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우리 서준이는 연애를 못 해봤으니 당연히 모르겠지.]송서준이 투덜거리는 동안, 비행기 안에서 정윤재와 심하온은 아주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다.승무원이 두 사람에게 과일 디저트와 신선한 주스를 가져다주고는 물러났다.심하온은 영화를 보다가 문득 떠올랐다. 지난번 정윤재와 함께 비행기를 탔을 때, 그녀는 정민재가 자신의 약혼 상대인 줄로만 알았고, 정윤재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비행기에 타자마자 자신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정윤재를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고, 이제 곧 ‘한 가족’이 될 테니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그땐 정윤재야말로 자신의 약혼자일 거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두 사람에게도 비행기 안에서 나란히 영화를 보는 순간이 오는구나.그렇게 생각하던 심하온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래?”정윤재가 돌아보며 물었다.“아니야, 아무것도.”심하온은 그의 어깨에 기댔다.“그냥 너무 좋아서.”두 남녀는 지금 만 미터 상공에 있다.이 순간만큼은 아주 잠시라도 모든 걱정을 다 내려놓고, 이제 곧 처리해야 할 일들도 잠시 잊고서, 복수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그저 조용히 정윤재와 함께 이 순간을 즐기면 그만이다.정윤재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그는 심하온을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응, 나도 너무 좋아.”하지만 이때, 영화 속에서 갑자기 교통사고 장면이 나왔다.정윤재는 심하온의 몸이 굳어지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뻗었다.“다른 영화 볼까?”“아니, 괜찮아.”심하온은 그의 손을 잡았다.“그냥 보던 거 봐.”정윤재는 걱정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 정말 괜찮아.”그녀의 눈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잖아.”복수 계획을 잠시 잊는다는 것.그것은 단지 잠시일 뿐이다.그녀가 겪은 상처는 결코 피할 수 없고,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반드시 범인을 잡아서 대가를 치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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