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의 아내: Bab 161 - Bab 170

225 Bab

제161화

[노력해볼게.]심하온은 화면 속 진지한 정윤재의 모습을 상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또한 마음속으로 이번 여정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병원에서 의사는 매우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강선우에게 알렸다. 강다인의 아이가 유산되었다는 소식을...“제가 수없이 당부했잖아요. 환자분은 절대 감정이 격해지면 안 된다니까요. 무엇보다 안정이 최우선인데 왜 하필 이런 일이...”의사는 강선우를 질책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그 역시 매우 슬퍼하리라 생각하여 심한 말은 하지 않았다.강선우의 안색이 한없이 일그러졌다. 곧 아빠가 될 거로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게다가 환자는 원래 임신이 어려운 체질입니다. 이번 유산으로 몸까지 상해서 앞으로는 아마... 다시는 임신하기 어려울 겁니다.”의사는 수술실에서 간호사에게 막 실려 나온 강다인을 동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녀는 아직 의식이 없었다.강선우는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다 내 탓이야. 기분 안 좋다고 다인이한테 소리 질러서 애가 놀랐을 거야. 아니! 진정 다인이 놀라게 한 건 누군가 장난으로 보낸 그 귀신 사진이야.’강다인은 그 사진을 본 뒤로 큰 충격을 받아 유산한 것이니, 그 사진을 보낸 사람이 바로 그녀를 유산하게 만든 주범이다.강다인을 병실에 안착시키고 강선우는 곧장 그녀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도대체 누가 그런 귀신 사진을 보내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하지만 강다인의 휴대폰은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었다.몇 번 시도했지만 모두 오류로 나왔다.때마침 그녀가 눈을 떴다.몹시 허약한 상태인데도 강선우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것을 보자 경계심을 일으키며 손을 내뻗었다.“오빠, 내 휴대폰으로 뭐해? 이리 내.”“너한테 귀신 사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야겠어!”강선우가 목소리를 내리깔았다.“마침 깼으니 빨리 휴대폰 잠금 풀어. 우리 아기를 잃게 만든 주범을 찾아야지!”“그게 무슨 말이야?”강다인의 눈빛이 순식간에 절망으로 변했다.“아이가... 없어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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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아이를 잃었으니, 자신을 위해 이 아이를 마지막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뭐?”강선우의 미간이 단단히 찌푸려졌다.“이 일이 하온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심하온이 우리 아이를 죽인 범인이라고. 아직도 그 여자를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고 싶어?”강다인의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그 귀신 사진, 심하온이 보낸 거야! 내가 임신한 걸 알고 일부러 그런 사진 보냈어. 날 놀라게 하려는 거지!”강선우는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하온이는 그럴 애가 아니야.”“오빠, 우리 아이까지 없어진 마당에 아직도 심하온 편 들고 싶어?”강다인은 일부러 충격받은 척하며 그를 바라봤다.“뭐가 말이 안 돼? 그러니까 심하온은 착한 애고 나만 독해 빠졌단 거야?”“그런 뜻이 아니잖아.”강선우의 얼굴에 초조함이 스쳤다.“다만...”“심하온은 우리가 잘되는 꼴을 못 봐서 그래. 지금 딴 남자 꼬시고 있어도 우리가 아이가 생긴 걸 질투해서 이렇게 날 해치고 애까지 유산하게 만든 거야.”강선우는 잠시 멍해졌다.설마 심하온이 질투 때문에 강다인을 유산하게 한 거라고?그렇다면 아직 강선우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뜻일까?강다인은 이 남자가 지금 얼마나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녀는 강선우의 손을 꽉 잡으며 눈물로 호소했다.“난 우리가 곧 세 식구가 되어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심하온이 모든 걸 망쳐버렸어! 그러니 오빠가 꼭 우리 아기를 위해서라도 복수해줘야 해. 알았지?”그녀는 절대 공재범을 들춰내면 안 된다.그럴 바엔 심하온을 써먹지 뭐.어차피 그녀와 강선우 사이에 가장 큰 장애물이 심하온이니까.수년 동안 강선우 곁에는 그녀와 심하온 외에 다른 여자가 없었다.그러니 이 남자가 심하온을 증오하게 만들어버리면 더 이상 아무런 장애물도 없을 것이다.“당연히 아이를 위해 복수하지. 그런데 너 정말... 하온이라고 확신해? 그 사진 보여 줘봐 봐.”강다인은 옆에 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방금 그 사진 보다가 너무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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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그는 강다인에게 이불을 여며주었다.하지만 강다인은 오히려 온몸에서 오한이 느껴졌다.조금 전 그녀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았다. 강선우가 웃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아이를 잃었는데 이 남자는 지금 웃음이 나올까?강선우, 너란 남자...그녀는 문득 자신이 방금 너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쉬고 있어. 난 의사한테 가서 네 상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야겠다. 다인이 착하지.”강선우는 몸을 숙여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병실을 나섰다.그는 곧장 의사를 찾아간 게 아니라 공재범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그 비즈니스 세미나에 갈래.”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강선우는 본론부터 들어갔다.“야, 강선우, 어디서 반말이야? 지금 나 명령해?”공재범의 목소리는 매우 나른했고, 옆에는 여자들의 웃음소리까지 들렸다.강선우는 마지못해 자세를 낮췄다.“편하게 말 놓자. 그리고 난 지금 부탁하는 거야.”“대원 그룹은 초청받지 못했어? 안 됐네.”공재범이 야유를 날렸다.이에 강선우는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말을 이어갔다.“재범아, 우리 이미 연맹 맺었잖아. 굳이 네 연맹 상대를 이렇게 비꼬아야겠어? 그 비즈니스 세미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너도 잘 알 거야. 난 무조건 가야 해. 지금은 우리 대원 그룹을 더 강하게 만들 기회라면 그 어떤 것도 놓칠 수 없어. 그래야만 우리도 더 강력하게 정윤재랑 맞서 싸우지.”게다가 또 하나의 이유는 심하온이 세미나에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강운의 4대 명문가라면 분명 모두 초대장을 받았을 것이다.그때 가서 강선우는 심하온을 만날 수 있다.물론 그녀 곁엔 분명 정윤재가 따를 테지만 말이다.그래도 종일 심씨 저택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공재범은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로 야릇한 소리가 들렸고, 강선우는 역겨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여자가 ‘오빠, 나빠.’라고 말한 후에야 공재범이 겨우 입을 열었다.“알았어, 내가 마련해줄게.”강선우는 드디어 마음이 조금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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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아이고, 우리 서준이는 연애를 못 해봤으니 당연히 모르겠지.]송서준이 투덜거리는 동안, 비행기 안에서 정윤재와 심하온은 아주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다.승무원이 두 사람에게 과일 디저트와 신선한 주스를 가져다주고는 물러났다.심하온은 영화를 보다가 문득 떠올랐다. 지난번 정윤재와 함께 비행기를 탔을 때, 그녀는 정민재가 자신의 약혼 상대인 줄로만 알았고, 정윤재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비행기에 타자마자 자신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정윤재를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고, 이제 곧 ‘한 가족’이 될 테니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그땐 정윤재야말로 자신의 약혼자일 거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두 사람에게도 비행기 안에서 나란히 영화를 보는 순간이 오는구나.그렇게 생각하던 심하온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래?”정윤재가 돌아보며 물었다.“아니야, 아무것도.”심하온은 그의 어깨에 기댔다.“그냥 너무 좋아서.”두 남녀는 지금 만 미터 상공에 있다.이 순간만큼은 아주 잠시라도 모든 걱정을 다 내려놓고, 이제 곧 처리해야 할 일들도 잠시 잊고서, 복수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그저 조용히 정윤재와 함께 이 순간을 즐기면 그만이다.정윤재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그는 심하온을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응, 나도 너무 좋아.”하지만 이때, 영화 속에서 갑자기 교통사고 장면이 나왔다.정윤재는 심하온의 몸이 굳어지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뻗었다.“다른 영화 볼까?”“아니, 괜찮아.”심하온은 그의 손을 잡았다.“그냥 보던 거 봐.”정윤재는 걱정 어린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 정말 괜찮아.”그녀의 눈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잖아.”복수 계획을 잠시 잊는다는 것.그것은 단지 잠시일 뿐이다.그녀가 겪은 상처는 결코 피할 수 없고,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반드시 범인을 잡아서 대가를 치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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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하지만 다음 순간, 그의 입술이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닿았다.심하온은 놀라 눈을 크게 떴지만, 이내 천천히 눈을 감고 그의 단단한 허리를 감싸 안으며 달콤한 키스에 푹 빠져버렸다.거의 끝나갈 무렵, 심하온은 눈을 뜨고 웃음기를 머금은 그의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녀는 정윤재의 가슴을 꾹 찔렀다.“엄연히 대표라는 자가 기습 키스나 하다니. 너무 해, 진짜.”정윤재는 꼼지락거리는 그녀의 손가락을 잡고 눈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그럼 사과할 기회를 줘.”“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요.”심하온이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비켜봐. 자러 갈래.”“그래.”정윤재는 이번에 진짜 그녀를 소파에서 일으켜 세웠다.심하온은 서둘러 침실로 간 게 아니라 자신이 챙겨온 가방에서 털이 복슬복슬한 물건을 하나 꺼냈다.정윤재는 그 물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그건 바로 지난번 함께 잡았던 판다 인형이었다.“아직도 가지고 있네?”남자가 실소를 터트렸다.“당연하지.”심하온은 판다 인형을 품에 안고 당당하게 말했다.“이제 밤마다 얘 없으면 못 자.”정윤재의 시선이 판다 인형에 머물렀다.심하온은 이 남자의 시선이 왠지 복잡해 보였다.뭐랄까? 약간의 질투?‘아냐, 내가 잘못 본 거야.’그녀가 침대에 누운 후, 정윤재는 말없이 이불을 여며주었다.그러고는 침대 맡에 앉아 나직이 입을 열었다.“자. 네 옆에 있어 줄게.”“응...”심하온은 그렇게 대답하며 한 손으로 판다 인형을 안고, 다른 한 손은 쭉 뻗어서 그의 손을 잡았다.그녀는 이제 진짜 졸음이 몰려왔다.방금 그 키스로 인해 빨라졌던 심장 박동이 서서히 진정되자, 심하온은 스르륵 꿈나라에 들어갔다.숨결이 점점 고르고 길어졌고, 잡고 있던 손도 느슨해졌다. 가끔 무슨 꿈을 꾸는지 손끝이 살짝 움직였다.정윤재는 줄곧 앉은 자세를 유지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그녀의 손이 느슨해진 지금, 자신의 손을 빼낼 수도 있지만 계속 잡도록 내버려 두었다.판다 인형은 그녀에게 꽉 안겨 있었고, 동그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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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무슨 소리야? 무슨 기회?”강다인이 짜증스럽게 물었다.“당연히 너 대신 심하온 제거할 기회지.”남자의 말에 강다인의 눈이 번쩍 뜨였다.“진짜야?”전에 이 남자는 줄곧 심하온을 못 찾겠다고 했다. 나중에 심하온이 심씨 가문 딸이라고 말해줬더니 여전히 손댈 기회가 없다고 했다.강운에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하물며 심씨 가문의 딸이라니.강다인은 그에게 보름의 시간을 주기로 했었다.하지만 최근 일어난 일들이 너무 많아서 그에게 따질 겨를조차 없었다.그런데 지금, 이 남자가 드디어 그녀에게 일말의 희망을 안겨주었다.“당연히 진짜지. 이미 다 알아봤는데 요즘 해외에서 열리는 대규모 비즈니스 세미나에 서강 그룹 대표로 심하온이 참석한대.”강다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강선우도 해외에 나간 이유가 중요한 비즈니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제 보니 심하온을 만나러 간 거였다.“심하온 오늘 이미 해외로 출발했을 거야. 나도 곧 갈 건데, 해외에서 심하온 상대하는 게 강운보단 훨씬 쉬울 거야.”남자의 목소리에는 흥분과 갈망이 묻어났다.“다인아... 나 칭찬 좀 해주면 안 돼?”강다인이 코웃음을 쳤다.“아직 일 다 해결된 것도 아닌데 벌써 칭찬을 바라는 거야? 심하온 해외 나갔는데 경호원 대동하지 않았을까 봐? 게다가 걔 옆엔 항상 정윤재가 있어.”“방법은 내가 꼭 찾아낼게. 그러니 기다려줘 다인아.”남자가 진지하게 말했다.“네가 그랬잖아. 심하온이 널 따돌리고 함정에 빠뜨렸다고. 나 걔 절대 용서 안 해. 너 대신 톡톡히 복수해줄 거야.”강다인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제 이 남자에게 단맛을 보여줄 때가 됐다. 그래야 그도 더 열심히 해나갈 테니까.“그래, 지민아. 역시 너밖에 없다.”강다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지고 애교까지 깃들었다.“지민이 너는 세상에서 날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이야. 너 없으면 진짜 어떻게 살아갈지도 모르겠어.”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바로 강다인의 입에 오르던 ‘가정 폭력’ 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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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오셨어요, 정 대표님, 심 대표님!”두 사람을 보자마자 마일로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그는 매우 열성적으로 둘에게 다가왔다.심하온은 진작 서강 그룹에 들어와 심기찬과 함께 회사 업무에 돌입했고, 이번에도 서강 그룹을 대표하여 비즈니스 세미나에 참석했기에 다들 그녀를 ‘심 대표님’이라고 불렀다.“오시느라 피곤하셨죠?”약간의 악센트가 있지만 발음이 아주 훌륭하여 대화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심하온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정중하게 대답했다.“친히 나와주셔서 고마워요, 마일로.”“별말씀을요!”마일로가 서둘러 말했다.“당연히 마중 나와야죠. 가든하우스에 이미 만찬을 준비했어요. 두 분께서 기꺼이 왕림해주신다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수고 많으셨어요.”정윤재가 담담하게 말했다.마일로는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과하게 친근하게 굴지는 않았지만, 열정은 식지 않았다.비록 정윤재의 태도가 차가웠어도 그가 준비한 만찬에 참석하겠다고 했으니 이따가 부탁드릴 일도 어느 정도 기회가 있다는 걸 뜻하니까.마일로가 거닐고 온 차량이 공항 밖에서 몇 시간이나 대기하고 있었다.그는 정윤재와 심하온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감히 그들과 같은 차를 타지 않았다. 정중하게 그들을 맨 앞 차량에 태운 후, 본인은 뒤쪽 차량에 올라탔다.차량 행렬이 마일로의 가든하우스로 향했다.길을 가는 동안, 심하온은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추억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마지막으로 온 게 어린 시절이었는데, 내 기억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네?”“이번에는 네가 가고 싶어 했던 몇 군데 외에도, 예전에 네가 걸었던 곳들을 전부 다 둘러볼 수 있을 거야.”정윤재는 사랑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우리 정 대표님처럼 바쁘신 분이 나랑 함께 여기저기 놀러 다녀도 괜찮아?”심하온이 웃으며 물었다.“괜찮지 그럼.”정윤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심하온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일찌감치 충분한 시간을 비워두었다.가든하우스에 도착하자 마일로의 부인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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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설마 오늘 밤에 초대를 너무 잘해줘서일까?마일로도 확실히 진심을 다해 접대했지만, 정윤재가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갑자기 승낙할 거라곤 생각되지 않았다.이때 정윤재가 웃으며 다시 심하온을 돌아보았다.“하온이가 행복해하잖아요.”마일로는 정윤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더니 심하온이 한창 그의 아내가 들려주는 농담에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생각해보니 심하온은 오늘 이곳에 온 이후로 확실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녀는 마일로의 가든하우스가 너무 예쁘게 꾸며졌다 했고, 저녁 식사도 입맛에 맞았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일로의 아내와 대화가 너무 잘 통한다는 점이다.그러니까 정윤재는 지금 고작 심하온이 가든하우스에서 행복해 보인다는 이유로 부탁을 들어준다는 것인가?마일로는 놀라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정윤재와 꽤 오래 알고 지내면서 이 남자가 늘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었다.그러다 나중에 정씨 가문과 심씨 가문이 정략결혼 할 거란 소문을 들었다. 처음엔 말 그대로 정략결혼인 줄 알았는데 정윤재와 심하온의 관계가 매우 좋다는 말도 들었다.오늘 직접 보니 역시 틀린 말은 아니었다.아니 어쩌면 둘의 관계는 소문보다도 훨씬 더 애틋했다.“정 대표님은 심 대표님을 정말 깊이 사랑하시는군요.”마일로가 감탄하며 말했다.정윤재는 아무런 대답 없이 그저 심하온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녀가 무언가 알아차린 듯 고개를 들었고 둘은 허공에서 시선이 마주쳤다.심하온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를 향해 눈웃음을 지었다.정윤재도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갔다.마일로는 열정적으로 그들에게 가든하우스에 머물 것을 권했지만, 정윤재와 심하온은 이미 심씨 가문이 이곳에 소유한 부동산, 즉 비즈니스 세미나 장소와 가까운 별장에 머물기로 예정되어 있었다.둘은 정중하게 거절했고 마일로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별장에 도착한 심하온은 샤워를 마치고 어두컴컴해진 하늘을 바라보며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다행히 비즈니스 세미나가 이틀 후에 열려서 시차 적응할 시간을 조금이나마 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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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그는 심하온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부드럽게 안아 올려 그녀가 머무는 침실로 옮겼다.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히자 그녀가 나지막이 웅얼거렸다.“윤재 씨...”“응?”정윤재는 그녀가 깬 줄 알고 얼른 귀를 가까이 들이대며 뭐라고 하는지 들으려 했지만, 그녀가 몸을 뒤척이더니 계속 잠들어 있었다. 깨어날 기미가 아예 없었다.방금은 아마도 잠꼬대겠지.그렇다면 꿈에 정윤재를 봤단 말인가?순간 남자의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렸다.“잘 자.”그가 조용히 말했다....비즈니스 세미나 당일, 강선우는 회장 입구에 세워진 리무진 안에 앉아 있었다. 공재범은 그의 맞은편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는 중이었다.게임 소리가 시끄러웠지만, 강선우는 뭐라 더 말할 기운도 없었다. 그는 줄곧 창밖을 뚫어지라 쳐다봤다.“이제 그만, 강 대표.”공재범이 느긋하게 말했다.“어차피 곧 심하온 만날 텐데 뭐가 그렇게 성급해?”강선우는 그를 아예 무시했다.이에 공재범의 목소리가 조금 냉랭해졌다.“야, 내가 너 여자나 쫓아다니라고 세미나 오게 해줬냐?”그는 강선우를 세미나에 참석시켜주려고 큰형까지 찾아가서 부탁했다.물론 태도가 아주 겸손한 건 아니었어도 부탁은 부탁이었고, 온갖 회유 끝에 공민규가 마침내 허락했다.별수 없지 뭐. 공재범 혼자 힘으론 도저히 강선우를 들여보낼 수 없으니까.“걱정 마, 재범아.”강선우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나 이번 기회 헛되이 낭비하지 않아.”그는 반드시 정윤재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이 목표가 한참 멀지라도...절대 포기는 없다.그는 반드시 심하온을 되찾아와야 한다.마침내 그녀가 차에서 내렸다. 강선우는 곧바로 차 문을 열고 심하온에게 다가갔다.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선우를 본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혐오감을 드러냈다.강선우도 세미나에 오다니?대원 그룹도 초대받은 걸까?“하온아!”강선우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절박함이 묻어났다.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심하온을 바라보며 말을 머뭇거렸다. 할 말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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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두 사람의 뒷모습은 마치 그에게 무언의 야유를 날리는 것 같았다.이런 장소에서 둘은 아무리 약혼 관계라 해도 너무 친밀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여 지금 그저 나란히 걷고 있을 뿐인데 강선우는 왠지 모르게 둘 사이의 묘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그는 이를 악물고 머리를 홱 돌렸다. 이때 공재범이 비틀거리며 다가왔다.“강 대표, 나 이제 내가 얻은 정보가 맞는 건지 의심될 정도야.”그는 비꼬듯이 말했다.“심하온 진짜 너랑 5년 사귄 여자친구 맞아? 널 엄청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널 위해 회사에 뼈를 묻을 정도라고 말이야. 지금 보니 아예 눈길조차 안 주는데?”강선우는 그를 무시했지만, 문득 3년 전 대학 졸업 후 자신이 공식적으로 대원 그룹을 인수했던 때가 떠올랐다.심하온은 특별히 그를 위해 축하 파티를 마련했었는데 그때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회사 능구렁이 임원들 내가 어리다고 분명 엄청 괴롭힐 거야. 다들 우리 아빠랑 동년배고 오래된 주주들이거든. 하온아, 나 진짜 자신 없다.”그때 강선우는 너무 두려웠다. 대원 그룹이 자신의 손에 망하거나 아예 주인이 바뀌어버릴까 봐.말을 마친 후, 심하온이 그의 손을 잡으며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눈빛으로 답했다.“두려워하지 마. 내가 항상 옆에 있어 줄게.”곧이어 그녀는 대원 그룹에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그뿐만 아니라 회사 각 부서의 업무 처리에도 매우 능숙했다. 홍보팀, 기획팀, 재무팀... 심지어 법무 관련 문제에도 조언할 수 있을 정도였다.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의 오랜 주주들은 모두 그녀에게 복종했다.그는 심하온이 줄곧 옆에 있어 줄 거라 믿었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다른 남자와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그날 밤 심하온의 눈빛을 떠올리노라면 강선우의 마음은 칼에 베인 듯 아팠다.“강선우, 내가 말하고 있잖아.”공재범이 불만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하온이는 반드시 내게 돌아올 거야.”강선우가 목소리를 내리깔았다.이에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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