다.미웠다.불공평한 세상이 밉고, 온채아만 계속해서 도와주는 하느님도 미웠다.왜 그녀만...용지호 같은 쓰레기에게 농락당하는 처지가 되었을까.‘반드시, 반드시 그 망할년을...’질투에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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