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하지만 정윤택이 말한 ‘진실 영상’의 타임스탬프는 분명 15년 전이었다.15년 전의 심기찬이 어떻게 6년 뒤에야 출시되는 전 세계 한정판 펜을 들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그 순간, 심하온은 눈을 질끈 감았다. 목구멍 깊은 곳에서 허탈한 웃음에 가까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가짜였어. 전부 다 가짜였어.’정윤택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이 폐허 속에 자신만의 최종 거짓말을 정교하게 조립해 놓은 것이었다.그는 그녀의 약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진실’이라는 단어에 병적으로 집착한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이 독이 든 미끼를 던진 것이다.최후의 막다른 길에서 그녀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품은 채 검게 탄 시신으로 변해 버리기를 바라면서...심하온은 이를 악물었다. 입안 가득 피비린내가 번졌다.“정윤택...”한 글자, 한 글자 끊어 내듯 내뱉었다.만약 방금 자신이 정말로 그 거짓을 믿었다면, 만약 그 10초 동안 단 한 순간이라도 절망에 흔들렸다면, 지금쯤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을 것이다.정신 가장 깊숙한 곳을 짓밟히고 유린당한 기분, 그것은 손가락 사이의 상처보다도 더 그녀를 살인 충동에 휩싸이게 했다....쾅!머리 위 폐허가 파쇄도끼에 의해 거칠게 갈라졌다.심하온은 힘겹게 고개를 들다가 한 남자를 보았다.온몸에 화약 냄새를 뒤집어쓴 채, 눈가가 새빨갛게 충혈된 남자, 정윤재였다.평소라면 셔츠 주름 하나도 용납하지 않던 사람이었지만, 지금 그의 검은 셔츠는 너덜너덜 찢겨 있었고, 뜨겁게 달궈진 H빔들을 치워내느라 양손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시선이 그녀와 마주친 순간, 눈동자 속을 뒤덮고 있던 파괴적인 광기가 겨우 가라앉았다.그는 거의 비틀거리다시피 삼각 공간 안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녀를 있는 힘껏 품에 끌어안았다. 갈비뼈가 부러질 것 같은 힘이었다.“심하온, 넌 진짜 여기서 죽고 싶었던 거야?”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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